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IFY 연구 이끈 헬싱키대 Paivi Maria Paldanius 교수,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 발표
VERIFY 연구 결과 기반 제2형 당뇨병 가이드라인 변경 필요
빌다글립틴+메트포르민 효과·안전성은 입증...추가 연구로 다른 병용요법 연구도 필요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초기 당뇨병 환자 치료에 메트포르민 단독요법 시대는 무너져 내리고 있다"

8일 코로나19(COVID-19) 사태를 맞아 온라인으로 개최된 '제33차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핀란드 헬싱키대 Paivi Maria Paldanius 교수는 이같이 밝히면서 제2형 당뇨병 치료에서 단독요법 대신 조기 빌다글립틴+메트포르민 병용요법이 당뇨병 가이드라인에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8일 핀란드 헬싱키대 Paivi Maria Paldanius 교수는 온라인으로 개최된 '제33차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8일 핀란드 헬싱키대 Paivi Maria Paldanius 교수는 온라인으로 개최된 '제33차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VERIFY 연구를 이끈 Paldanius 교수는 이날 "제2형 당뇨병 가이드라인에 메트포르민 단독요법 권고를 삭제하고 효과적인 혈당 조절를 위해 빌다글립틴(가브스정)+메트포르민 병용요법 치료를 권고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현재 제2형 당뇨병 가이드라인에 권장되는 1차 치료전략은 메트포르민 단독요법이다. 혈당 조절에 실패한 경우 병용요법을 진행하다. 

그러나 본지가 이전에 보도한 VERIFY라는 랜드마크 연구에 따르면 제2형 당뇨병 환자에 메트포르민 단독요법이 병용요법만큼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나타나 당뇨병 치료전략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Paldanius 교수는 VERIFY 연구에서 제2형 당뇨병 환자 초기 치료부터 병용요법을 시작하는 전략이 메트포르민 단독요법보다 장기적인 혈당 조절 측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에 따라 현재 가이드라인은 시대에 뒤쳐져있다고 피력했다.

Paldanius 교수는 "현재 당뇨병 관리에서 역설(paradox)가 있어 업데이트된 당뇨병 가이드라인보다 더 명확한 지침이 필요하다"면서 "업데이트 된 지침에도 불구하고, 가이드라인은 여전히 1차 치료전략에 메트포르민 단독요법과 포괄적인 생활습관 관리 및 식이중재를 초기 당뇨병 관리의 초석으로 권고하고 있지만 이는 VERIFY 연구결과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VERIFY는 초기 제2형 당뇨병으로 새로 진단된 환자에 조기 병용요법 치료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치료 강화를 위한 덜 빈번한 개입이 피료한 표적 AIC 수준의 혈당 내구성을 증가시켰다고 보여줬다"며 "저혈당증 및 체중 증가율이 낮출뿐만 아니라 혈당 조절 시작 및 최적화와 관련된 치료관성 감소 가능성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뿐만 아니라 메트포르민 단독요법을 고집하는 가이드라인의 근거는 상당히 부족하다고 Paldanius 교수가 설명했다. 모든 메트포르민 단독요법 임상 연구를 검토하면, 단독요법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는 연구는 UKPDS에서 나온 결과가 유일하다. 

따라서 Paldanius 교수는 "메트포르민이 당뇨병 치료의 핵심 시대는 '무너져 내리고 있다(crumbling in position)'"고 피력했다.

당뇨병 가이드라인은 VERIFY 연구 결과를 반영해야

VERIFY 연구에서 병용요법이 내구성 및 다양한 혈당 이점을 향상시키는 데 더 효과적일뿐만 아니라 매우 낮은 혈당 수준에도 불구하고 체중 증가의 위험없이 동등하게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메트포르민 단독요법과 병용요법을 비교하는 연구들을 보면, 초기 치료 실패까지의 중앙값 시간은 모든 전 세계 인구에서 초기 메트포르민 단독요법의 전반적인 혜택 부족이 확인됐다. 또, 병용요법을 초기에 도입하지 않고 단독요법 이후 사용한다면 장기간 혜택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Paldanius 교수는 "이러한 근거로 통해 '하나'가 '둘'보다 더 좋지 않다는 것을 입증한다"며 "2차 분석에서는 또한 안하는 것보다 늦게하는 것이 낫다(better late than never)라는 속담도 당뇨병에서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고 피력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가이드라인은 여전히 메트포르민 단독요법을 권고하고 있어 Paldanius 교수는 지침을 변경해 초기 치료에 병용요법을 권고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나 Paldanius 교수에 따르면 메트포르민 자체는 좋은 약제다. 메트포르민은 혈장·사후혈장 혈당을 모두 낮추고, 혈당 생성 감소, 혈당흡수 및 인슐린 신호 증가, 지방산 베타산화 감소를 통해 과도한 간 혈당 생성 억제 등 다양한 이점이 있다. 

따라서 메트포르민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보다 메트포르민을 다른 약제와 병용요법으로 사용해 당뇨병 초기 치료에 시너지를 일으키는 치료를 할 필요가 있다.

병용요법은 모든 조기 당뇨병 환자에 적용할 수 있다

아울러 Paldanius 교수는 병용요법을 누구한테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8일 핀란드 헬싱키대 Paivi Maria Paldanius 교수는 온라인으로 개최된 '제33차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8일 핀란드 헬싱키대 Paivi Maria Paldanius 교수는 온라인으로 개최된 '제33차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VERIFY 연구에서 다양한 환자군에서 AIC 수치가 5년 동안 병용요법 복용자에서 현저히 낮았으며, 심혈관 혜택도 병용요법군에서 일관되게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였다. 

또, 40세 이하에서 처음으로 발생된 당뇨병에서 혈당 조절 상실의 중앙값은 약 18개월로, VERIFY 연구에서 이러한 환자에 메트포르민 단독요법을 초기에 사용하는 것이 특히 위험하다고 보여줬다. 

따라서 이러한 결과는 인종, 성별, 나이 등이 다양한 환자군에서 조기 병용요법 도임에 힘을 실어주지만 현재 가이드라인은 몇몇 환자에서만 효과가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따라서 Paldanius 교수는 "메트포르민 단독요법이 우수하다는 근거는 부족해 현재 가이드라인이 병용요법이 몇몇 환자에만 이점이 있다는 권고안을 철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어떤 병용요법을 사용해야 하는가?

VERIFY 연구는 빌다글립틴+메트포르민 병용요법에 대한 결과를 보여줘 Paldanius 교수는 추가적인 연구가 나올 때까지 빌다글립틴 병용요법을 권장했다. 

8일 핀란드 헬싱키대 Paivi Maria Paldanius 교수는 온라인으로 개최된 '제33차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8일 핀란드 헬싱키대 Paivi Maria Paldanius 교수는 온라인으로 개최된 '제33차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현재 당뇨병에 사용할 수 있는 약제는 약 7개 계열로, 병용요법 치료는 21개까지 나올 수 있다. 환자가 구강 약제 및 고정된 병용요법을 선호하는 것을 고려하면서 당뇨병의 '불길한 옥텟(ominous-octet)'과 '악한 열한개(evil eleven)'을 최대한 막는 병용요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Paldanius 교수가 권장했다. 

아울러 VERIFY 연구에서는 빌다글립틴+메트포르민 병용요법은 불길한 옥텟의 8개 중 7개를 막는 것으로 나타나 DPP-4 계열인 빌다글립틴과 메트포르민에 대한 장기 임상 혜택은 현재 이러한 병용요법에서만 있다. 

따라서 Paldanius 교수는 다른 병용요법에 대한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한 근거를 찾아내기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곧 발표될 GRADE(Glycemia Reduction Approaches in Diabetes: A Comparative Effectiveness Study) 연구가 이런 점에서 근거를 제시해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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