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당뇨병예방연구사업단(KDPS) 춘계심포지엄 개최
당뇨병성 망막병증·신증 등 합병증 예측 위한 바이오마커 발굴 연구에 활용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멀티오믹스(multi-omics)' 연구를 통해 제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환자의 합병증을 예측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당뇨병성 망막병증 또는 신증 등 당뇨병 합병증의 바이오마커를 찾아 환자 관리에 활용하기 위한 멀티오믹스 연구의 학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당뇨병예방연구사업단(KDPS)은 'Integrating Multi-omics Research for Diabetes and Metabolic Disease'를 주제로 춘계심포지엄을 17일 개최했다. 경희대병원 이상열 교수는 '당뇨병성 안질환의 멀티오믹스 기반 바이오마커 탐색'을 주제로 발표했다.
▲한국당뇨병예방연구사업단(KDPS)은 'Integrating Multi-omics Research for Diabetes and Metabolic Disease'를 주제로 춘계심포지엄을 17일 개최했다. 경희대병원 이상열 교수는 '당뇨병성 안질환의 멀티오믹스 기반 바이오마커 탐색'을 주제로 발표했다.

오믹스(Omics)란 전체를 의미하는 '옴(-ome)'과 학문을 뜻하는 접미사 '익스(-ics)'가 결합된 단어다. 유전체, 후생유전체, 전사체, 단백체, 대사체 등 광범위한 분야를 다룬다.

멀티오믹스는 기존 단일오믹스(single-omics) 기반의 질병 진단기술의 한계점을 벗어나 유전체와 단백체 등을 함께 분석하는 방법이다.

한국당뇨병예방연구사업단(KDPS)은 'Integrating Multi-omics Research for Diabetes and Metabolic Disease'를 주제로 춘계심포지엄을 17일 개최했다. 

심포지엄에서는 사람마다 중재법에 대한 반응도가 다르다는 점에서 최신 분석법인 멀티오믹스를 질병 예측·맞춤 치료에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KDPS는 국내에 효과적인 당뇨병 예방 중재법을 개발하고 그 효과를 증명하기 위한 연구를 2016년부터 진행 중이다.

글루타민·글루타민산, 망막병증 예측 바이오마커로 가능성 확인

최근 당뇨병 환자의 대혈관합병증이 잘 조절돼 수명이 길어지면서 당뇨병성 망막병증, 신증 등 미세혈관합병증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망막병증은 성인 실명의 주요 원인이지만, 잘 관리한다면 예방 가능한 질환이다. 

문제는 국내 망막병증 선별검사가 만족스럽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환자들이 내과 또는 가정의학과보다 안과 내원이 적고 망막병증 선별검사의 필요성 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내 당뇨병 환자의 30%만 안과에서 망막병증 선별검사를 받는다고 보고된다.

경희대병원 이상열 교수(내분비내과)는 "효과적·효율적으로 망막병증 환자를 스크리닝하고 질병 활성도를 간접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하다"며 "망막병증을 예측할 수 있는 혈중 바이오마커를 찾는다면 합병증을 선별하고 예후 평가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 고혈당에 오래 노출됐음에도 합병증이 적게 생긴 환자와 철저하게 혈당을 관리했음에도 합병증이 발생하는 환자 간 유전적인자 차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상열 교수는 멀티오믹스 기반 당뇨병 합병증 연구를 진행 중이다. 2017년 망막병증이 발생한 국내 당뇨병 환자의 특징을 분석한 연구를 시작으로 당뇨병 유병기간이 긴 노인 당뇨병 환자 기반 레지스트리를 구축해 혈액샘플을 수집했다.

이상열 교수는 구축한 레지스트리를 토대로 망막병증 발생 여부에 따라 혈장 대사산물 차이가 있는지 분석했다(Metabolomics 2018;14(7):89). 그 결과 혈장 글루타민과 글루타민산이 망막병증과 연관된 대사산물임을 규명했다. 글루타민과 글루타민산이 당뇨병 환자의 망막병증을 예측하는 새로운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이상열 교수는 "하나의 바이오마커로는 망막병증 예측도가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여러 바이오마커를 연계해 분석하면 상대적으로 수신자조작특성(ROC) 곡선이 좋아졌다"며 "안과에서 망막병증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로서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구팀은 당뇨병성 황반부종 예측 바이오마커로 아스파라긴, 아스파르트산, 글루타민산, 시스테인, 라이신 등 다섯 가지 아미노산과 시트르산, 요산 등 두 가지 유기화합물, 그리고 네 가지 옥시리핀(12-oxoETE, 15-oxoETE, 9-oxoODE, 20-carboxy leukotriene B4)을 확인했다.

특히 황반부종 진단에 대한 ROC 곡선은 다섯 가지 아미노산과 두 가지 유기화합물을 결합해 평가하면 곡선하면적(AUC)이 0.918, 네 가지 옥시리핀 결합하면 0.957로 높은 진단정확도를 보였다. 다중 바이오마커(multi-biomarker)가 노인 당뇨병 환자의 황반부종 예측에 유용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상열 교수는 "당뇨병 합병증 선별검사와 진단이 용이하지 않은 상황에서 망막병증과 황반부종을 효과적으로 선별하기 위한 혈액검사 기반의 바이오마커 연구가 필요하다"며 "망막병증과 황반부종의 선별검사를 위해 유용한 대사체 및 옥시리핀 바이오마커를 연구에서 확인했다. 향후 임상적으로 유용한 바이오마커를 갖기 위한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뇨병성 신증 임상경과 다양해져…새로운 바이오마커 필요

당뇨병성 신증도 당뇨병 환자의 삶의 질 저하, 의료비 상승, 사망 위험 증가 등에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당뇨병성 신증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는 당뇨병 환자 관리에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분당차병원 이유호 교수는 '당뇨병성 만성콩팥병의 멀티오믹스 기반 바이오마커 탐색'을 주제로 발표했다.
▲분당차병원 이유호 교수는 '당뇨병성 만성콩팥병의 멀티오믹스 기반 바이오마커 탐색'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러나 최근 당뇨병성 신증 임상경과가 다양해지면서 새로운 바이오마커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일반적인 당뇨병성 신증 발생의 자연경과는 당뇨병 발생 후 신장에서 과여과가 나타나고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이 조금 상승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단백뇨가 배출되고 미세단백뇨가 나타나는 시기를 거친다. 이후 질환이 더 진행돼 현성 단백뇨 단계가 되며, eGFR이 감소하면서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된다. 이에 단백뇨는 당뇨병성 신증 예후 예측 바이오마커로서 임상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당뇨병성 신증 발생의 자연경과가 변화하면서 임상에서 전통적인 바이오마커의 효용성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분당차병원 이유호 교수(신장내과)는 "단백뇨가 증가하지 않았음에도 eGFR이 감소하는 특수한 형태의 당뇨병성 신증 환자가 늘고 있다. 비단백뇨(non-proteinuric) 당뇨병성 신증이라는 새로운 개념도 생겼다"며 "당뇨병성 신증 자연경과가 변화하고 있어, 전통적 바이오마커가 임상에서 효용성이 없는 경우가 생길 것으로 본다. 정밀의학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바이오마커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당뇨병성 신증의 예후 예측을 위한 바이오마커 연구는 여러 오믹스 데이터를 통합해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된다. 단백체, 대사체, 지질체 등이 시사하는 병태생리가 다르므로, 전반적인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믹스 데이터를 통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유호 교수는 당뇨병성 신증의 바이오마커 발굴을 위한 멀티오믹스 연구 활성화를 위해 웹 기반의 공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분석법을 제시했다.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NCBI)에서 운영하는 'GEO(Gene Expression Omnibus)'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GEO는 대용량의 기능 유전체 데이터를 등록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로, 사용자는 직접 오믹스 연구를 진행하지 않아도 GEO에 저장된 유전자 발현 패턴을 검색해 연구에 활용할 수 있다. 

실제 이유호 교수팀은 GEO를 활용해 당뇨병성 신증에 특이적인 mRNA 바이오마커를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GEO 데이터베이스에서 mRNA 후보 바이오마커를 발굴, 소변샘플을 활용해 당뇨병성 신증 예후인자로 활용할 수 있는지 조사했다.

이를 통해 확인한 상향조절 또는 하향조절된 유전자는 병리검사와 통합해 분석하면 당뇨병성 신증 진행의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수 있다고 평가됐다. 이유호 교수는 이에 대한 논문 발표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유호 교수는 "당뇨병성 신증에 특이적인 바이오마커를 발견하기 위한 여러 오믹스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새로운 병태생리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오믹스를 통합한 멀티오믹스 연구가 필요하다"며 "웹에 기반을 둔 데이터 탐색을 통해 간접적으로 얻은 오믹스 데이터를 바이오마커 연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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