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HRA 2021] STROKESTOP, 스웨덴 거주 75·76세 고령자 대상 대규모 전향적 연구
ITT 분석 결과, 7년 동안 뇌졸중·사망 등 위험 유의미하게 소폭 감소
실제 연구 참여한 대상 분석 결과, 허혈성 뇌졸중 예방 효과 나타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무증상 고령이 심방세동 선별검사로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선별검사의 유용성에 대한 근거가 쌓였다.

스웨덴 대규모 전향적 연구 결과, 심방세동 선별검사로 숨겨진 환자를 찾을 수 있다는 것에 더해, 실질적으로 뇌졸중 또는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임상적 혜택이 확인됐다. 

지난달 23~25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유럽부정맥학회 연례학술대회(EHRA 2021)에서는 스웨덴에 거주하는 75세 또는 76세 무증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심방세동 선별검사의 임상적 혜택을 평가한 STROKESTOP 결과가 공개됐다.

ESC, 75세 이상 조직적 심방세동 선별검사 근거 약해 

이번 연구는 지역사회에서 심방세동의 조직적 선별검사(Systematic Screening)를 권고할 수 있다는 근거를 더한다는 의미가 있다. 조직적 선별검사는 일정 나이 이상의 모든 사람 또는 특정 집단에서 시행하는 검사를 뜻한다.

올해 대한부정맥학회가 발표한 '심방세동의 선별검사 및 무증상 심방세동의 관리지침'에 따르면, 75세 이상이거나 뇌졸중 고위험군에서는 체계적인 심방세동 선별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65세 이상에서는 기회적 선별검사(Opportunistic Screening)를 추천한다. 기회적 선별검사란 다른 이유로 진료받는 환자에서 심방세동 선별검사를 시행하는 경우를 의미한다(Korean J Med 2021;96(2):76~84).

국외 심방세동 선별검사 관련 진료지침을 보면, 지난해 유럽심장학회(ESC) 가이드라인에서는 65세 이상에게 맥박 측정 또는 심전도 리듬 스트립을 활용한 기회적 선별검사를 권고한다. 그러나 75세 또는 뇌졸중 고위험군에서 조직적 선별검사를 고려하기에는 근거수준이 약하다고 명시했다(Eur Heart J 2021;42(5):373~498).

게다가 미국질병예방서비스테스크포스(USPSTF)는 지난달 20일 권고안 초안을 발표, 최소 50세의 무증상 성인에서 심방세동 선별검사의 혜택과 위험의 균형(balance)을 평가하기에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증상 고령에서 심방세동 선별검사의 유용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선별검사의 임상적 혜택을 규명하기 위한 대규모 전향적 무작위 연구인 STROKESTOP가 스웨덴에서 진행됐다.

선별검사군 중 절반만 참여 동의…허혈성 뇌졸중 위험 24%↓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연구에는 스웨덴 스톡홀름주 또는 할란드주에 거주하는 75세 또는 76세 고령자 약 2만 8000여명이 모집됐다. 이들은 과거에 심방세동을 진단받지 않았다.

전체 고령자는 선별검사군(1만 3979명)과 비선별검사군(대조군, 1만 3996명)에 1:1 무작위 분류됐다. 연구팀은 선별검사군으로 분류된 고령에게 선별검사를 받도록 요청하는 우편을 보냈고, 참여에 동의한 성인은 51%에 그쳤다. 

연구에서는 전체 선별검사군 대상의 치료의향분석(intention-to-treat analysis, ITT)과 연구 참여에 동의한 선별검사군 대상의 치료에 따른 분석(as-treated analysis)을 진행했다.

참여에 동의한 선별검사군은 영구형 심방세동을 확인하거나 배제하기 위해 등록 당시 심전도를 받았다. 가이드라인 기반 경구용 항응고제 치료와 추적관찰은 부정맥이 확인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심방세동 병력이 없고 동리듬인 고령은 14일 동안 매일 30초씩 2회 휴대용 단일유도 심전도를 사용했다.

1차 목표점은 허혈성 뇌졸중, 전신 혈전색전증, 중증 출혈로 인한 입원,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등을 종합해 평가한 임상적 사건으로 정의했다. 

먼저 ITT 결과, 선별검사군의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은 대조군보다 4%로 조금 낮았으나 통계적으로 의미 있었다(P=0.045). 이를 토대로 추산한 최소치료환자수(NNT)는 91명이었다. 이는 하나의 임상적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 많은 환자가 심방세동 선별검사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게 연구팀의 전언이다.

ITT에서 심방세동 선별검사의 임상적 혜택은 생각보다 미미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연구 참여에 동의한 선별검사군이 약 절반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치료에 따른 분석을 진행했고, 최종적으로 허혈성 뇌졸중 위험을 낮추는 결과를 얻었다.

치료에 따른 분석에서 선별검사군 중 약 5%가 치료받지 않은 심방세동 환자로 분류됐다. 이들 4명 중 3명이 경구용 항응고제(OAC) 치료를 시작했다. 

분석 결과, 선별검사군의 허혈성 뇌졸중 위험은 대조군보다 24% 유의하게 낮았다(P<0.001).

연구를 진행한 스웨덴 단데리드병원 Emma Svennberg 박사는 "ITT에서 심방세동 선별검사의 임상적 혜택은 크지 않았지만 유의미했다"면서 "그러나 치료에 따른 분석 결과, 선별검사군에서 허혈성 뇌졸중 위험이 의미 있게 크게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고령은 심방세동 선별검사를 받으면 출혈 위험 증가 없이 허혈성 뇌졸중 또는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단, 무증상 고령이 심방세동 선별검사를 통한 임상적 혜택을 얻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독일 University Heart & Vascular Center의 Renate B. Schnabel 박사는 "연구 기간에 선별검사군과 대조군의 1차 목표점 사건 커브(curve) 차이는 약 4년이 지난 후 나타났다"며 "고령에서 선별검사의 임상적 혜택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향후 진료지침에서 조직적 심방세동 선별검사를 권고해야 할지 판단할 수 있는 강력한 근거를 얻었다"며 "유럽 등 국가별 의료보험제도에서 조직적 선별검사를 포함한 심방세동 선별검사를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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