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과 공동연구
혈청 내 'YKL-40 수치', 질병 활성도 반영 탁월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면역계통의 이상으로 소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희귀 자가면역 질환인 'ANCA 연관 혈관염(항호중구세포질항체 연관 혈관염)'의 활성도를 평가할 수 있는 유용한 바이오마커가 발견됐다.

(왼쪽부터) 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상원 교수, 용인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안성수 교수, 연세의대 윤태준 박사과정.
(왼쪽부터) 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상원 교수, 용인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안성수 교수, 연세의대 윤태준 박사과정.

세브란스병원 이상원 교수(류마티스내과)와 용인세브란스병원 안성수 교수(류마티스내과), 연세의대 윤태준 박사과정 연구팀은 ANCA 연관 혈관염 환자들에서 혈청 내 'YKL-40 수치(Chitinase-3-like 1 protein)'가 질병 활성도를 잘 반영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의 맥아두 교수팀과 함께 진행했다.

연구 결과는 'Chitinase-3-like 1 protein을 이용한 항호중구세포질항체 연관 혈관염의 질병 활성도 평가'라는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Arthritis Research & Therapy(IF 4.103)'에 최근 게재됐다.

ANCA 연관 혈관염은 주로 작은 크기의 혈관에 괴사성 염증을 유발한다. 

임상, 혈액, 조직학적 소견에 따라 △육아종 다발혈관염 △미세다발 혈관염 △호산구성 육아종 다발혈관염으로 구별한다.

수십 년 동안 많은 연구를 통해 ANCA 연관 혈관염에 대한 이해가 증가하고 새로운 치료방법이 생겨 환자들의 예후도 향상됐지만 적절한 치료방법을 선택하고 질환의 재발과 치료저항성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질병 활성도에 대해 정확한 평가가 중요하다.

현재까지 ANCA 연관 혈관염의 질병 활성도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로는 △BVAS(Birmingham vasculitis activity score) △physicial global assessment △disease extent index △FFS(five factor scoreS) 등이 개발·사용되고 있다.

이 중 BVAS는 ANCA 연관 혈관염의 질병 활성도를 평가하기 위해 가장 널리 사용되는 지표다. 

하지만 관찰자 간의 일치성이 높지 않고 평가 과정이 매우 복잡해 임상 진료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ANCA 연관 혈관염의 질병 활성도를 효과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간편한 바이오마커의 개발 필요성이 대두됐다.

연구팀은 YKL-40 당단백질에 주목했다. 

ANCA-연관 혈관염 환자의 질환 상태에 따른 혈청 YKL-40 수치 비교. (a)심한 질병 상태를 가진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 (b)높은 FFS를 가진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
ANCA-연관 혈관염 환자의 질환 상태에 따른 혈청 YKL-40 수치 비교. (a)심한 질병 상태를 가진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 (b)높은 FFS를 가진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

YKL-40는 인간 골육종 세포에서 처음 발견된 분비 당단백질로, 이전 연구에서 '거대세포 동맥염과 타카야수 동맥염과 같은 큰 혈관을 침범하는 질환들에서 혈청 내 YKL-40 수치가 증가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

또한 류마티스 관절염, 건선 관절염, 염증성 장질환 등 '다양한 류마티스 질환에서도 혈청 내 YKL-40이 질병 활성도와 연관있다'고 알려졌다. 

이번 연구에서는 혈청 내 YKL-40이 ANCA 연관 혈관염의 질병 활성도와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 류미티스내과의 'ANCA 연관 혈관염 전향적 코호트'에 등록된 환자 60명의 혈청을 이용해 분석을 시행했다.

분석결과 혈청 내 YKL-40 수치는 ANCA 연관 혈관염에서 질병 활성도와 예후를 반영하는 지표인 BVAS 및 FFS와 연관성이 높으며, 심한 질병 상태와 높은 FFS를 갖고 있는 환자에서 유의하게 증가돼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영국 환자들의 혈청에서 YKL-40 수치를 측정했을 때도 유사한 소견이 관찰됐고 신장 조직을 이용한 면역 염색에서도 그 발현이 증가한 것을 발견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분석한 질병 활성기(왼쪽)와 관해기(오른쪽) 상태에서의 혈청 YKL-40 수치.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분석한 질병 활성기(왼쪽)와 관해기(오른쪽) 상태에서의 혈청 YKL-40 수치.

아울러 YKL-40 수치의 상승이 질병의 중증도를 독립적으로 반영할 수 있었으며, 치료 후 환자들의 질병 활성도가 감소한 경우 혈청 내 YKL-40이 유의하게 감소하는 결과가 확인됐다.

이 교수는 "혈청 내 YKL-40 수치는 ANCA 연관 혈관염의 질병 활성도를 잘 반영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신장 조직 내에서도 발현이 증가하는 것은 이를 뒷받침하는 소견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질병 활성도가 감소하는 경우 혈청 내 YKL-40이 감소했다"라며 "ANCA 연관 혈관염 환자들에서 혈청 내 YKL-40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질병 활성도 평가의 유망한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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