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심평원, 2019년 기준 보건의료 질 통계 발간
65세 이상 다제병용, 장기작용 벤조디아제핀계 처방 많아

이미지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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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우리나라의 세팔로스포린계와 퀴놀론계 2차 항생제 처방 비중이 OECD 회원국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의 장기작용 벤조디아제핀계 약제 처방률도 높았던 반면,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의 처방률은 가장 낮은 편이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실은 일차의료 약제처방 지표를 분석한 '2019년 기준 보건의료 질 통계' 보고서를 공개했다.

지표는 진료의뢰서가 요구되는 상급종합병원을 제외하고 종합병원, 병원, 의원, 보건기관의 외래 청구 명세서를 대상으로 산출됐다.

심평원 연구팀은 "처방 의약품의 남용, 과소이용, 오용은 건강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한다"며 "특히 항생제는 박테리아의 내성균주 위험이 있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에만 처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선 항생제의 총 처방비율과 2차 항생제의 처방비율이 일차의료의 질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제시됐다.

2019년을 기준으로 총 항생제 사용량 중에서 2차 항생제로 분류되는 세팔로스포린계와 퀴놀론계 항생제의 비중을 산출한 결과 전체 평균은 39.5%였으며, 여성(40.5명)이 남성(38.3명)보다 처방 비중이 높았다.

OECD 국가의 총 항생제와 세팔로스포린계와 퀴놀론계 항생제 처방 비중 비교 / 2019년 국가간 비교 결과(2017년 진료분)에 2019년 진료분 산출 결과를 표기
OECD 국가의 총 항생제와 세팔로스포린계와 퀴놀론계 항생제 처방 비중 비교 / 2019년 국가간 비교 결과(2017년 진료분)에 2019년 진료분 산출 결과를 표기

일반적으로 1차 항생제에 내성이 생기면 2차 항생제를 사용한다. 우리나라는 2차 항생제인 세팔로스포린계와 퀴놀론계 항생제의 처방 비중이 OECD 회원국(31개국) 평균보다 높은 편에 속했다.

 

장기 복용시 인지장애 등 부작용 생기는 '벤조디아제핀'

장기 처방률은 낮지만 '장기작용 약물' 처방은 높아

최면진정제인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은 65세 이상 환자가 장기간 복용하면 인지장애, 낙상 등 부작용 발생 위험이 높아져 주의가 필요하다.

통계에서는 벤조디아제핀 약물 영역을 ▲65세 이상 환자의 벤조디아제핀계 약제 장기 처방률 ▲65세 이상 환자의 장기작용 벤조디아제핀계 약제 처방률 두가지로 나눠 분석했다.

우선 2019년 기준 65세 이상 약제처방인구 1000명당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을 장기처방받은 환자는 10.5명으로 남성(9.8명)보다 여성(11.1명)의 처방률이 더 높았다.

장기작용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을 한번 이상 처방 받은 65세 이상 환자는 1000명당 124.4명으로 남성(99명)보다 여성(143.5명)의 처방률이 약 1.4배 높았다.

우리나라의 벤조디아제핀 장기 처방률은 자료를 제출한 OCED 회원국(17개국) 평균보다 낮은 편이다.

그러나 벤조디아제핀계 중 장기작용 약물을 처방받은 비율은 자료를 제출한 OECD 회원국(18개국) 평균보다 높은 편이며,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5개 이상의 약을 만성적(90일 이상 처방받거나 4회 이상 처방)으로 복용하는 75세 이상 환자의 비율은 2018년부터 증가했다.

2019년 기준 약제 처방을 받은 환자가 5개 이상의 약을 만성적으로 복용하는 비율은 70.2%였고, 지난 7년간 68% 내외로 증감을 반복했다.

이는 자료를 제출한 OECD 회원국(7개국) 중에서 가장 높은 순위였다. 연구진은 "우리나라는 주치의와 같은 전담 의사가 없어 여러 의료기관을 방문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

항정신병약을 1번 이상 처방받은 65세 이상의 환자도 2013년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2019년을 기준으로 약제처방을 받은 65세 이상 인구 1000명당 항정신병약을 처방받은 환자는 41.3명으로 2013년보다 11.3명 늘었다.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사용은 가장 적어

"마약이라는 단어 거부감, 엄격한 마약 규제 때문"

오피오이드는 마약성 진통제로 급성 통증이나 암과 관련된 통증을 완화하는데 사용된다.

약물 의존성 및 복용량 증가, 호흡 곤란, 사망 위험이 있지만 지난 10년간 사용량이 점차 늘었다.

우리나라는 오피오이드에 대한 적절한 사용이 미진한 반면, 미국과 캐나다 등 일부 OECD 국가에서는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사례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나라에서 2019년 기준으로 1년에 90일 이상 처방받은 오피오이드가 2회 이상인 성인은 0.19%였다. 이는 지표를 처음 산출한 2013년보다 0.01% 증가한 수치다.

또한 약제처방을 받은 환자 1000명당 오피오이드의 하루 총 처방량은 0.96DDD로 2013년과 비교해 0.14DDD 감소했다.

OECD 국가의 오피오이드 총 처방량 비교 / 2019년 국가간 비교 결과(2017년 진료분)에 2019년 진료분 산출 결과를 표기
OECD 국가의 오피오이드 총 처방량 비교 / 2019년 국가간 비교 결과(2017년 진료분)에 2019년 진료분 산출 결과를 표기

우리나라의 오피오이드 처방량은 자료를 제출한 OECD 회원국(18개국) 평균보다 낮은 편이다.

우리나라와 터키, 이탈리아는 낮은 편에 속했고, 아이슬란드는 가장 높은 국가로 집계됐다.

국가간 처방 수준이 크게 차이가 나는 이유로는 통증 관리에 대한 임상진료 방식의 차이, 오피오이드에 대한 규제 및 법적제도, 처방정책과 치료가이드라인 등의 차이가 꼽혔다.

연구진은 "우리나라는 마약에 대한 엄격한 규제와 관리, 마약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거부감으로 오피오이드의 처방 수준이 낮다"고 분석했다.

이어 "오피오이드의 사용량이 적은 것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라며 "과소 사용으로 인한 건강상 부정적 영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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