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비만학회 제53차 춘계학술대회' 26~27일 온·오프라인으로 개최
건양대병원 강지현 교수 "체중 감량 혜택이 위험보다 크면 체중 조절해야"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근육량과 근력, 근육기능이 모두 감소하고 비만이 동시에 존재하는 근감소성 비만(sarcopenic obesity) 노인 환자는 체중 감량이 필수가 아니라는 조언이 나왔다.

근감소성 비만은 근감소증과 비만이 각각 존재할 때보다 대사질환, 신체장애, 사망 등 위험이 더 높다고 보고된다.

그러나 근감소성 비만 노인 환자는 체중 감량 혜택이 위험보다 크다고 판단된 경우에 체중을 조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건양대병원 강지현 교수는 26~27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대한비만학회 제53차 춘계학술대회'에서 'Measurement and Management of Sarcopenic Obesity in Elderly'를 주제로 27일 발표했다.
▲건양대병원 강지현 교수는 26~27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대한비만학회 제53차 춘계학술대회'에서 'Measurement and Management of Sarcopenic Obesity in Elderly'를 주제로 27일 발표했다.

건양대병원 강지현 교수(가정의학과)는 26~27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대한비만학회 제53차 춘계학술대회'에서 'Measurement and Management of Sarcopenic Obesity in Elderly'를 주제로 27일 강연했다.

비만 노인 환자의 체중 감량에 따른 위험을 보면, 비의도적(unintentional) 체중 감소가 나타나면 사망 위험이 높다. 또 근육량이 줄고 골밀도(BMD)가 감소해 골다공증이 발생하고 골절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식이요법 과정에서 단백질 및 비타민 결핍 위험이 상승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 같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비만 노인 환자가 체중을 줄이면 제2형 당뇨병, 심혈관질환, 사망 등 위험을 낮추는 등 혜택이 더 크다고 판단된 경우에 체중을 감량해야 한다는 게 강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근감소성 비만 노인 환자를 치료할 때 체중 감량의 위험과 혜택을 고려해야 하고, 혜택이 더 클 때 체중을 조절해야 한다"며 "체중 감량을 결정한 후에는 천천히 신체활동을 늘리고 생활습관 교정으로 체중 조절을 시도해야 한다. 그럼에도 체중이 조절되지 않을 때 약물 또는 수술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열량섭취 제한·운동·영양소 섭취가 치료 기본

근감소성 비만 노인 환자의 체중 감량을 위한 치료 기본은 열량섭취 제한과 운동, 양질의 단백질 및 비타민D, 칼슘 등 영양소 섭취다. 

이에 근감소성 비만 노인 환자는 열량섭취를 하루 약 500kcal로 제한하면서 근육량 감소를 예방하기 위해 고품질 단백질(high quality protein)을 하루 1.0~1.2g/kg 섭취해야 한다.

근감소성 비만 위험이 더 높은 노인 환자라면 열량섭취를 하루 200~500kcal로 제한하고, 고품질 단백질도 하루 1.5g/kg 섭취하도록 권고한다. 

▲강지현 교수는 근감소성 비만 노인 환자의 경우 체중 감량 혜택이 위험보다 크다고 판단될 때 체중을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지현 교수는 근감소성 비만 노인 환자의 경우 체중 감량 혜택이 위험보다 크다고 판단될 때 체중을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운동의 경우 근감소성 비만 노인 환자의 기능수행척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과 저항성(resistance) 운동 병행이 필요하다.

비만 노인 환자를 대상으로 운동 종류에 따른 신체변화를 비교한 결과, 6개월 후 제지방량, 근육량, BMD는 유산소 운동군에서 가장 많이 감소했고 저항성 운동군에서 적게 줄었다. 

근력은 저항성 운동군에서 좋았고, 최대 산소섭취량과 운동수행검사, 기능수행척도 등은 유산소 운동과 저항성 운동을 병행했을 때 가장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NEJM 2017;376:1943~1955).

비만치료제 근거 부족…'오르리스타트' 안전하게 투약 가능

근감소성 비만 노인 환자의 체중 조절을 위해 비만치료제를 투약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근거가 부족한 실정이다. 대다수 비만치료제 임상연구에 노인 환자가 제외됐거나 소수만 포함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비교적 노인 환자에게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비만치료제는 '오르리스타트(제품명 제니칼)'가 꼽힌다.

노인 환자를 대상으로 유효성을 평가할 수 있는 임상연구는 부족하지만, 소규모 연구에서 2년간 65세 이상 노인 환자군에게 투약한 결과 노인이 아닌 환자군과 비교해 효과·안전성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리라글루타이드(삭센다)는 65세 이상에서 나이에 따른 용량 조절이 요구되지 않지만, 75세 이상 환자에서는 치료 경험이 제한적이며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

제2형 당뇨병을 동반한 비만 노인 환자 9명을 대상으로 24주간 진행한 소규모 연구에서 리라글루타이드는 당화혈색소 감소에 더해 체질량지수(BMI) 0.78kg/㎡ 감소, 체중 2kg 감소, 이중 에너지 방사선 흡수법(DXA)으로 측정한 체지방량 1.5kg 감소했고 골격근지수(SMI)는 0.03kg/㎡ 소폭 증가했다. 

그는 "리라글루타이드를 투약하면 체중 감소를 유도하면서 근육 단백질 분해(muscle protein breakdown)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근감소성 비만 노인 환자에게 리라글루타이드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만대사수술 시 세밀한 수술 전 평가 필수

비만대사수술은 비만 노인 환자에게 비교적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임상연구 결과들이 발표됐다. 이에 비만대사수술은 나이에 따른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러나 비만 노인 환자에게 어떤 수술이 적절한지와 명확한 수술적응증은 확립되지 않았다. 

그는 "메타분석 결과에서 비만 노인 환자는 비만대사수술 후 이환율(morbidity) 또는 수술 후 합병증이 증가한다고 보고됐다"며 "비만대사수술을 꼭 진행해야 한다면 세밀한 수술 전 평가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감소성 비만, 표준화된 정의·진단기준 필요"

한편 강 교수는 근감소성 비만의 표준화된 정의와 진단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근감소성 비만 관련 연구에서 생체임피던스(BIA)나 DXA를 활용하지만, 근감소증은 여러 진단기준을 사용하고 있으며 비만 진단기준도 BMI 또는 허리둘레 등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근감소증 진단기준은 없다. 

그는 "근감소증뿐 아니라 근감소성 비만은 여러 진단기준을 혼용해 사용하고 있어 임상 적용에 어려움이 있다"며 "표준화된 진단과 치료를 위해 근감소성 비만 정의에 대한 컨센서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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