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CORONADO, 1차 대유행 시기 입원환자 2796명 추적관찰
나이·미세혈관합병증·호흡곤란·염증표지자, 예후 악화와 연관
영국 연구팀 "40세 이상 젊은 제2형 당뇨병 환자, 백신접종 우선순위로"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프랑스에서 코로나19(COVID-19)에 감염돼 입원한 당뇨병 환자 5명 중 1명은 한 달 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프랑스 CORONADO 연구에서 확인한 것으로, 당뇨병 환자는 코로나19에 취약하고 감염 시 예후가 좋지 않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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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라면 40세의 젊은 나이일지라도 코로나19 백신접종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도 힘을 싣는다. 

프랑스 낭트대학병원 Matthieu Wargny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Diabetologia 2월 17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입원환자 2796명 중 577명 28일 내 사망

이번 연구에는 코로나19 1차 대유행 시기인 지난해 3월 10일~4월 10일 프랑스 68개 의료기관에 코로나19로 입원한 당뇨병 환자 2796명이 포함됐다. 추적관찰은 28일간 이뤄졌다. 

남성은 63.7%를 차지했고 평균 나이는 69.7세, 체질량지수(BMI) 중앙값은 28.4kg/㎡였다. 1차 목표점은 기관삽관 또는 사망으로 정의했다. 미세혈관합병증은 44%, 대혈관합병증은 38.6%에게서 확인됐다.

전체 환자군의 50.2%(1404명은) 입원 28일 이내에 퇴원했다. 입원기간(중앙값)은 9일이었다. 

반면 사망자는 577명(20.6%)으로 5명 중 1명이 입원 28일 이내에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95% CI 19.2~22.2). 이 외에 12.2%는 계속 입원했고 16.9%는 다른 병원으로 전원됐다. 

환자의 긍정적인 예후와 관련된 요인은 젊은 나이, 정기적인 메트포르민 치료 등이 꼽혔다. 코로나19 증상 발생부터 입원까지 기간도 퇴원과 양의 상관관계가 관찰됐다.

반면 고령의 나이, 미세혈관합병증 병력, 입원 시 호흡곤란, 백혈구·C반응단백(CRP)·아스파테이트아미노전이효소(AST) 등 염증 표지자 증가 등은 환자의 예후 악화와 연관돼, 퇴원 가능성을 낮췄다.

아울러 정기적인 인슐린 또는 스타틴 치료도 28일 내 사망과 관련된 요인으로 확인됐다. 특히 스타틴 치료군의 사망 위험은 42% 증가했다.

단, 이번 연구는 사후분석 연구라는 점에서 코로나19로 입원한 당뇨병 환자의 치료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리기 어렵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하나의 치료가 다른 치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결론을 도출할 수 없다는 것. 

Wargny 교수는 논문을 통해 "대유행 기간에 코로나19로 입원한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퇴원 또는 사망과 관련된 요인을 확인했다"며 "의료진이 환자의 퇴원 또는 사망 관련 예측요인을 확인하면 환자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당뇨병학회(Diabetes UK)의 Faye Riley 연구홍보책임자는 "코로나19로 입원한 당뇨병 환자 중 어떤 환자가 더 위험한지 파악한다면, 예후를 개선하고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5월 발표된 초기 CORONADO 결과에서는 코로나19로 입원한 제2형 당뇨병 환자 10.6%, 제1형 당뇨병 환자 5.6%가 입원 후 7일 이내에 사망했다(Diabetes Care 2020;43:e174~e177). 

코로나19 사망 위험, 40세 당뇨병=60세 비당뇨병?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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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는 코로나19에 취약하다는 점을 고려해 고령뿐 아니라 젊은 환자도 코로나19 백신접종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유럽 주요 국가들은 제2형 당뇨병 환자를 코로나19 백신접종 우선순위로 분류했다. 나이 기준은 50세 이상으로 제한한 경우가 대다수다. 

그런데 일각에서 나이 기준을 더 낮춰 40세 이상의 젊은 당뇨병 환자도 코로나19 백신을 우선접종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영국 로얄데본엑서터병원 Andrew P. McGovern 박사 연구팀은 당뇨병 관련 코로나19 사망에 대한 연령별 위험을 보고한 영국 연구인 △OpenSAFELY △QCOVID 그리고 영국 잉글랜드 중환자실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대상 연구인 △CHESS 등 세 가지 연구 데이터를 분석했다.

OpenSAFELY에는 1720만명의 데이터가 포함됐고 당뇨병 환자는 8.8%를 차지했다. 전체 90일 사망률은 0.06%였다.

600만명의 데이터가 포함된 QCOVID에서 당뇨병 환자는 7%였다. 전체 97일 사망률은 0.07%였다.

CHESS에는 1만 9256명의 환자 데이터가 포함됐고 당뇨병 환자는 18.3%를 차지했다. 30일 병원 내 사망률은 26.4%였다.

연구팀은 지난해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통계학자 David Spiegelhalte 교수가 발표한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당뇨병 환자의 코로나19 관련 사망 위험을 'COVID-나이'로 변환했다.

'COVID-나이'는 당뇨병이 있다면 코로나19 관련 사망에 영향을 받는 나이(유효나이)를 실제 나이에 더한 값이다. 예로 코로나19 환자의 실제 나이가 30세이고 당뇨병을 동반해 유효나이가 20세라면, 이들의 사망 위험은 50세인 비당뇨병 코로나19 환자의 사망 위험과 같다고 풀이할 수 있다.

먼저 QCOVID에서 40세 당뇨병 환자가 당뇨병이 있다면 유효나이는 20.4세로 COVID-나이는 60.4세였다. 즉 비당뇨병인 60세의 코로나19 관련 사망 위험과 유사했다. 

QCOVID에서 유효나이는 당뇨병 환자 나이가 증가하면서 감소했다. 50세인 당뇨병 환자의 유효나이는 16.4세였지만 60세에는 12.1세, 70세에서는 8.1세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70세인 당뇨병 환자의 COVID-나이는 78.1세로, 비당뇨병인 78세와 코로나19로 사망할 위험이 같았다.

이 같은 결과는 OpenSAFELY를 검토했을 때에도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CHESS에서는 당뇨병이 코로나19 사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McGovern 박사는 "당뇨병 환자들을 코로나19 백신접종의 적절한 순위에 둬야 한다. 특히 백신 도입이 더디게 진행되는 국가에서 더욱 중요하다"며 "코로나19 백신접종 우선순위를 정할 때 코로나19로 인해 높아진 중년의 당뇨병 환자의 사망 위험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한당뇨병학회는 지난달 성명서를 통해 당뇨병 환자에게 코로나19 백신접종 기회를 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임할 것을 독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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