[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기면증 치료제가 적응증을 확대하면서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올해 승인받은 미쓰비시다나베 와킥스(성분명 피톨리산트)를 비롯해 제네릭 의약품까지 3개의 치료제가 사용 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식품의약국(FDA)가 재즈파마슈티컬즈 자이와브(칼슘/마그네슘/칼륨/옥시베이트나트륨)에 대한 적응증을 확대하면서 시장이 확대될지 주목된다.

최근 FDA는 자이와브의 특발성 수면과다증(IH) 적응증을 승인했다. 자이와브는 성인 IH 환자를 위한 처음이자 유일한 치료제가 됐다.

자이와브는 작년 7월 기면증이 있는 7세 이상 환자의 탈력발작 또는 과도한 주간 졸음 치료제로 첫 승인을 받은 바 있다. 

IH는 만성적인 과도한 주간 졸림이 특징인 신경학적 수면장애다. 과도한 주간 졸음 이외에도 심한 수면 관성, 수면 취함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번 적응증 확대는 19~75세의 IH 성인 환자 15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3상 결과가 기반이 됐다.

연구에 참여한 모든 참가자는 자이와브 치료군과 위약군에 무작위로 배정돼 14주 동안 치료를 받았다.

그 결과, 자이와브군의 특발성 과다수면 중증도 척도(IHSS) 점수는 연구 시작 전 평균 31.6점에서 치료 14주 후 15.3점으로 줄었다.

이에 연구팀은 자이와브 지속 치료군(n=56)과 위약군(n=59)에 또 다시 무작위 배정해 2주간 치료를 진행했다.

치료 2주 후 위약군은 자이와브군에 비해 엡워스 졸림증 평가척도(ESS) 평균점수에서 악화를 더 경험했다(95% CI -6.51; P<0.0001).

아울러 IHSS 점수에서도 위약군은 자이와브군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95% CI -12.0; P<0.0001).

이로써 1차 목표점과 2차 목표점 모두 충족한 것이다.

자이와브의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메스꺼움, 두통, 현기증, 불면증, 식욕감퇴, 다한증, 구토, 설사, 구강건조 등으로 조사됐다.

FDA 약물평가연구센터(CDER) Eric Bastings 신경과학실 부국장은 "그동안 FDA가 IH 치료제를 승인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자이와브의 적응증 확대는 의미가 있다"며 "IH는 평생 지속되는 질환인 만큼 자이와브는 질병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기면증 치료 분야에서 신약이 출시되면서 시장 규모가 커진 가운데 기존 약물들의 적응증 확대 추세가 시작될지 관심이 모인다.

현재 한국은 프로비질(모다피닐)이 16년여 동안 독식해온 기면증 치료제 시장에서 2018년 누비질(아모다피닐)이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특히 올해 초 미쓰비시다나베의 기면증 신약 와킥스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시장 규모가 커졌다.

이로써 국내 시장에서는 프로비질과 제네릭의약품, 누비질, 와킥스 등 처방옵션이 다양해진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이와브가 FDA로부터 획득한 적응증까지 포함해 한국에 들어온다면 시장 규모 확대는 물론 처방 옵션까지 더 넓어지게 될 전망이다.

재즈파마슈티컬은 올해 말 미국을 시작으로 의약품 공급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향후 2년 안에 5개의 신제품도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자이와브의 오·남용 우려는 한계로 꼽힌다. 

때문에 FDA도 오·남용을 우려, 위험성평가완화전략(REMS)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처방받을 수 있도록 제한적 장치를 걸어놓은 상태다.

자이와브의 주된 활성성분은 감마하이드록시부티레이트(GHB)의 한 형태인데, GHB를 단독 또는 각성 변화를 유발하는 중추신경계(CNS) 약물과 함께 오·남용하면 호흡곤란, 발작, 혼수상태, 사망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면증 질환은 환자의 복용 편의성은 물론 반감기 연장 등 효과를 높인 신약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분야"라며 "시장에서의 처방 옵션 경쟁은 한층 심화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