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일라이릴리가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병 치료 후보물질 '도나네맙(Donanemab, LY3002813)'이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타이틀에 한 발짝 다가섰다.

릴리는 도나네맙의 TRAILBLAZER-ALZ 임상2상 탑라인 결과를 11일(현지시각) 발표했다. 결과에 의하면, 도나네맙은 증상이 있는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 및 일상생활 기능 감소를 위약 대비 유의하게 지연시켰다.

도나네맙은 N3pG 베타 아밀로이드를 표적하는 항아밀로이드 치료 후보물질이다. TRAILBLAZER-ALZ는 증상이 있는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도나네맙의 유효성과 안전성, 내약성 등을 평가한 위약 대조군 이중맹검 다기관 무작위 임상2상이다. 아밀로이드 플라크 영상 및 타우 영상과 함께 인지기능 평가를 기반으로 선정된 272명 환자가 연구에 등록됐다.

분석 결과, 1차 목표점으로 설정한 등록 당시 대비 76주째 iADRS 지표 변화는 도나네맙 치료군이 위약군과 비교해 32% 의미 있게 감소했다. iARDS는 알츠하이머병 인지기능평가검사인 ADAS-Cog13와 일상생활수행능력검사인 ADCS-iADL를 결합한 임상도구다.

이와 함께 도나네맙 치료군은 통계적 유의성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위약군 대비 사전에 정의한 모든 2차 목표점의 개선 효과가 일관되게 나타났다. 

2차 목표점은 등록 당시 대비 76주째 ADAS-Cog13, ADCS-iADL, 간이정신상태검사(MMSE), 치매임상평가척도 박스총합(CDR-SB) 점수 변화 등으로 정의했다. 이와 함께 2차 바이오마커 목표점은 등록 당시와 비교한 76주째 뇌의 아밀로이드 및 타우 축적 변화로 설정했다.

구체적인 탑라인 결과를 보면, 도나네맙 치료군은 아밀로이드 영상 측정 결과에서 높은 수준의 아밀로이드 플라크 배출(amyloid plaque clearance)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등록 당시 도나네맙 치료군의 아밀로이드 플라크는 108센틸로이드(centiloids)였지만 76주째에는 84센틸로이드 감소가 확인됐다. 센틸로이드란, 어떠한 아밀로이드 PET에서 얻어진 결과에 상관없이 확실한 아밀로이드 음성 대상자의 평균값을 0으로, 전형적인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평균값을 100으로 점수화한 단위를 의미한다. 

이번 연구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2회 연속 측정한 결과 25센틸로이드 미만 또는 1회 측정한 결과 11센틸로이드 미만인 도나네맙 치료군은 치료를 중단하고 위약으로 변경했다.

도나네맙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임상1상 결과와 일치했다. 아밀로이드 연관 영상 이상(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ARIA)이 관찰됐는데, 도나네맙 치료군에서 ARIA-부종(ARIA-E)이 27% 발생했고 증상이 있는 ARIA-E는 전체 6%에게서 나타났다.

릴리의 통증 및 신경 퇴행 담당 Mark Mintun 부사장은 "질병 진행을 늦추는 치료제가 없는 유일한 주요 사망 원인인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위한 잠재적인 치료제로서 도나네맙의 긍정적인 결과를 얻은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향후 국제적 규제기관과 TRAILBLAZER-ALZ 데이터 및 다음 단계에 대해 논의할 수 있길 기대한다. 이와 함께 현재 진행 중인 도나네맙의 두 번째 임상 TRAILBLAZER-ALZ 2에서도 이같은 중요한 결과를 재현하고 확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릴리의 Daniel Skovronsky 최고 과학책임자는 "독특한 플라크 제거 메커니즘과 항체는 제한된 치료 기간 동안 투약한 후 높은 수준의 지속적인 아밀로이드 플라크 배출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며 "아밀로이드 및 타우 영상의 전문성과 결합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건강한 사람의 영상에서 볼 수 있는 수준으로 감소시키면 임상적으로 의미 있게 인지기능 감소를 지연시킬 수 있는지 평가할 수 있었다. 이번 긍정적인 결과는 도나네맙에 대한 확신을 주며, 도나네맙이 빠른 플라크 배출을 유도할 수 있는 잠재적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임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TRAILBLAZER-ALZ 전체 결과는 향후 열리는 학술대회에서 공개하고 동료평가(peer-review)를 거쳐 저널에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