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양민후 기자] 2형 당뇨병 환자가 사용해 온 약제 계열에 따라 코로나19(COVID-19) 경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19 사망률은 GLP-1 유사체 또는 SGLT-2 억제제 처방 이력이 있는 환자에서 상대적으로 낮았다.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대 Anna R. Kahkoska 교수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미국당뇨병학회(ADA) 공식 저널 Diabetes Care 6월호 게재했다.

연구팀은 “GLP-1 유사체와 SGLT-2 억제제는 심혈관∙신장 관련 사건을 줄이는 효과를 보였고, 이 효능은 심혈관질환∙심부전∙만성신질환 등을 동반한 2형 당뇨병 환자군에게 잘 나타났다”며 “해당 환자군은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까지 GLP-1 유사체와 SGLT-2 억제제가 코로나19 경과에 미친 영향은 밝혀지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는 ’두 계열이 코로나19 경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이뤄졌다”고 부연했다.

연구는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형 당뇨병 환자 1만 3000여 명의 데이터에 기반했다.

환자들은 평균 58.6세였고, 여성(53.4%)과 백인(62.5%) 비율이 많았다. 모두 코로나19 확진 전 24개월 이내 GLP-1 유사체 또는 SGLT-2 억제제, DPP-4 억제제 등 당뇨병 약제를 처방 받은 이력이 있었다.

계열별 처방인원은 GLP-1 유사체 6692명, SGLT-2 억제제 3665명, DPP-4 억제제 3511명이었다.

연구팀은 각 계열 처방그룹의 코로나19 경과를 살펴봤다. 1차 목표점은 확진 60일 이내 사망률이었고 2차 목표점은 관찰기간 내 발생한 총 사망률, 응급실 방문 비율, 입원율 그리고 확진 14일 내 인공호흡기 사용 비율이었다.

그 결과, GLP-1 유사체 및 SGLT-2 억제제 처방그룹의 경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60일 이내 사망률은 GLP-1 유사체 처방그룹 2.06%, SGLT-2 억제제 처방그룹 2.32%, DPP-4 억제제 처방그룹 5.67%였다.

관찰기간 내 발생한 총 사망률은 GLP-1 유사체 처방그룹 2.29%, SGLT-2 억제제 처방그룹 2.48%, DPP-억제제 처방그룹 6.18%였다.

응급실 방문 비율은 GLP-1 유사체 처방그룹 28.84%, SGLT-2 억제제 처방그룹 29.30%, DPP-4 억제제 처방그룹 36.60%로 집계됐다.

입원율은 GLP-1 유사체 처방그룹 21.89%, SGLT-2 억제제 처방그룹 23.22%, DPP-4 억제제 처방그룹 33.38%였고, 인공호흡기 사용 비율은 3개 그룹에서 차례대로 5.78%, 6.17%, 8.54%로 조사됐다.

이런 차이는 승산비(Odds ratio)에서 명확히 드러났다. GLP-1 유사체 또는 SGLT-2 억제제 처방그룹은 각각 DPP-4 억제제 처방그룹보다 60일 이내 사망 가능성 등이 낮았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형 당뇨병 환자 가운데 GLP-1 유사체 및 SGLT-2 억제제 처방그룹이 DPP-4 억제제 처방그룹 대비 사망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만, DPP-4 억제제 처방그룹은 상대적으로 평균 연령이 높았다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GLP-1 유사체, SGLT-2 억제제, DPP-4 억제제와 코로나19 경과에 관한 데이터는 다양한 무작위 연구를 통해 확인 가능할 전망”이라며 “GLP-1 유사체 세마글루타이드는 ‘SEMPATICO’ 연구, SGLT-2 억제제 다파글리플로진은 ‘DARE-19’ 연구 그리고 DPP-4 억제제 계열은 'NCT04542213'∙'NCT04371978' 등의 연구에서 관련 효과를 평가 중”이라고 안내했다.

한편, DARE-19 연구에서 다파글리플로진은 코로나19 입원환자의 장기부전 또는 사망 발생률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추지 못했다. 내약성은 좋았고 중증 이상반응은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