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아이도시아 '큐비빅', 불면증 치료제로 지난달 FDA 허가
수면 시작 및 유지 어려움 겪는 성인 환자 치료제로 승인
임상3상 결과, 큐비빅 투약 시 수면 시작 호전·주간 기능 개선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최근 새로운 불면증 치료옵션이 등장하면서 신약의 효과와 안전성에 학계의 관심이 모인다. 

스위스 제약사 아이도시아(Idorsia)가 개발한 성인 불면증 치료제 '큐비빅(Quviviq, 성분명 다리도렉산트)'이 지난달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 문턱을 넘었다.

큐비빅 25mg과 50mg은 수면 시작 및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성인 불면증 환자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큐비빅은 이중 오렉신 수용체 길항제로 수면/각성 조절과 연관된 신경펩타이드 오렉신의 결합을 차단, 뇌를 진정시키는 것과 반대로 과도한 각성 상태를 억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에 허가받은 오렉신 수용체 길항제는 미국 MSD의 벨솜라(수보렉산트)와 일본 에자이의 데이비고(렘보렉산트) 등이 있는 가운데, 큐비빅의 등장으로 불면증 치료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큐비빅은 미국 마약단속국 일정에 따라 올해 5월 발매돼 환자들이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개발사는 큐비빅의 FDA 승인 근거가 된 임상3상 결과를 The Lancet Neurology 2월호를 통해 공개했다(Lancet Neurol 2022;21(2):125~139).

최종 결과, 큐비빅은 성인 불면증 환자의 수면 시작 호전과 주간 기능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등도~중증 환자 대상 두 가지 임상3상 진행

다기관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군 연구로 진행된 임상3상은 두 가지로 시행됐다. 17개국 156개 의료기관에서 18세 이상의 중등도~중증 불면증 환자 총 1845명이 모집됐다. 

이들은 선별 전 밤에 수면장애를 최소 3개월 동안 주당 최소 3일 이상 겪었다고 자가보고한 과거력이 있었다. 연구 참여자의 3분의 2 이상이 여성이었고 39%가 65세 이상이었다.

두 가지 임상3상의 1차 목표점은 등록 당시 대비 치료 1개월과 3개월째 수면다원검사로 측정한 입면 후 각성시간(WASO) 및 지속 수면잠복기(LPS)의 변화로 정의했다.

2차 목표점은 등록 당시와 비교해 치료 1개월 및 3개월째 △자체 보고한 총 수면시간 △불면증 주간 증상 및 영향 설문지(IDSIQ)로 평가한 졸림 도메인 점수 등의 변화로 설정했다.

IDSIQ는 졸림, 기분, 각성, 인지 등 평가에 중점을 둔 불면증 관련 주간 기능을 확인하는 설문지이다. 모든 목표점은 최소제곱평균(least squares mean)으로 비교·평가했다.

큐비빅군, WASO·LPS 감소…50mg군, 졸림 점수 개선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첫 번째 임상3상에 모집된 불면증 환자 930명은 큐비빅 50mg군(310명), 25mg군(310명), 위약군(310명)에 무작위 배정됐다.

먼저 위약군과 큐비빅 50mg군을 비교한 결과, 큐비빅 투약 시 1차 목표점이 유의하게 개선됐다.

1개월째 큐비빅 50mg군의 WASO는 22.8분, LPS는 11.4분 의미 있게 줄었다. 3개월째 역시 각 18.3분과 11.7분 유의하게 감소해, 큐비빅 50mg이 수면 시작 및 유지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큐비빅 25mg군의 WASO와 LPS도 위약군과 비교해 의미 있게 감소했다. 1개월째 WASO는 12.2분, LPS는 8.3분, 3개월째에는 각 11.9분과 7.6분 줄었다. 

이와 함께 큐비빅 50mg군이 자가 보고한 총 수면시간도 호전돼, 위약군보다 1개월째 22.1분, 3개월째 19.8분 늘었다. 큐비빅 25mg군도 위약군 대비 각 12.6분, 9.9분 증가해 유의한 총 수면시간 개선을 보였다.

다만 IDSIQ로 평가한 졸림 도메인 점수는 큐비빅 50mg군만 좋은 결과를 얻었다. 위약군 대비 1개월째 졸림 도메인 점수는 1.8점, 3개월째 1.9점 의미 있게 줄었다. 하지만 큐비빅 25mg군과 위약군의 1개월 및 3개월째 졸림 도메인 점수 차이는 통계적 유의성을 달성하지 못했다.

전체 이상반응 발생률은 큐비빅 50mg군 38%, 25mg군 38%, 위약군 34%로 세 군이 비슷했다. 큐비빅 25mg군 중 1명이 심정지로 사망했지만 치료와 관련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모든 군에서 가장 흔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은 비인두염과 두통이었다. 

큐비빅 25mg군, WASO 개선…위약군과 LPS 차이 없어

두 번째 임상3상에는 불면증 환자 924명이 등록됐다. 이들은 큐비빅 25mg군(309명), 10mg군(307명), 위약군(308명)에 무작위 분류됐다.

그 결과, 첫 번째 임상3상과 마찬가지로 큐비빅 25mg군의 WASO는 위약군보다 1개월째 11.6분, 3개월째 10.3분 유의하게 줄었다. 

자가보고한 총 수면시간은 큐비빅 25mg군이 위약군 대비 1개월째 16.1분, 3개월째 19.1분 늘었다.

그러나 차이가 있다면 큐비빅 25mg군의 LPS는 위약군과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1개월째 6.5분, 3개월째 9.0분 줄었지만 통계적 유의성에는 도달하진 못했다. 

IDSIQ로 평가한 졸림 도메인 점수도 1개월째에 두 군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3개월째에 큐비빅 25mg군에서 1.3점 의미 있게 줄었다.

큐비빅 10mg군은 1차뿐만 아니라 2차 목표점에 대해 위약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안전성 평가 결과는 첫 번째 임상3상과 마찬가지로 모든 치료군이 비슷했다. 전체 이상반응 발생률은 큐비빅 25mg군 39%, 10mg군 38%, 위약군 33%였고, 비인두염과 두통이 가장 흔하게 보고됐다.

"큐비빅, 다른 약제와 다르게 작용하는 치료제"

결과를 종합하면, 큐비빅 50mg과 25mg은 성인 불면증 환자의 수면 결과를 개선하고 안전성 프로파일이 좋았다. 특히 큐비빅 50mg은 주간 기능을 호전시킬 수 있었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스탠퍼드대학 Emmanuel Mignot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큐비빅이 다른 약제와 다르게 작용하는 좋은 치료제임을 시사한다"며 "이 약은 수면에 더 특화됐다"고 밝혔다.

이어 Mignot 교수는 "큐비빅은 성인 불면증 환자의 주간 기능 장애를 역전시킨다"면서 "향후 이 약이 수면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다음 날 기분을 개선시키는지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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