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S] 이탈리아 Luisa Longo 연구팀, 초발정신병과 ACE 수치 연관성 연구
초발정신병군 vs 건강한 사람군(대조군) ... 초발정신병군의 ACE 수치 유의미하게 낮아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정신병 영역에서도 바이오마커가 나올 수 있을까? 

안지오텐신전환효소(ACE)는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압을 높이는 작용을 하는 효소다.

최근 이탈리아 연구팀이 ACE가 정신증이 처음 발생한 초발정신증(first-episode psychosis, FEP)을 알아내는 데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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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바리알도모로대학 Luisa Longo 연구팀이 코호트 종단연구를 통해 초발정신증 환자와 건강한 사람을 비교하는 임상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초발정신증 환자의 ACE 수치가 유의미하게 감소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번 연구결과는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열린 국제정신분열병학회(SIRS)에서 발표됐다.

ACE와 초발정신증 관계는? 

최근 몇몇 연구에서는 ACE 수치가 혈중 농도 등의 변화를 통해 정신분열증을 포함한 신경학적 및 정신의학적 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초발정신증 환자의 항정신병적 반응과 기저질환의 발현에 대한 분자 매커니즘은 여전히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이에 연구팀은 초발정신증 환자를 대상으로 ACE 수치가 이미 변화가 일어났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초발정신증 환자(n=138명)와 건강한 사람(대조군, n=115명)을 비교 연구했다. 

또 초발정신증 환자 122명, 대조군 78명의 혈중 농도도 측정했고, 나이, 성별, 민족, 질병 기간, 흡연 상태, 정신병 약물인 클로르프로마진 등도 파악했다. 

그 결과 초발정신증 환자의 ACE 수치가 유의미하게 낮다는 것을 알아냈다(P=4.1x10-13).

연구팀은 또 초발 정신증 환자 19명, 대조군 18명의 뇌척수액(CSF) 수치를 측정했는데, 이 또한 초발 정신증 환자에서 유의미하게 낮았고(P=.01), 혈액과 CSF 수치 간 강한 상관관계(P =.0005)가 관찰됐다. 

연구팀은 치료 저항성과 ACE 관계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정신증 기준(Psychosis criteria)에 의해 치료반응과 저항성을 사용해 치료저항성이 있는 32명과 치료저항성이 없는 106명의 ACE를 비교한 것.

그 결과 치료 저항성이 있는 환자의 ACE가 유의미하게(P=.03) 낮았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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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또 초발정신증 환자 모두를 대상으로 ACE 수치와 임상 범위, 신경인지 범주 등의 관련성을 평가했다. 

처리 속도를 살펴보는 일련의 테스트와 함께 작업 기억력, 언어 학습 및 기억력, 시각 학습 및 기억력, 실행 기능 등을 살펴보는 테스트도 했다. 이외에도 양성 및 음성 증후군 척도(SANPS)를 평가한 후 이 점수를 모두 종합해 평가했다. 

그 결과 ACE 혈중 농도 수치와 양성 및 음성 증후군 간 심각도 관련성은 없었다. 하지만  언어기억력(P=.007)과 복합인지점수(P=.04) 수치는 유의미한 관련성이 있었다. 

치료 저항성이 있는 환자에게서 ACE 수치가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을 알아냈다며, ACE 변화 현상은 아마도 질병이 발병했을 당시부터 있었을 것이란 게 연구팀의 추측이다. 

Longo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또 다른 부부은 ACE 수치와 인지장애와의 관련성"이라며 "초발정신증 환자에서 ACE 수치가 낮을수록 신경인지능력이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주목할 만한 연구지만...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Thomas W. Sedlak 박사는 인지 장애에 대한 치료법이 없는 상태에서 이번 연구는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Sedlak 박사는 "환각과 망상, 언어장애 등에 대한 항정신병 약물은 많지만, 이들 약물이 인지장애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조현병에 대해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이 있는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는 연구를 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는 예비 연구이고, 동일한 환자에서 ACE의 종적 변화를 살펴보지 않았다는 점 등은 아쉬운 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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