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TRAILBLAZER-ALZ 임상2상에서 인지기능 악화 지연
도나네맙 치료군 대조군에 비해 iADRS 32% 감소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오랫동안 실패를 거듭해 침체에 빠져있던 치매 약물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일라이릴리가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도나네맙(Donanemab)'이 임상2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발표한 덕분이다.

도나네맙은 증상이 있는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 및 일상생활 기능 감소를 위약 대비 유의하게 지연시켰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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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최근 열린 국제뇌질환학회(International Conference on Alzheimer's and Parkinson's Diseases)에서 발표됐고, 동시에 3월 13일 NEJM 온라인에 게재됐다.

TRAILBLAZER-ALZ 연구 

도나네맙은 N3pG 베타 아밀로이드를 표적하는 항아밀로이드 치료 후보물질이다. 

연구팀은 증상이 있는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257명을 대상으로 ▲도나네맙 치료군(n=131) ▲대조군(n=126)으로 이중맹검 다기관 무작위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아밀로이드 플라크 영상 및 타우 영상과 함께 인지기능 평가를 기반으로 선정했다. 

이후 도나네맙군에게 700mg을 3회 투여했고, 이후 1400mg으로 용량을 증가했다. 약물 투여는 4주마다 72주 동안 진행됐다.

또 참가자들은 다양한 시점에서 F-florbetapir 및 F-flortaucipir PET 스캔 검사를 받았고, 여러 가지 인지 테스트를 받았다. 

1차 목표점은 등록 당시 대비 76주째 iADRS 지표 변화였다.  iARDS는 알츠하이머병 인지기능평가검사인 ADAS-Cog13와 일상생활수행능력검사인 ADCS-iADL를 결합한 임상도구다.

측정 범위는 0~144까지이며 점수가 낮을수록인지 장애가 커진다. 
 

센틸로이드 측정값에서도 효과 나타내

분석 결과 도나네맙 치료군이 위약군과 비교해 iADRS를 32% 의미 있게 감소시켰다. 

또 도나네맙 치료군은 통계적 유의성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위약군 대비 사전에 정의한 모든 2차 목표점의 개선 효과가 일관되게 나타냈다.

2차 목표점은 등록 당시 대비 76주째 ADAS-Cog13, ADCS-iADL, 간이정신상태검사(MMSE), 치매임상평가척도 박스총합(CDR-SB) 점수 변화 등이었다. 

iADRS 점수변화는 도나네맙군 -6.86, 대조군 -10.06(그룹 차이, 3.2; 95% CI, 0.12~ 6.27; P=.04)였다.

지표별 그룹 차이를 보면 CDR-SB는 -0.36(95% CI, -0.83 ~-0.12), ADAS-Cog13은 -1.86 (95% CI, -3.63~-0.09), ADCS-iADL은 1.21(95% CI, -0.77 ~3.2), MMSE는 0.64 (95% CI, -0.4~1.6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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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주째 도나네맙은 등록 당시 아밀로이드 플라크는 108센틸로이드(centiloids)였지만 76주째에는 84.13센틸로이드 감소가 확인됐다.

하지만 대조군은 0.93센틸로이드 증가했다. 또 24주에서 도나네맙군은 대조군에 비해 67.83센틸로이드 감소했다. 

센틸로이드란, 어떠한 아밀로이드 PET에서 얻어진 결과에 상관없이 확실한 아밀로이드 음성 대상자의 평균값을 0으로, 전형적인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평균값을 100으로 점수화한 단위를 의미한다.

이번 연구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2회 연속 측정한 결과 25센틸로이드 미만 또는 1회 측정한 결과 11센틸로이드 미만인 도나네맙 치료군은 치료를 중단하고 위약으로 변경했다.

추가적으로 24주, 52주, 76주에서 도나네맙군은 아밀로이드 네가티브 상태(amyloid-negative status)를 각각 40%, 59.8%, 67.8% 달성했다.

아밀로이드 네가티브 상태란 아밀로이드 플라크 수치가 24.1 센틸로이드보다 낮은 상태를 의미한다. 

임상시험 중 나타난 사망이나 심각한 부작용은 두 군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도나네맙 치료군에서 ARIA-부종(ARIA-E)이 27.7%, 대조군에서 0.8% 나타났다. 

릴리의 통증 및 신경 퇴행 담당 Mark Mintun 부사장은 "이차 목표점 결과가 혼합돼 있지만, 76주째 도나네맙은 대조군보다 일상 생활 활동 능력에서 더 나은 점수를 보였다"고 말했다. 

"더 큰 규모의 연구 필요"

이번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연구 규모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알츠하이머병협회 Maria Carrillo 박사는 인지기능과 생각 등과 관련된 일차목표점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낸 첫번째 임상2상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연구 크기가 중간 정도이고, 단지 180명만이 연구를 마쳤다는 점은 보완해야 할 점이라고 조언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알츠하이머병치료제 발견재단(ADDF) Howard Fillit 최고전략책임자는 "도나네맙이 뇌에 축적된 Aß플라그를 제거하는 역할을 했다"며 "이차목표점이 혼합돼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따라서 규모가 더 큰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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