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새로운 매커니즘의 조현병 치료제 'KarXT' 임상2상 공개
PANSS 점수, KarXT 97.7 vs 대조군 96.6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조현병 치료제 시장을 흔들 수 있는 새로운 약물 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09년 설립된 카루나 파마슈티칼(Karuna Pharmaceuticals)이 무스카린 수용체 작용제인 엑사노멜라인(xanomeline)과 트로스피움(trospium)을 결합해 개발한 'KarXT(Karuna-xanomeline-trospium chloride)'의 임상2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발표된 덕분이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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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사노멜라인은 M1, M4 무스카린성 아세틸콜린 수용체를 활성화해 정신병을 치료하지만, 위장의 수용체를 공격해 메스꺼움, 설사, 발한 및 침 분비를 증가시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카루나는 무스카린 길항제인 트로스피움을 결합하면 부작용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트로스피움은 미국과 유럽에서 과민성 방광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로 혈액뇌장벽(blood-brain barrier, BBB)를 통과하지 않아 뇌 외부의 모든 자노멜린 효과를 차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엑사노멜라인+트로스피움을 병용했을 때 안전성과 유효성 등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조현병 치료제의 랜드마크 연구?

미국 콜롬비아대학 정신건강의학과 Jeffrey A. Lieberman 연구팀이 조현병 환자를 대상으로 KarXT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무작위  이중맹검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18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KarXT군(n=90), 대조군(n=92)으로 1:1 배치해 하루에 두번 약물을 5주 동안 투여했다. 엑사노멜라인은 최대 125mg까지, 트로스피움은 용량 당 30mg을 투여했다.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은 상태가 급성으로 악화돼 입원한 상태의 조현병 환자였다. 또 기준점에서 양성 PANSS 80점 이상인 환자들이었다.  망상, 환각 및 개념적 혼란을 포함한 7개의 양성 증상 항목 이외에도 7개의 음성 증상 항목도 포함돼 있었다.

PANSS는 조현병의 양성·음성 증후군 평가지표다.  30~210점이 범위인데 점수가 높으면 더 심한 정신병 증상을 나타낸다.

연구의 일차 목표점은 기준점에서 5주 동안의 총 PANSS 점수였다.

이차 목표점은 PANSS의 양성 하위점수, 질병 중증도에 대한 임상 전반 평가(CGI-S) 점수, PANSS 음성 하위점수, PANSS Marder 음성 하위점수 등이었다. 

체중증가, 추체외로증후군 등의 부작용 없어

연구 결과, 기준점에서 KarXT군의 PANSS 총 점수(평균)는 97.7, 대조군은 96.6이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양성 하위점수는 각각 26.4 vs 26.3, 음성 하위점수는 22.6 vs 22.8, CGI-S 점수는 5.0 vs 4.9였다. 

기준점에서 5주 동안의 변화는 KarXT -17.4점, 대조군은 -5.9점이었다(least-squares mean difference; LSMD, -11.6점; 95% CI, -16.1 to -7.1; P<0.001).

이차 목표점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다. 

PANSS 양성 하위그룹에서  KarXT군 -5.6, 대조군 -2.4(LSMD, -3.2점; 95% CI, -4.8 to -1.7; P<0.001)이었다. 또 CGI-S 점수(P<0.001)와 PANSS 음성 하위그룹(P<0.001)에서도 유의미한 점수를 나타냈다. 

임상상시험 중 나타난 주요 부작용은 변비, 오심, 구강 건조, 식욕부진, 구토 등이었다. 졸림, 몸무게 증가, 차분하지 못함, 추체외로증상 등은 두 군이 비슷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 KarXT는 내약성이 좋았다"며 "근육긴장이상, 파킨슨증, 지연성운동이상증 등의 추체외로증후군과 체증 증가 등 항정신병증과 관련 있는 부작용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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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비도파민을 타깃으로  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조현병과 다른 정신병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몇 가지 한계를 인정하기도 했다. 

우선 임상연구 기간 동안 급성 악화 양성 증후군을 보이는 참가자들이 입원했기 때문에 확실한 효능을 정의하는 게 어려웠다는 점이다.

또 연구에 성인만 포함됐다는 점과 5주라는 기간이 너무 짧았다는 것이다. 이에 연구팀은 앞으로 규모가 더 크고, 기간이 더 긴 연구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익사이팅한 결과지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결과를 "exciting"하다는 단어로 정리했다.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Thomas Sedlak 박사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조현병 치료를 위해 다른 메커니즘으로 작용하는 약물 연구가 있었지만, 시장에 출시된 제품은 없었다"며 "KarXT는 조현병 치료를 위해 지난 60년 동안 사용해온 매커니즘과 다르게 작용하기 때문에 매우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또 "이 연구의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주변 효과를 최소화하면서 뇌에 대한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복합약물을 연구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PANSS 결과에 대해서는 존경할만 하지만 기대했던 것 만큼은 아니라는 단서를 달았다.

Sedlak 박사는 "전체 PANSS 점수는 큰 변화가 있었지만, 예상했던 양성 증후군 지표의 큰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음성 증후군 지표도 큰 폭으로 떨어진 것도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KarXT는 불안, 우울, 죄책감, 충동억제, 방향감각 상실 등 주요 양성 또는 음성 증후군에 포착되지 않는 요소들을 타깃으로 했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익사이팅하지만 오래 지속되지 않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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