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등 29개국에 람다변이 확산세
다중 돌연변이 일으켜 감염력 커…백신 효과 낮출 수 있어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코로나19(COVID-19) 델타변이(B.1.617.2)가 전 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람다변이(C.37)'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람다변이는 지난해 12월 남아메리카 페루에서 처음 확인됐다. 세계보건기구(WHO)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페루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의 81%가 람다변이 감염자다.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칠레, 브라질 등 남아메리카에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람다변이는 전염성이 클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확산세에 관심이 모인다.

WHO '관심변이'로 지정

WHO는 6월 14일 람다변이를 '관심변이(variant of interest)'로 지정했다. 아직 '우려변이(variant of concern)'가 아니지만, 지속적 출현과 표현형(phenotypic) 반응으로 의심되는 변이 형태를 가졌다는 점에서 이같이 분류하고 있다.

WHO는 6월 보고서를 통해 "시간이 지날수록 코로나19 발생률 증가와 함께, 람다변이가 여러 국가의 지역사회 전염률과 상당히 연관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람다변이는 칠레, 아르헨티나, 페루, 에콰도르, 브라질, 콜롬비아뿐만 아니라 미국, 캐나다, 독일, 스페인, 이스라엘, 프랑스 등 29개국에서 확인된다.

람다변이의 세계적 확산과 새로운 조합에 따라, 영국공중보건국(Public Health England)은 람다변이에 대한 우려를 담은 보고서를 6월 25일 발표했다.

단,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변이 추적기(variant tracker)에는 아직 람다변이가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전염성 강하고 재감염 위험 높아

람다변이는 숙주의 세포에 바이러스를 붙이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다중 돌연변이를 일으켜 감염력이 크다고 알려졌다.

미국 뉴욕대학 그로스만의대 Nathaniel Landau 교수 연구팀이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를 통해 3일 발표한 연구에 의하면, 람다변이 스파이크 단백질은 수용체결합영역 내  L452Q, F490S 등 새로운 두 가지 돌연변이를 보유하고 있다. L452Q는 델타변이의 높은 전염성을 설명할 수 있는 L452R 돌연변이와 유사하다. 

또 스파이크 단백질의 N-터미널 영역(N-terminal domain)에서는 새로운 결실(del246-252)과 변이(G75V, T76I)가 확인된다. 

이로 인해 람다변이는 전염성이 강할 뿐만 아니라 재감염 위험도 높일 수 있다. 

람다변이에 백신 효과 있나?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우려스러운 점은 람다변이가 코로나19 백신의 중화반응을 감소 시켜 예방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단, 람다변이에 대한 백신의 예방 효과를 명확히 밝히기 위해서는 관련 연구는 더 필요하다.

Landau 교수가 발표한 연구에서 람다변이는 바이러스를 약화시키는 중화항체에 대한 내성이 강했다.

람다변이의 중화항체에 대한 내성은 화이자 백신 접종자의 혈청 샘플에서 약 3배, 모더나 백신 접종자의 혈청 샘플에서 약 2.3배 높았던 것. 이 같은 내성은 람다변이 스파이크 단백질의 L452Q와 F490S 두 가지 돌연변이에서 기인했다.

이와 함께 칠레의 칠레대학 Ricardo Soto-Rifo 교수 연구팀이 1일 의학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발표한 연구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 야생형(wild type)과 비교해 람다변이가 백신의 중화반응을 3.05배 낮추는 것으로 파악됐다.

감마변이는 2.33배, 알파변이는 2.03배 낮추는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이 때문에 람다변이가 우려변이로 격상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럼에도 코로나19 백신이 람다변이에 보호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백신 접종 시 항체역가가 자연감염(natural infection)에 의해 유도된 역가보다 높게 유지된다는 이유다. 항체역가가 높을수록 백신 효과가 좋고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력도 강하다.

Landau 교수는 "백신 접종자의 일반적인 역가는 1:2000"이라며 "이는 1:500으로 낮아질 수 있고 여전히 바이러스를 사멸시킬 수 있다. 자연감염 역가가 평균 1:200이라는 점에서 백신의 보호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알파, 베타, 감마, 델타에 이어 람다변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으며, 모든 변이에 대한 결과가 비슷했다. 또 mRNA 기반 백신 관련 연구에서 백신 유도 항체는 모든 변이를 중화하는 데 좋은 효과를 보임을 확인했다"며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기술을 이용한 백신이 변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있으며 추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4일 오전 0시 기준 1615명으로 람다변이 감염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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