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코로나19 예후 개선"...WHO 권고한 스테로이드 4가지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코르티코스테로이드계 약물(스테로이드)이 코로나19 중증환자의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세계보건기구(WHO)는 덱사메타손을 포함한 4가지 약물을 중증환자군에 권고했다. 

지난 2일 스테로이드가 중증환자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 3개가 의학저널 JAMA에 동시에 게재되면서 WHO는 '코로나19에 코르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s for COVID-19: Living Guidance)' 지침을 발표했다. 

이번 지침은 중증 코로나19 환자에 덱사메타손, 하이드로코르티손, 메틸프레드니솔론, 프리드니손 등 코르티코스테로이드 4가지를 권고했다. 중증환자가 아닌 경증·중등도 환자에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추천하지 않았다. 

WHO는 ▲7~10일 동안 1일 덱사메타손 6mg 요법을 우선권고 하고 ▲7~10일 동안 하이드로코르티손 50mg을 8시간마다 투여하는 요법 ▲7~10일 동안 메틸프레드니솔론 10mg을 6시간마다 투여요법 ▲7~10일 동안 1일 프리드니손은 6mg 요법을 대안으로 사용 가능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전에 스테로이드는 중증 감염에 사용하는 것은 논란이 있었지만 신종 감염병에 치료제를 찾는 과정에서 스테로이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고 관련 연구들이 진행됐다.

이번 WHO 권고는 지난 2일 JAMA에 게재된 연구 결과들에 기반한다. 

브라질 연구팀은 중증 코로나19 환자에 덱사메타손을 표준치료에 비교·분석한 CoDEX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덱사메타손은 RECOVERY 예비연구에서 중증환자의 사망률을 낮춘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지만 전문가들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oDEX는 RECOVERY에 이어 덱사메타손 효능을 확인한 무작위 대조군 임상 3상 연구다. 중등도~중증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을 동반한 코로나19 환자 299명을 포함했다.

브라질 연구팀은 중증환자 151명을 덱사메타손+표준치료군, 148명을 표준치료군에 무작위로 배정해 치료 끝에 인공호흡기 필요 없이 생존한 환자 수를 검토했다. 환자 평균 나이는 61세, 37%는 여성이었다. 

그 결과, 덱사메타손+표준치료군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존하지 않는 평균 기간은 6.6일, 표준치료군은 4일이었다 (6.6일 vs 4일). 분석 결과 덱사메타손+표준치료군은 표준치료군보다 인공호흡기에 의존하지 않은 기간이 2.26배 길었다(95% CI, 0.2-4.38, P=0.04). 

CoDEX 연구결과가 게재된 동시에 하이드로코르티손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프랑스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무작위 대조군 임상 3상 연구는 코로나19 환자 149명 상대로 하이드로코르티손이 코로나19에 연관된 급성호흡부전을 치료하는데 효과적인지 검토했다.

그 결과, 21일 시점에 저용량 하이드로코르티손은 위약보다 코로나19 치료 실패율을 낮추지 않았다(42.1% vs 50.7%).

그러나 이번 연구는 덱사메타손의 긍정적 결과가 보도자료에 발표된 후 조기중단됐기 때문에 등록 예정된 환자 290명을 채우지 못하고 149명에 멈춰 통계적 검정력이 부족한(statistically underpowered) 연구일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팀이 설명했다.

또 두 그룹 간 통계적 차이는 없었지만 하이드로코르티손군에서 낮아진 사망률은 덱사메타손군과 일관된다고 연구팀이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WHO REACT(Rapid Evidence Appraisal for COVID-19 Therapies) 워킹그룹이 발표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중증 코로나19 환자에서 코르티코스테로이드는 표준치료·위약보다 낮은 사망률과 연관됐다.

이번 전향적 메타분석은 코로나19 환자 1703명을 포함한 무작위 연구 7개를 분석해 28일 이내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이 코르티코스테로이드군에서 더 낮았다고 밝혔다(OR 0.66, 95% CI, 0.53-0.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