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리얼월드, 화이자 백신 예방효과 기존 94%→델타변이 확산 후 64%
모더나 백신, 실험실 환경에서 델타변이 예방 가능성 확인
화이자 "백신 '부스터샷' 필요" vs 美보건당국 "아직 일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외에서 코로나19(COVID-19) 델타변이(B.1.617.2)의 위력이 거세지는 가운데 주요 백신의 델타변이 예방 효과에 관심이 모인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화이자, 모더나,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인 얀센, 아스트라제네카 등 코로나19 백신의 델타변이 예방 효과에 대한 데이터는 아직 제한적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보고에 비춰보면 코로나19 원균주(original starin)보다 델타변이 예방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백신 개발사들은 델타변이를 겨냥한 부스터샷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새로운 대책을 강구하는 모습이다. 

국내 델타변이 검출률 3.3%→9.9%로 3배↑

코로나19 델타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는 원균주보다 225% 빠르다고 보고된다. 현재 미국에서는 델타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상황. 우리나라도 델타변이 검출률이 최근 일주일 만에 3.3%에서 9.9%로 3배가량 높아지면서 델타변이가 우세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델타변이 확산세를 꺾을 해결책은 백신 접종이다. 실제 미국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델타변이가 우세종이 되고 있다. 이에 미국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프랑스 과학자들도 지난 9일(현지시각) 델타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국민의 95%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EUA)에 따라 허가받은 화이자, 모더나, 얀센 등의 코로나19 백신으로 델타변이에 대응할 수 있다는 보고가 나온다. 

델타변이 예방 효과 관련 데이터는 제한적이지만, 델타변이에 감염돼도 중증 질환 또는 사망 등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기대다. 

화이자 백신, 중증 질환·입원 예방 효과 90% 이상

현재까지 데이터를 종합하면, 화이자 백신의 델타변이 예방 효과는 원균주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임상3상에서 화이자 백신의 예방 효과는 95%다. 

지난달 미국 시카고 공중보건국(CDPH)의 Allison Arwady 박사에 의하면, 델타변이에 대한 화이자 백신의 예방 효과는 2회 접종 완료 시 84%로 기존 보고보다 낮았다. 1회 접종 시에는 34%에 그쳤다.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Anthony Fauci 소장은 지난 8일(현지시각) 브리핑을 통해 화이자 백신 2회 접종 시 델타변이에 약 80%, 증상성 질환에 88%, 델타변이 감염에 따른 입원에 96%의 예방 효과가 나타났다는 영국 공중보건국의 리얼월드 결과를 발표했다.

이스라엘 리얼월드에서도 화이자 백신의 델타변이 예방 효과 감소가 관찰된다.

이달 초 이스라엘 보건당국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델타변이 확산 전인 5월 2일~6월 5일 화이자 백신 예방 효과는 94%였으나 확산 후인 6월 6일부터 7월 3일까지는 64%로 하락했다. 단, 중증 질환 및 입원 예방 효과는 93%를 유지했다. 

모더나 백신, 실험실 환경에서 중화항체 분석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모더나 백신의 델타변이 예방 효과에 대한 자세한 데이터는 공개되지 않았다. 아직 실험실 환경에서 델타변이를 예방할 수 있다는 가능성만 확인한 수준이다.

모더나는 실험실 환경에서 백신이 델타변이에 맞서 생성한 중화항체(neutralizing antibodies) 수가 원균주와 비교해 2배 이상 감소했다고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그럼에도 결과가 고무적이라는 게 모더나의 입장이다.

델타변이 전 등장한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베타변이(B.1.351)에 대한 중화항체 수가 8배가량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델타변이 감염을 예방하기에 충분히 높다는 분석이다.

모더나 Stephane Bancel 최고경영자(CEO)는 "대유행을 퇴치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바이러스도 진화한다. 이 때문에 예방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수"라며 "새로운 변이를 연구하면서 사용 가능한 데이터를 만들고 공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새로운 데이터는 고무적이며, 모더나 백신이 새롭게 발견되는 변이에 대해 예방 효과를 유지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모더나 백신 2회 접종이 같은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인 화이자 백신과 유사한 효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으므로 추후 데이터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얀센 백신, 베타변이보다 델타변이 중화항체 활성 유도

얀센의 1회 접종 코로나19 백신은 델타변이에 예방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역시도 소규모 연구에서 중화항체 활성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한계가 있다. 

J&J는 지난 1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이 델타변이에 강력하고 지속적인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백신 접종자의 면역반응이 최소 8개월 동안 지속된다고 밝혔다.

이는 얀센 코로나19 백신의 임상3상인 ENSEMBLE에 참여한 8명의 혈액 샘플을 새롭게 분석한 결과로, 베타변이보다 델타변이에 대한 중화항체 활성을 더 유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J&J의 Paul Stoffels 최고과학책임자는 "새로 발표한 연구는 해당 백신이 전 세계인의 건강을 지키는 능력이 있다는 것에 힘을 더한다"며 "본 백신이 코로나19에 지속적인 보호 효과를 보이고 델타변이에 대한 중화항체 활성을 유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1회 접종하는 백신이 우려스러운 다양한 변이로부터 예방 능력이 있다는 강력한 근거를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입원 예방 효과 92%

미국에서 승인받지 않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도 델타변이 예방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 입원 또는 사망 등을 막는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영국 공중보건국의 리얼월드 결과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회 접종은 델타변이에 따른 증상성 질환 예방에 약 60%의 효과를 보였다.

또 델타변이 감염에 따른 백신의 입원 예방 효과는 92%였고 접종자 중 사망자는 없어, 중증화를 방지할 수 있다고 분석된다. 

'부스터샷'이 돌파구 될까?…美보건당국은 '회의적'

델타변이의 빠른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백신 개발사에서는 이를 막기 위한 코로나19 백신의 부스터샷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스터샷은 백신 효과를 높이고자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추가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의미한다.

화이자는 8일(현지시각) 델타변이를 타깃한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보건당국의 승인에 따라 빠르면 8월부터 임상시험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 리얼월드 데이터에 의하면, 화이자 백신 접종 후 감염 및 증상성 질환 등의 예방 효과는 접종 6개월 후 감소했다. 

화이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전체 6개월 동안 중증 질환에 대한 예방 효과는 높게 유지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성 질환에 대한 예방 효과가 감소했다"며 "현재까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후 6~12개월 이내에 3차 접종을 진행해야 백신 효능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보건당국은 부스터샷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화이자 보도자료 발표 직후 FDA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미국 국립보건원(NIH)는 공동 성명을 발표,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미 보건당국은 성명을 통해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친 미국인은 현재로서 부스터샷 접종이 필요하지 않다"며 "FDA, CDC, NIH는 부스터샷의 필요 여부 또는 접종 시기 등을 평가하기 위해 과학 기반의 엄격한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이자에 이어 모더나도 변이를 타깃한 새로운 부스터샷 백신 개발에 한창이다. 기존 백신과 새로운 mRNA 기반 백신을 50:50으로 혼합해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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