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 김대중, 정유리 교수팀, 건보공단 데이터 활용해 DPP-4 억제제와 비교
망막병증 없는 환자, SGLT-2 억제제 치료 시 DPP-4 억제제보다 망막병증 위험 11%↓
김대중 교수 "최초로 망막병증 예방 가능성 제기…장기간 영향 분석 위한 RCT 필요"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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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항당뇨병제인 SGLT-2 억제제가 DPP-4 억제제보다 제2형 당뇨병 환자의 망막병증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아주대병원 김대중 교수(내분비내과)· 이기황(안과), 정유리 교수(안과) 공동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SGLT-2 억제제를 복용한 제2형 당뇨병 환자는 DPP-4 억제제 치료를 받은 환자와 비교해 망막병증 발생 위험이 낮았다.

현재까지 SGLT-2 억제제가 망막병증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뿐 아니라 리얼월드 연구가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그 가능성을 처음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 

단 이 결과는 망막병증이 없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망막병증이 있는 환자의 합병증 진행을 막는 효과는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후향적 코호트 연구로 진행된 이번 결과는 PLOS ONE 10월 28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구는 당뇨병성 신증과 망막병증의 병인이 유사다는 점에서, SGLT-2 억제제가 신장보호 효과를 입증한 만큼 망막병증 예방 효과도 있을 것으로 가정하고 진행됐다. 

SGLT-2 억제제의 대조약은 임상에서 주로 처방되는 DPP-4 억제제로 설정했다.

건보공단 데이터베이스에서 2014~2016년 SGLT-2 억제제 또는 DPP-4 억제제 치료를 시작한 18세 이상 제2형 당뇨병 환자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망막병증 위험도는 성향점수매칭법을 이용해 1:1로 비교했다. 

추적관찰(중앙값) 기간은 망막병증이 없는 제2형 당뇨병 환자(치료군별 2만 175명)가 234일, 망막병증이 있는 환자(치료군별 4663명)가 249일이었다. 

먼저 망막병증이 없는 제2형 당뇨병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SGLT-2 억제제군의 망막병증 발생 위험이 DPP-4 억제제군보다 11% 낮았다(HR 0.89; 95% CI 0.83~0.97).

SGLT- 2 억제제가 망막병증 발생 위험을 낮추는 효과는 △심혈관질환 과거력 동반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 △공복혈당 126mg/dL 미만 △수축기혈압 140mmHg 미만인 환자군에서 더 컸다. 

그러나 망막병증이 있는 환자의 망막병증 진행을 막는 효과는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가 다르지 않았다. 

망막병증이 있는 SGLT-2 억제제군과 DPP-4 억제제군을 비교한 결과, SGLT-2 억제제군에서 망막병증 진행 위험이 6% 낮아지는 경향성만 확인됐고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HR 0.94; 95% CI 0.78~1.13).

김대중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SGLT-2 억제제가 망막병증에 미치는 영향을 본 무작위 대조군 연구, 리얼월드 연구가 없었다. 최초 연구라는 데 의미가 있다"며 "결과적으로 망막병증이 없는 제2형 당뇨병 환자는 SGLT-2 억제제 치료 시 DPP-4 억제제보다 망막병증 발생 위험이 낮았다. 다만 기존에 망막병증을 진단받은 환자에게는 SGLT-2 억제제가 망막병증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연구를 계기로 향후 SGLT-2 억제제의 망막병증 예방 효과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연구만으로 SGLT-2 억제제가 DPP-4 억제제보다 망막병증 예방에 더 효과적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예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며 "본 데이터에서 분석한 환자 수가 적고 추적관찰 기간도 짧다는 제한점이 있다. 국내 데이터뿐 아니라 국외 데이터를 모은다면 환자 수가 많아지니 더 유의한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로써 SGLT-2 억제제가 어떻게 망막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지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향후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SGLT-2 억제제가 망막병증에 장기간 미치는 영향을 보기 위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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