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으로 놓치는 당뇨병 환자 '200만명' 넘는다
'건강검진'으로 놓치는 당뇨병 환자 '200만명' 넘는다
  • 박선혜 기자
  • 승인 2019.04.10 0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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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뇨병예방연구(KDPS)사업단 조사 결과, 당뇨병 전단계 4명 중 1명 당뇨병 진단
경구포도당부하검사로 90%·당화혈색소검사로 8% 찾아내
아주대병원 김대중 교수 "고위험군 대상으로 당화혈색소 등 추가 검사 진행해야"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가 건강검진에서 측정하는 공복혈당만으로 놓치는 국내 당뇨병 환자가 200만명을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당뇨병예방연구(KDPS)에 참여한 당뇨병을 진단받은 적 없고 건강검진상 공복혈당 100~125mg/dL인 당뇨병 전단계 성인을 대상으로 경구포도당부하검사와 당화혈색소검사를 진행한 결과, 26.8%가 당뇨병을 진단받았다. 

공복혈당검사만으로 당뇨병 전단계로 진단된 성인 4명 중 1명이 추가 선별검사를 통해 당뇨병 환자로 확인된 것으로, 이를 2018년 대한당뇨병학회 팩트시트에 적용하면 숨겨진 국내 당뇨병 환자는 약 240만명으로 추산된다.

KDPS 조사 결과에 따라 우리나라에 숨겨진 당뇨병 환자를 찾기 위해 당뇨병 고위험군에서 더욱 적극적인 선별검사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구포도당부하검사로 숨겨진 환자 '90%' 확인

KDPS는 당뇨병 전단계 성인을 대상으로 최적의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하고자 진행 중인 사업이다. 

대상자 등록을 위해 공복혈당 기준 당뇨병 전단계에 해당되는 성인을 모집해 경구포도당부하검사와 당화혈색소검사를 진행했고, 최종 당뇨병 전단계로 진단된 성인만 연구에 포함됐다.

연구에서 당뇨병은 공복혈당검사, 당화혈색소검사, 경구포도당부하검사 중 1가지 이상 당뇨병 진단 기준에 해당하는 경우로 정의했다. 

그 결과 모집된 성인 1706명 중 456명이 당뇨병으로 진단돼 선정 기준 위반으로 탈락했다. 이는 공복혈당검사만으로 놓치는 당뇨병 환자가 상당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숨겨진 당뇨병 환자를 가장 많이 찾은 검사는 경구포도당부하검사였다. 이 검사를 통해 약 90%가 당뇨병을 진단받았다. 당화혈색소검사로 확인된 당뇨병 진단자는 8%였다.

공복혈당검사 + α = 당뇨병 진단 정확도 'UP'

KDPS 대상자 모집 과정을 통해 현재 국가 건강검진에서 진행하는 공복혈당검사만으로 모든 당뇨병 환자를 찾아내기란 어렵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 즉 숨겨진 당뇨병 환자를 찾기 위해 경구포도당부하검사 또는 당화혈색소검사 등 추가적인 선별검사가 필요하다. 

경희대병원 전숙 교수(내분비내과)는 "숨어 있는 당뇨병 환자를 발견하고 조기 관리하려면 당뇨병 고위험군 소견을 보이는 성인을 대상으로 당뇨병 확진을 위한 경구포도당부하검사 또는 당화혈색소검사 등 선별검사를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지만 임상에서 세 가지 당뇨병 선별검사를 모든 성인에게 적용하기란 쉽지 않다. 먼저 경구포도당부하검사는 많은 검사 시간이 소요되며 검사방법이 상대적으로 번거롭기 때문이다. 

경구포도당부하검사 시 환자는 250~300mL 물에 희석한 포도당 75g이나 150mL의 상품화된 포도당용액을 5분 이내에 마셔야 한다. 포도당을 마신 2시간 후에 포도당부하 후 혈장혈당 측정을 위해 채혈을 해야 하기에 현실적으로 모든 성인에게 시행할 수 없다. 

당화혈색소검사는 경구포도당부하검사보다 진단 정확도가 낮다는 한계점이 있다. 지난달 미국내분비학회 연례학술대회(ENDO 2019)에서는 당화혈색소검사만 진행하면 많은 당뇨병 환자를 놓친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돼 학계의 관심을 받았다. 

경구포도당부하검사와 당화혈색소검사를 받은 성인 약 9000명을 비교한 결과, 당화혈색소검사는 경구포도당부하검사로 당뇨병 진단을 받은 성인 중 73%를 찾아내지 못했다. 

다만 이는 당화혈색소검사만 진행했을 때 놓치는 당뇨병 환자가 다수 존재한다는 결과로, 공복혈당검사와 병행하면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아주대병원 김대중 교수(내분비내과)는 "공복혈당검사, 당화혈색소검사, 경구포도당부하검사 중 하나만 진행하는 경우 놓치는 당뇨병 환자가 많다. 세 가지 검사 모두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임상에서는 세 검사를 모두 진행하기 어렵고 특히 경구포도당부하검사는 현실적으로 임상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경구포도당부하검사를 제외한 나머지 두 가지 선별검사를 병행한다면 각 검사의 한계점을 보완할 수 있는 괜찮은 진단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용 고려해 고위험군 대상 추가 검사 진행해야"

그러나 모든 성인에게 공복혈당검사와 추가 선별검사를 진행할 경우 지금보다 큰 비용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숨겨진 당뇨병 환자를 찾기 위해 선별검사는 어떤 방향으로 개선돼야 할까? 전문가들은 당뇨병 고위험군만을 대상으로 추가 선별검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김대중 교수는 "당화혈색소검사 비용은 1회당 5000~6000원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추가 선별검사를 시행하기엔 비용적인 측면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경구포도당부하검사까지 검강검진에서 진행하기엔 무리가 있다면, 공복혈당이 100~125mg/dL인 당뇨병 고위험군만이라도 당화혈색소검사를 추가로 시행하는 방안이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선별검사로 당뇨병을 조기 진단하면 당뇨병 환자들이 메트포르민 등 약물치료 없이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혈당을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KDPS 등록을 위해 경희대병원에서 당뇨병 선별검사를 받은 204명 중 당뇨병 진단자 76명(37.2%)을 1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당뇨병 교육 및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당화혈색소가 등록 당시 6.0%에서 1년 후 5.9%로 0.1%p 감소했고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P<0.001). 

전숙 교수 "당뇨병이 조기 진단된 환자는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1년 이상 혈당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다"면서 "당뇨병 교육과 생활습관중재 관리만으로 만성질환 관리가 가능해진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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