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맥 질환 인식 조사' 결과 발표…증상 경험했지만 병원 방문율은 15.4%에 그쳐

▲ 대한부정맥학회는 16일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정맥 질환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성인 10명 중 9명이 부정맥 질환인 심방세동을 모르거나 들어본 적이 없다고 응답해 질환에 대한 대국민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게다가 부정맥의 대표 증상인 '두근거림'을 경험했지만 병원에 방문한 이들은 15.4%에 불과해 질환의 위험과 치료법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부정맥학회는 16일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부정맥 질환 인식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학회 정보영 총무이사(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는 "국내 심방세동 유병률은 2015년 1.4%로, 2050년에는 국민의 5.4%가 심방세동을 진단받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부정맥 질환의 심각도를 고려했을 때 질환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향후 효과적인 홍보 활동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기초 자료를 구축하고자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고 조사 목적을 설명했다. 

심방세동 알고 있는 응답자 '7.2%'뿐…'85%'가 진단 및 치료 방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전반적으로 부정맥 질환에 대한 인식 수준은 낮았다. 전체 응답자 중 54.7%가 부정맥의 가장 흔한 유형인 심방세동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응답했고, 38.1%는 심방세동을 들어봤지만 잘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심방세동을 알고 있는 응답자는 단 7.2%에 불과했다.

▲ 심방세동 인지 수준.

게다가 부정맥을 진단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에도 4명 중 1명만 심방세동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했고, 심방세동과 뇌졸중의 상관관계를 인지하고 있는 비율도 19.3%에 그쳐 질환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최근 1년 이내에 부정맥의 주요 증상인 '두근거림(심계항진)'을 느낀 응답자는 28.5%였고, 부정맥을 진단받은 경우 58.2%가 두근거림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두근거리는 증상이 나타났을 때 병원에 방문한 응답자는 15.4%로, 약 85%가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 진단과 치료를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 두근거림 발생 시 병원을 방문하지 않은 이유.

두근거림을 느꼈지만 병원을 찾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절반 이상이 △증상이 심하지 않아서(60.2%)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51.5%)라고 답해, 부정맥 진단 및 치료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정맥 진단에 '심전도검사' 필요…"건강검진에 심전도검사 도입 시급"

부정맥에 대한 전반적인 의료상식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부정맥 진단을 위해 두근거림이 있을 때 심전도검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는 응답자는 23.1%에 불과했던 것.

이는 심전도검사 경험에도 영향을 미쳤다. 전체 응답자 중 48.7%가 심전도검사 경험이 없거나 검사받은 지 5년 이상이 지난 상태였다. 1년 이내에 심전도검사를 받은 비율은 26.8%로 조사됐다. 

그러나 부정맥을 진단받았던 경험자는 비경험자보다 심전도검사를 받은 비율이 높았다. 부정맥 진단 경험자 4명 중 3명이 5년 이내에 심전도검사를 받았으며, 비경험자 중 심전도검사를 받은 이들은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아울러 부정맥 진단을 위해 두근거림이 나타났을 때 심전도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인지한 응답자 중 75.3%가 심전도검사를 받았으며, 최근 1년 이내 검사를 받은 응답자가 36.8%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하지만 10여년 전부터 국가 건강검진 항목에 부정맥 진단에 필요한 심전도검사가 제외된 상황이다. 학회는 심방세동 환자 3명 중 1명은 전혀 증상이 없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심전도검사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중지를 모았다.

학회 김영훈 회장(고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은 "유럽심장학회(ESC) 가이드라인에서는 맥박 촉진 시 맥박이 비정상으로 의심되는 65세 이상의 모든 환자에게 심전도검사를 권유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국내에서는 심전도검사가 건강검진에 제외됐다. 심방세동 등 주요 부정맥은 무증상인 경우가 많고 65세 이상의 고령에서 부정맥이 흔히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해 건강검진에 심전도검사를 이용한 선별검사를 도입하는 등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피력했다.

"'고주파 전극도자절제술'에 대한 인지도 높여야"

이와 함께 약물치료가 아닌 고주파 전극도자절제술로 부정맥 완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는 응답자는 7.4%로 확인됐다. 고주파 전극도자절제술은 부정맥 원인이 되는 조직에 고주파를 방출해 원인 조직을 파괴하는 치료로, 심방세동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빈맥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부정맥 진단 후 치료받고 있는 이들 중 86.7%가 약물치료를 받고 있으며 고주파 전극도자절제술을 선택하는 경우가 적은 것으로 나타나, 고주파 전극도자절제술의 인지율을 높이기 위한 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학회 김진배 보험위원(경희의료원 심장내과)은 "부정맥을 진단받은 응답자 중 대부분이 약물을 통해 질환을 치료하고 있으며 고주파 전극도자절제술을 선택한 비율은 낮았다. 심방세동 진단자에게 고주파 전극도자절제술의 효과를 인지시켜야 한다"며 "이와 함께 부정맥 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면서 치료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한 적극적인 홍보 활동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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