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예방사업'으로 당뇨 전 단계 진행 막는다
'한국형 예방사업'으로 당뇨 전 단계 진행 막는다
  • 박선혜 기자
  • 승인 2019.04.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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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뇨병예방연구사업단, 춘계심포지엄에서 1, 2세부 중간분석 결과 발표
대학병원·보건소에서 적극적인 중재 진행한 성인, 당뇨병 누적 발생률 ↓
▲한국당뇨병예방연구(KDPS)사업단은 3월 30일 경희대병원 청운관에서 춘계심포지엄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KDPS 1세부, 2세부 중간분석 결과가 공개됐다.
▲한국당뇨병예방연구(KDPS)사업단은 3월 30일 경희대병원 청운관에서 춘계심포지엄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KDPS 1세부, 2세부 중간분석 결과가 공개됐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당뇨병 전단계 성인은 생활습관 교정, 약물치료 등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당뇨병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당뇨병예방연구(KDPS)사업 중간분석 결과, 대학병원과 보건소에서 생활습관중재 또는 메트포르민 치료를 진행한 당뇨병 전단계 성인은 일반적인 관리를 받은 이들보다 6개월 또는 12개월간 당뇨병 누적 발생률이 낮았다.

KDPS사업단은 3월 30일 경희대병원 청운관에서 열린 'KDPS사업단 춘계심포지엄'에서 KDPS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1세부 대학병원·2세부 보건소, 당뇨병 누적 발생률 평가

KDPS는 한국인 당뇨병 고위험군인 당뇨병 전단계 성인에게 적합한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향적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통해 가장 비용 효과적인 프로그램에 대한 근거를 도출하기 위한 사업이다.

사업은 크게 대학병원 기반으로 한 1세부와 지역사회 보건소에서 진행하는 2세부로 나뉜다. 

1세부에서는 경희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아주대병원 등 10개 대학병원에서 당뇨병 전단계 성인을 표준관리군과 생활습관중재군, 메트포르민군으로 무작위 분류해 당뇨병 예방 효과를 평가한다.

표준관리군은 대한당뇨병학회 표준 진료지침에 따라 30분 개별 교육 시행 후 당뇨병 예방을 위한 책자를 제공받고 6개월마다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생활습관중재군은 집중 영양교육을 기반으로 6개월 동안 체중의 5% 이상을 감량하고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이와 함께 식사, 운동, 행동요법 기반의 집중적 중재 및 유지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정기적으로 병원에 방문해 모니터링 받으며, 의료진은 이들이 건강한 습관과 체중 감소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메트포르민군은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위원회에서 인준한 메트포르민 약물중재 프로토콜에 따라 메트포르민을 복용한다.

연구 시작 당시 다양한 약제에 대한 연구가 이뤄졌으면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경제적인 문제로 메트포르민만 복용하도록 했다. 

당뇨병 전단계 성인을 총 744명 모집하고자 했으나 지난해 10월 등록 마감 기준 총 485명이 모집됐다. 스크리닝 대상자 892명에 당뇨병으로 진단되거나 정상 혈당인 성인이 포함돼 이를 제외하면서 당뇨병 전단계 등록률은 65.2%에 그쳤다. 1세부 추적관찰 기간은 36개월이다.

2세부에서는 충주, 수원 보건소에서 모집된 당뇨병 전단계 성인을 표준관리군과 생활습관중재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22개월 동안 당뇨병 누적 발생률을 비교한다. 

표준관리군은 1세부와 동일하고 생활습관중재군은 웹 기반 생활습관관리 프로그램을 받는다. 이 프로그램은 6개월 이내 초기 체중의 5~7% 이상 감량을 위해 신체 활동량을 늘리고 주당 150분 이상의 중등도 이상 운동, 균형 잡힌 식사, 금주, 금연, 스트레스 관리 등을 시행하도록 구성됐다.

목표 모집 인원은 406명이었고 스크리닝 대상자 841명 중 당뇨병 또는 정상혈당인 성인은 탈락해 선정기준을 만족한 415명(목표 대비 등록률 103%)이 최종 등록됐다.

1, 2세부 모두 1차 종료점은 당뇨병 누적 발생률이다. 

경희대병원 전숙 교수가 한국당뇨병예방연구(KDPS) 1세부 중간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경희대병원 전숙 교수가 한국당뇨병예방연구(KDPS) 1세부 중간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1세부: 생활습관중재군·메트포르민군 6개월 정상 혈당 전환자 비율 높아

1세부 중간보고에서는 지난해 10월 기준 6개월 또는 12개월 추적관찰 결과가 발표됐다. 

12개월 추적관찰을 시행한 성인의 당뇨병 누적 발생률은 △표준관리군 15.3%(118명 중 18명) △생활습관중재군 12.6%(103명 중 13명) △메트포르민군 13.1%(84명 중 11명)로 생활습관중재군과 메트포르민군에서 당뇨병이 예방되는 경향을 보였다. 

6개월 추적관찰 동안 정상 혈당으로 전환된 대상자는 △표준관리군 9.3%(118명 중 11명) △생활습관중재군 11.7%(103명 중 12명) △메트포르민군 14.3%(84명 중 12명)였다. 생활습관중재군과 메트포르민군에서 정상 혈당 전환자 비율이 높아 표준관리군 대비 당뇨병 예방 효과가 있다고 분석됐다.

올해 1월 기준 당뇨병 누적 발생률은 9.6%로 전체 대상자 중 46명이 당뇨병을 진단받았다. 중도 탈락자를 제외한 실제 당뇨병 발생률은 △표준관리군 11.6% △생활습관중재군 7.1% △메트포르민군이 10.1%였다.

즉 12개월 이상 추적관찰하면서 생활습관중재군의 당뇨병 예방 효과가 다른 군보다 더 큰 경향을 보였고, 메트포르민군은 생활습관중재군보단 적지만 당뇨병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도 탈락자가 △표준관리군 9명 △생활습관중재군 25명 △메트포르민군 43명으로 적극적인 개입이 이뤄질수록 중도 탈락자가 늘어, 향후 추적관찰 시 중도 탈락자 수가 크게 증가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했다. 또 확실한 근거 도출을 위해서는 충분한 추적관찰 기간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경희대병원 전숙 교수(내분비내과)는 "1세부 중간분석 결과, 생활습관중재법과 메트포르민 중재법은 표준관리에 비해 단기간 혈당 개선 및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개선하는 효과가 나타났다"며 "아직 연구 중반 단계이기에 향후 추적관찰 기간이 최종 결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신뢰성 있는 근거를 도출하려면 충분한 추적관찰 기간 확보가 필수"라고 제언했다.

성빈센트병원 차선아 교수는 한국당뇨병예방연구(KDPS) 2세부 중간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성빈센트병원 차선아 교수는 한국당뇨병예방연구(KDPS) 2세부 중간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2세부: 생활습관중재군, 표준관리군 대비 당뇨 예방 효과 '47% ↑'

2세부 중간보고에서는 6, 12개월 그리고 지난 3월 13일까지 추적관찰 결과가 공개됐다.

그 결과 6개월간 당뇨병 누적 발생률은 △표준관리군 3.8%(208명 중 8명) △생활습관중재군 0.5%(207명 중 1명), 12개월간 발생률은 △표준관리군 5.3%(208명 중 11명) △생활습관중재군 1.9%(207명 중 4명)로 조사됐다. 당뇨병 예방 효과는 생활습관중재군이 표준관리군 대비 46.9% 더 컸다.

지난 3월 13일 기준으로 당뇨병 누적 발생률은 100인년(person-years)당 △표준관리군 5.9명 △생활습관중재군 3.3명이었다.

체중은 △표준관리군 0.5kg △생활습관중재군 2.4kg 줄었고 체질량지수(BMI)는 각각 0.2kg/㎡와 0.9kg/㎡ 감소했다. 공복혈당은 각각 0.9mg/dL과 3.3mg/dL 감소했으며 다양한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및 심폐지구력, 신체활동 수준 등이 생활습관중재군에서 개선됐다.

웹 기반 생활습관관리 프로그램 참여 만족도 또는 이해도 평가에서는 좋은 결과지를 받았다. 목표 점수는 7.0점 만점에 모두 4.2점이었고, 최종 달성률은 각각 6.4점과 6.0점으로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반면 5% 이상 체중감량 목표 달성률은 60%였지만, 추적관찰 동안 달성률은 생활습관중재군 28.7%, 표준관리군 6.3%로 사업단의 기대보다 낮았다.

성빈센트병원 차선아 교수(내분비내과)는 "당뇨병 고위험군에서 웹 기반 생활습관관리 프로그램으로 적극적인 생활습관 중재를 시행하면 체중 감량 및 혈당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며 "또 다양한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호전되고 당뇨병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국당뇨병예방연구(KDPS)사업 1, 2세부 연구개요·중간분석 결과.

"장기간 추적관찰 위한 지원 필요…중도 탈락자 모니터링도 이뤄져야"

KDPS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당뇨병 예방 효과 근거를 마련하려면 장기간 추적관찰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사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2년 8개월간 진행됐고 현재 보건복지부 국책사업으로의 연구 기간이 종료됐다. 

KDPS는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 준비에 8개월 걸렸고 대상자 모집이 쉽지 않아, 정부가 지원하는 연구 기간 내 1차 종료점 분석을 완료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에 현재 각 연구자의 개인 연구비를 활용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연구 인력과 자원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

전숙 교수는 "외국에서는 당뇨병 예방 효과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예후까지 20~25년간 추적관찰한다"면서 "우리나라도 장기간 연구가 필요하다. 정부 차원의 홍보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추적관찰 동안 중도 탈락자가 나타나면서 분석 대상자 수가 줄어, 연구를 계속 진행하더라도 결과에 대한 통계적 검증이 어려울 수 있다는 문제도 남아 있다.

아주대병원 김대중 교수(내분비대사내과)는 "대한당뇨병학회에서 이번 사업에 지원할지 고민 중이다. 앞으로 KDPS사업이 2년 더 진행해야 한다면 이에 대한 비용이 필요하다"면서 "학회는 연구비 형태로 사업에 지원해야 할지 고민할 텐데 통계적 검증이 어려운 등록 규모라면 문제가 될 것 같다. 현재 상황에서 이런 부분을 고려해 분석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KDPS사업단장인 경희대병원 우정택 교수(내분비내과)는 "스크리닝 당시 예상보다 당뇨병 환자가 많았다. (1세부는) 대상자 수가 목표보다 부족해 환자가 더 등록돼야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지만 병원마다 인력, 수행 시스템 등을 모두 마련해야 해 쉽지 않은 실정"이라며 "최대한 노력해서 이런 부분을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추적관찰 중 중도 탈락자에 대한 모니터링도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서울병원 이문규 교수(내분비내과)는 "1세부 메트포르민군, 생활습관중재군에서 중도 탈락자가 적지 않다. 특히 메트포르민군 중 중도 탈락자의 안전성에 대한 모니터링이 이뤄져야 한다"며 "1, 2세부 중도 탈락자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숙 교수는 "1세부의 메트포르민군은 이상반응으로 연구를 중단한 환자가 많았다. 생활습관중재군은 처음 배정 후 6개월 내 7번 방문해야 한다는 점에서 중도 탈락했다"며 "탈락자 수가 늘면서 이들까지 모니터링하지 못했다. 탈락자 명단이 있기에 추적관찰해서 현재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차선아 교수는 "2세부는 당뇨병 진단받은 성인에게 진료를 받도록 권장하고 있다"면서 "중도 탈락자가 방문하지 않으면 유선으로 연락해 다시 방문을 권유하고 있다. 앞으로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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