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망막병증 원인이라는 '오명' 벗은 GLP-1 제제
당뇨망막병증 원인이라는 '오명' 벗은 GLP-1 제제
  • 박선혜 기자
  • 승인 2020.08.0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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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pertension 2020] 강동경희대병원 정인경 교수, 'GLP-1 제제와 미세혈관 합병증' 주제로 발표
GLP-1 제제 치료 초기에 급격한 혈당강하로 발생률 증가…직접 악화시키지 않아
강동경희대병원 정인경 교수는 7~8일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동시 개최된 제52회 대한고혈압학회 춘계국제학술대회(Hypertension Busan 2020)에서 'GLP-1 제제와 미세혈관 합병증(Microvascular Outcomes of GLP-1RA)'을 주제로 발표했다.
▲강동경희대병원 정인경 교수는 7~8일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동시 개최된 제52회 대한고혈압학회 춘계국제학술대회(Hypertension Busan 2020)에서 'GLP-1 제제와 미세혈관 합병증(Microvascular Outcomes of GLP-1RA)'을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대사증후군 개선에 유용한 치료제로 주목받는 항당뇨병제 GLP-1 수용체 작용제(이하 GLP-1 제제)가 미세혈관 합병증인 '당뇨망막병증'의 유발 원인이 아니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GLP-1 제제 치료 시작 후 당뇨망막병증 발생률이 높아졌다는 보고가 있지만, 이는 치료 초기에 혈당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당뇨망막병증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즉 GLP-1 제제가 당뇨망막병증을 악화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는 것.

강동경희대병원 정인경 교수(내분비대사내과)는 7~8일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동시 개최된 제52회 대한고혈압학회 춘계국제학술대회(Hypertension Busan 2020)에서 'GLP-1 제제와 미세혈관 합병증(Microvascular Outcomes of GLP-1RA)'을 주제로 7일 발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지난 5월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COVID-19) 대유행으로 한차례 연기돼 부산에서 열렸다. 

2009년 발표된 환자 사례 보고에 따르면, GLP-1 제제를 투약한 환자는 치료 초기부터 혈당이 빠르게 조절됐지만 당뇨망막병증이 악화됐다(Diabet Med 2009;26:190). 

이와 함께 GLP-1 제제의 심혈관계 영향 연구(CVOT)에서도 치료 시작 후 당뇨망막병증 발생률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된다. 대표적으로 세마글루타이드의 SUSTAIN-6 연구에서는 치료 초기에 당뇨망막병증 발생률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 환자군의 당화혈색소는 세마글루타이드 치료 초기에 크게 감소했다. 

정 교수는 세마글루타이드 투약 후 당뇨망막병증 발생률이 높아진 원인에 대해, 세마글루타이드가 다른 GLP-1 제제보다 당화혈색소를 더 강력하게 낮추면서 이로 인해 당뇨망막병증이 악화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초기부터 혈당을 강력하게 조절하면 당뇨망막병증이 악화될 수 있다는 사실은 인슐린 치료에 따른 합병증 예방 효과를 평가한 DCCT(Diabetes Control and Complication Trial) 연구에서 확인된다(Arch Ophthalmol 1998:116;874~886). 

미국 제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서는 인슐린 집중치료(intensive)를 받은 환자는 혈당이 크게 감소했지만 치료 초기에 당뇨망막병증이 악화됐다.

정 교수는 "DCCT 연구에서 당뇨망막병증 악화는 치료 5~10년이 지나면서 개선됐다. 치료 초기에 당뇨망막병증이 악화된 이유는 혈당이 급격하게 빨리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세포 내 혈당이 높은 상태에서 혈액 내 포도당이 부족해지면 세포 안으로 포도당이 적게 이동하면서 당뇨망막병증이 진행된다. 즉 초기 급격한 혈당강하로 당뇨망막병증이 악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세마글루타이드 관련 임상연구인 SUSTAIN 프로그램을 통해 등록 당시 당뇨망막병증 동반 여부에 따라 하위분석한 결과, 당뇨망막병증이 있었던 환자군에서 치료 초기에 당뇨망막병증 악화가 관찰됐다(Diabetes Obes Meta 2018;20:889~897). 또 초기에 혈당이 크게 감소한 환자군에서 당뇨망막병증 악화 소견이 보고됐다.

이와 함께 영국에서 진행된 리얼월드 연구에서도 경구용 GLP-1 제제를 복용한 환자군은 치료 시작 후 6개월~1년 동안 당뇨망막병증 발생 위험이 1.44배 증가했고 1년 이후에 그 위험이 감소했다(Diabetes Care 2018;41(11):2330~2338).

정 교수는 "치료 초기에 혈당이 빠르게 조절되면서 당뇨망막병증 악화 소견이 보고됐지만, 치료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러한 문제는 없어졌다"면서 "이는 GLP-1 제제가 당뇨망막병증의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치료 초기의 급격한 혈당강하 때문에 당뇨망막병증 악화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임상에서는 GLP-1 제제 치료를 시작할 경우 당뇨병 환자에게 당뇨망막병증 악화 소견이 있는지 확인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정 교수는 "GLP-1 제제 치료 초기에 혈당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당뇨망막병증 발생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이지만, GLP-1 제제가 악화 원인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며 "임상에서는 GLP-1 제제 치료 시작 후 환자의 혈당이 급격하게 감소했다면 당뇨망막병증 검사(retinal screening)를 반드시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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