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김성한 교수 "산소치료 필요한 중증환자 사망률 감소...추가 연구 필요"

서울아산병원 김성한 교수(감염내과)
서울아산병원 김성한 교수(감염내과)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코로나19(COVID-19) 감염증 치료에 "돌파구"로 예고되는 덱사메타손 예비 RECOVERY 연구 결과에 대해 국내 감염내과 교수는 긍정적인 평가를 했으나 데이터가 부족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서울아산병원 김성한 교수(감염내과)는 본지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RECOVERY 연구 결과에 따르면 덱사메타손은 코로나19 환자, 특히 인공호흡기를 사용하거나 산소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에서 사망률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며 "따라서 덱사메타손은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는 중증 환자에서 사용이 추천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교수는 통상적으로 치료제가 효과를 임상 1상, 2상, 3상 연구를 걸쳐 입증한다고 강조했다. 즉 이번 RECOVERY 연구는 위약군을 포함한 다기관, 무작위 투여 연구로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을 유의하게 줄임을 높은 수준의 증거(high quality evidence)로 증명했지만, 예비 연구(preliminary study)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17일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린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의 RECOVERY(Randomised Evaluation of COVid-19 thERapY)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입원한 중증 환자의 사망 위험을 약 35% 줄인다고 밝혔다. RECOVERY는 무작위 대조군 연구로, 영국 NHS의 175개 병원에서 등록된 코로나19 환자 1만 1500명 이상을 포함했다.

영국 연구진은 환자를 10일 덱사메타손 6mg군(n=2104, 덱사메타손군)과 표준치료군(n=4321)로 무작위 배정했다. 표준치료군에서 28일 사망률은 인공호흡기가 필요한 환자(41%)에서 가장 높았으며, 산소치료(25%)만 필요한 환자에서는 보통의 수준, 인공호흡기·산소치료가 필요 없는 환자(13%)에서 가장 낮았다.

연구 결과, 덱사메타손은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은 환자의 사망 위험을 약 3분의 1로 줄였다(RR 0.65, 95% CI 0.48~0.88, p=0.0003). 또 덱사메타손은 산소치료를 받은 환자의 사망 위험을 5분의 1로 줄였다(0.80, 95% CI 0.67~0.96, p=0.0021).

그러나 약물은 인공호흡기·산소치료가 필요 없는 환자의 사망 위험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1.22, 95% CI 0.86~1.75, p=0.14). 

RECOVERY 연구팀은 "결과에 따르면 인공호흡기 치료받는 환자 8명을 치료하면 1명의 사망 사건을 예방할 수 있고, 산소 치료받는 환자 25명을 치료하면 1명의 사망 사건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덱사메타손 사용은 중증 환자이면서 증상이 생긴 지 1주가 지난 경우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인플루엔자, 메르스와 같은 다른 바이러스 질환보다 면역 병태생리가 질환의 후기에 중요한 요소임을 시사합니다"고 밝혔다.

이어 "면역조절제가 이 질환에서는 애초에 생각했던 것보다 치료보조제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고, 여기에 대한 활발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이 연구는 덱사메타손 사용이 바이러스 배출량에 미치는 영향, 단기 부작용으로 혈당 조절의 어려움 및 세균 또는 진균 폐렴 조장, 장기 부작용으로 비혈관성 괴사 등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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