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CE-SICEM 2020] 김태년 교수 '심혈관 위험에서 근감소증과 근감소성 비만' 주제 발표
BMI 따른 비만 진단은 노인에게 적합하지 않아…'근감소증+비만=근감소성 비만' 주목
근감소성 비만 정의·진단기준 확립 안돼…임상연구 결과 해석 어려움은 한계점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노인의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로 '근감소성 비만(sarcopenic obesity)'이 주목받고 있다. 

근감소성 비만은 '근감소증'과 '비만'의 특징을 조합한 새로운 개념으로, 일반 성인에게서 활용하는 체질량지수(BMI)를 기반으로 한 비만 진단기준이 노인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평가되면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근감소성 비만의 정의와 진단기준이 확립되지 않아 임상연구마다 결과가 혼재된 상황. 이에 질환의 정확한 정의와 함께 표준화된 진단기준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김태년 교수(내분비대사내과)는 28~31일 온라인으로 열리는 '아시아-오세아니아 내분비학술대회 및 서울국제내분비학술대회 2020(AOCE-SICEM 2020)'에서 '심혈관 위험에서 근감소증과 근감소성 비만'을 주제로 29일에 발표했다.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김태년 교수 온라인으로 열리는 'AOCE-SICEM 2020'에서 '심혈관 위험에서 근감소증과 근감소성 비만'을 주제로 29일에 발표했다. (좌부터) 좌장을 맡은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홍은경 교수, 주제 발표한 김태년 교수.<AOCE-SICEM 2020 온라인 강의 화면 캡처>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김태년 교수 온라인으로 열리는 'AOCE-SICEM 2020'에서 '심혈관 위험에서 근감소증과 근감소성 비만'을 주제로 29일에 발표했다. (좌부터) 좌장을 맡은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홍은경 교수, 주제 발표한 김태년 교수.<AOCE-SICEM 2020 온라인 강의 화면 캡처>

노인 인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BMI가 높을수록 오히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또는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이 감소하는 결과가 보고되면서, 노인은 비만하면 이득이 된다는 '비만의 역설(obesity paradox)'이 주목받았다. 

하지만 65세 이상 노인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BMI만으로 예측하기에는 상당한 한계가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2009년 발표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노인은 젊은 성인과 마찬가지로 복부비만이 증가할수록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높아졌다(Clin Geriatr Med 2009;25(4):643~659). BMI 평가지표인 체중은 지방(fat mass), 제지방(lean mass) 등으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노인은 제지방이 유지되거나 증가하면서 BMI로 평가한 비만에 따른 위험도가 약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때문에 노인 비만을 평가하는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는 학계 의견이 제기됐고 근감소성 비만이 주목받게 됐다.

근감소성 비만 정의·진단기준 정리 안 돼…'표준화' 시급

근감소성 비만이 중요한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로 평가되는 이유는 비만뿐 아니라 근감소증도 인슐린저항성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즉 근감소성 비만은 단순 비만보다 심혈관질환 위험을 더 높일 수 있다. 

근감소증, 비만, 심혈관질환 위험은 병태생리학적 메커니즘을 공유한다는 그림.
▲근감소증, 비만, 심혈관질환 위험은 병태생리학적 메커니즘을 공유한다는 그림.<AOCE-SICEM 2020 온라인 강의 화면 캡처>

다만 근감소성 비만의 정의와 진단기준이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아 임상연구마다 다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는 점은 한계점으로 꼽힌다. 

그는 "근감소성 비만의 임상적 의의나 개념은 어느 정도 확립됐지만, 정의와 진단기준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근감소성 비만에 대한 같은 연구 주제일지라도 (진단기준에 따라) 결과가 달라 해석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예로, 유럽노인근감소증워킹그룹(EWGSOP)은 근감소증을 근육량과 근력, 보행속도에 따른 기능평가 등에 따라 정의했지만, 미국국민영양조사(NHANES)는 사지근육량(ASM)/신장²으로 제시하고 있다. 

비만 정의도 연구자마다 사용하는 기준이 달라, 결국 근감소성 비만에 대한 임상연구마다 결과가 상이하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2014년 발표된 종단연구에서는 근감소성 비만 진단기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을 보고한 바 있다(J Am Geriatr Soc 2014;62(2):253-260). 

연구에서는 복부비만을 허리둘레 102cm 이상으로, 근감소증을 중간상완둘레(MAMC) 25.9cm 미만으로 정의, 두 가지를 병합해 근감소성 비만의 관상동맥질환, 심혈관질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등 발생률을 평가했다. 그 결과 근감소성 비만인 환자군이 근감소증 환자군, 비만한 환자군보다 모든 사건의 발생률이 유의하게 높았다.

하지만 근감소성 비만을 체지방량지수(FMI) 또는 제지방량지수(FFMI, 제지방량/신장²)를 이용해 정의했을 때 앞선 결과와 달리 근감소증 환자군, 비만한 환자군, 근감소성 비만인 환자군 간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그는 "결국 근감소성 비만 진단기준에 따라 심혈관질환 위험과의 연관성 결과는 차이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근감소성 비만 정의와 진단기준의 표준화가 시급하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근감소성 비만은 노인 비만과 심혈관질환의 복잡한 연관성을 이해하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되는 개념"이라며 "임상적으로 널리 사용할 수 있는 간단한 근감소성 비만 진단기준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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