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 임상 혜택은 덱사메타손군 84% vs 위약군 90%로 나타나
미국 하버드대 신경과 교수 "덱사메타손 사용하지 않은 쪽으로 저울 기울여"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코로나19(COVID-19) 치료제로 떠오른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덱사메타손'이 만성경막하혈종 환자의 예후 개선보다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6일 의학저널 NEJM에 발표된 Dex-CSDH 연구결과에 따르면 혈종 제거 수술을 받은 만성경막하혈종이 있는 성인 환자에서 덱사메타손은 위약보다 좋은 임상적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작고 이상반응(부작용) 발생 위험도 더 높았다. 

다만 덱사메타손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재수술을 받을 위험이 더 낮았다.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만성경막하혈종은 흔히 노인 인구에 발생하는 신경계 질환이다. 주요 증상은 인지장애, 보행 장애, 사지 쇠약, 두통으로 알려졌으며 진단하기 위해 두개골 영상이 사용된다. 

만성경막하혈종 치료에 주로 수술을 시행하지만, 수술받은 환자의 약 10~20%는 혈종 재발을 경험한다. 

복수의 체계적 문헌고찰에서 글루코코르티코이드를 수술과 함께 사용하면 안전하고 효과적일 수 있다고 발표됐지만, 현재까지 다기관 무작위 연구 등에서 덱사메타손의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한 근거는 제한됐다.

이에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피터 허친슨(Peter J. Hutchinson) 신경외과 교수팀은 덱사메타손의 효과를 검토하기 위해 2015년 8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만성경막하혈종 환자를 영국 내 다기관 무작위 임상시험에 모집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에 참여한 680명을 검토한 결과, 환자의 평균 나이는 74세, 94%는 입원 전에 혈종 제거 수술을 받은 병력이 있었다. 또한 환자의 60%는 수정랭킨척도(modified Rankin scale)에서 1~3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환자를 덱사메타손군과 위약군으로 나눴으며 최종적으로 375명은 2주 동안 1일 2회 경구용 덱사메타손을 복용(덱사메타손군), 373명은 위약을 복용했다. 

1차 목표점은 무작위 배정 6개월 이후 환자가 수정랭킨척도에 0~3점, 즉 "좋은 임상결과"로 설정됐다. 

연구 결과, 좋은 임상결과는 덱사메타손군의 약 84%, 위약군의 약 90%에서 나타났다(-6.4%p 차이, 95% CI -11.4~1.4, p=0.01). 또한 위약군보다 덱사메타손군에서 이상반응 발생률도 더 높았다. 

다만 혈종 재발에 대한 재수술률은 덱사메타손군에 1.7%, 위약군에 7.1%로 덱사메타손군에 더 낮았다. 
허친슨 교수팀은 "(연구에 참여한) 대부분의 만성경막하혈종 성인 환자는 입원 기간에 혈종 제거 수술을 받았으며, 6개월 시점에서 덱사메타손군은 위약군보다 좋은 임상결과 가능성이 작고 부작용 발생률이 더 높았지만 덱사메타손군은 재수술률이 더 낮았다"고 밝혔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부속 브리검여성병원 앨런 로퍼(Allan H.Ropper) 신경과 교수는 논문 동반 사설에서 "환자 680명을 6개월 추적관찰해서 도출된 '90% vs 84%'라는 주요 결과는 역설적"이라면서 "이번 연구의 양군(덱사메타손군·위약군)에서 각각 약 90%가 경질막밑삼출(subdural collection)을 배설했기 때문에 덱사메타손이 초기 수술의 필요성을 줄였는지 파악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로퍼 교수는 또한 "2차 목표점 분석에서 재수술 발생률은 위약군 8%, 덱사메타손군 2%로 나타나 두 군의 재수술 비율은 모두 낮고 승산비(OR) 주변의 신뢰구간에는 1이 포함됐다"면서 "결국 덱사메타손군에서 좋은 임상결과 비율이 낮았으며 이상반응 발생률은 더 높아 덱사메타손 비사용에 저울이 기울인다"고 피력했다. 

이어 "이번 임상시험에서 글루코코르티코이드에 이점이 없는 것으로 보여줌으로써 50년 동안 지속된 중요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공하지만, 글루코코르티코이드가 경질막밑삼출을 축소하고 재수술의 필요성을 줄이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다"면서 "다만 이번 연구는 만성경막하혈종에 글루코코르티코이드로 사용에 대한 선호도를 확실히 감소시킨다"고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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