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 2017]포도당 급격히 저하되면서 망막병증 위험에 본래 취약

 

GLP-1 수용체 세마글루타이드의 당뇨망막병증 부작용을 놓고 "약의 문제만은 아니다"라는 주장이 나왔다. 

덴마크 스테노 당뇨병센터 Tina Vilsbø박사는 9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ADA 2017 발표연자로 참석해 "망막병증이 발병한 환자 대부분은 당뇨병 유병기간이 훨씬 길었고, 당화혈색소 수치 등도 높았다"면서 "즉 약물 자체의 부작용이 아닌, 연구 진행 전부터 이미 망막병증 위험 요인을 동반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세마글루타이드는 SUSTAIN-6 연구를 통해 심혈관 예방효과를 증명했지만, 동시에 일부 환자에서 당뇨망막병증 부작용이 문제가 됐다. 

SUSTAIN-6 연구는 제2형 당뇨병 환자 3297명을 세마글루타이드 0.5㎎ 또는 1㎎ 처방군과 위약군으로 분류해 104주 동안 세마글루타이드의 심혈관 예방 효과를 알아봤다.

대상군은 제2형 당뇨병 진단을 받은 50세 이상 성인으로, 뇌혈관, 말초혈관 질환, 만성심부전 등을 동반하고 있거나, 60세 이상이면서 잠재적인 심혈관질환 위험이 있는 환자들이 대거 포함됐다.

1차 종료점은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인 심혈관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또는 비치명적인 뇌졸중 등의 발생률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한 환자가 위약군 대비 심혈관사건 발생률이 26% 더 낮았다. 

MACE 발생률 역시 세마글루타이드가 6.6%(108명)로 8.9%(146명)인 위약군보다 2.3% 더 낮았다. 세부적으로 비치명적인 심근경색 발생률이 세마글루타이드 2.9% 위약군은 3.9%로 나타났다. 비치명적인 뇌졸중도 세마글루타이드 1.6%, 위약군 2.7%로 세마글루타이드군에서 1.1% 더 낮았다.

강력한 혈당조절이 망막병증 원인일 수도 

문제는 치료과정에서 당뇨망막병증 발생률이 위약군(18%) 대비 76%까지 증가한 부분이다. 

Vilsbø박사는 이를두고 A1C가 높은 환자에서 강력한 혈당조절이 오히려 해가 된 사례라고 말했다. 실제로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동안 세마글루타이드 치료유무와 상관없이 A1C가 급격히 감소한 환자에서 당뇨망막병증이 발생했다.

현재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 유병기간과 혈중 당화혈색소 수치가 주요 위험인자로 알려졌다.

Vilsbø박사 "A1C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기존 당뇨망막병증 발병 위험이 높았던 환자에게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또 LEADER 연구결과를 예로 들면서 "리라글루타이 복용 환자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치는 아니지만 당뇨망막병증 부작용이 보고됐다"면서 "망막병증 위험요인을 동반한 환자나 이미 망막병증을 동반한 이력이 있는 환자의 경우, 세마글루타이드 등을 쓸 때는 낮은 용량으로 먼저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망막병증 위험 환자, 약물 용량 낮춰야 

이는 SUSTAIN-6 연구과정에서, 당뇨망막병증이 발생한 환자만 따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증명됐다. 

Vilsbø박사가 SUSTAIN-6 연구에 참여한 3297명 가운데 당뇨병망막병증을 경험한 79명을 재분석했다. 

그랬더니, 이들 모두 당뇨병 유병기간이 17.5년으로 기존 대상군(13.9년)보다 더 길었고, 평균 A1C 역시 9.4%로 평균 8.7%보다 0.7% 더 높았다. 인슐린을 복용하고 있는 비율도 75.9%로 58%인 기존 대상군보다 유의미하게 높았다. 

그는 "망막병증 합병증이 생긴 환자의 80% 이상이 이전에 당뇨망막병증 발병 이력이 있는 것으로 재차 확인됐다"면서 "이들은 혈당강하제를 복용했을 때 혈당 조절 개선효과가 유독 빠르게 나타나는 것은 물론, A1C 수치도 2.5% 가까이 급격히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사는 "포도당이 급속도로 저하되면, 당뇨망막병증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라면서 "세마글루타이드와 같은 혈당조절 효과가 매우 뛰어난 약물을 이용해 치료할 경우에는 이처럼 망막병증 위험요인을 동반한 환자에서는 용량을 줄이는 등 보다 세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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