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종식 가능성 낮아 환자 감소 자화자찬보다 장기전 메시지 준비해야
사회합의 통한 사회적 거리두기 위한 세분화된 지침 나와야

좌측부터 고광필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최원석 고려의대 감염내과 교수, 윤석준 고려대보건대학원 원장(고려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천병철 고려의대 예방의학가 교수, 백종우 경희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좌측부터 고광필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최원석 고려의대 감염내과 교수, 윤석준 고려대보건대학원 원장(고려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천병철 고려의대 예방의학가 교수, 백종우 경희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코로나19 확산이 진정국면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감염병 사태가 지나면 심각성을 망각하고 있어 징비록과 같이 사전에 인력과 시설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고려대학교 보건대학원 미래건강연구소는 지난 3월 31일 '세계적 대유행 코로나19, 그 진실과 해법을 찾는다'라는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윤석준 고려대 보건대학원장(고려의대 예방의학 교수)이 좌장을 맡았으며, 최병철 고려대 보건대학원/의과대학 예방의학 교수, 백종우 경희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고광필 가천의대 예방의학 교수가 패널로 참여했다.

세미나는 △펜데믹 선언,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가? △코로나19로 본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의 현주소 △유언비어 바로잡기 △코로나19가 바꾼 일상,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토론 주제로 진행됐다.

참여한 패널들은 코로나19 감염 사태는 단기적으로 끝나지 않으며, 코로나19 종식 가능성이 낮아 장기전으로 갈 수 있는 방안 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특히, 과거 사스, 신종인플루엔자, 메르스 등 감염병 사태가 발생한 이후, 사태의 심각성을 망각해 감염병 예방 및 대책 수립이 미흡하다고 지적하면서, 전쟁을 준비하 듯 의료인력 및 관련 시설 준비가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널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이 쌓여가고 있어 사회적 합의를 통해 사회구조적인 시스템 변화와 세분화된 생활 지침 필요성도 제안했다.

또, 감염병 사태에 대응할 수 있는 의사결정구조 시스템 혼란이 국가적 가용자원에 대한 효율적 활용이 안되고 있어 지속가능한 거버넌스 구축과 그런 거버넌스에 맞는 시설과 인력이 확충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즉, 일례로 질병관리본부의 '청' 승격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패널들은 현재 보건의료체계에서 부족한 음압병상과 감염병 전문병원 부재 등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절대적인 필요 병상 수에 대한 정답은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현재의 병상 수보다는 증가시켜야 하며, 병상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염병 전문병원을 정부가 설립하는 방법과 민간 의료기관이 음압병상을 운영,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감염병의 급격한 유행을 막고, 완만하게 증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패널들은 이번 코로나19와 관련해 정부의 방역대책에 대해 당장 잘잘못을 평가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여전히 정부의 방역대책이 과학적 근거보다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감염병 관리를 위해서는 거버넌스가 중요하며, 전문가들의 의견에 대한 의사소통이 충분히 이뤄지고 투명한 정보 제공 등이 중요하며, 앞으로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정부의 방향 전환을 요구했다.

패널들은 현재 어떤 전문가들도 코로나19 사태가 일단락될 것으로 보는 경우가 없다며, 장기적 안목을 통해 방역과 국민들의 경제활동 유지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생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정부는 땜질식으로 환자 감소에 자화자찬하지 말고, 국민들에게 장기전에 대한 솔직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원석 교수는 "감염병을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체계가 있어야 한다"며 "1차 진료하는 곳에서는 보호장구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민간 의료기관 체계와 공공보건의료 체계가 분리돼 환자를 볼 수 있는 시스템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 교수는 "생활치료센터 초반에는 진통을 겪었지만 지역사회의 환자 폭증에 따른 의료기관 마비를 완화시켰다"며 "생활치료센터가 지역사회 기반의 격리 관리시설 운영에 대한 적절한 대안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병철 교수는 "현재 국내의 의료자원 지역편중이 심각하다"며 "감염병 위기상황에서는 우리가 갖고 있는 의료자원에 대한 우선순위 배분 문제에 대한 정부차원의 심각한 고민과 해결 방안 제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광필 교수는 "지금 같은 위기상황에서는 위기 소통이 중요하며, 국민들에게 올바른 정보가 제공돼야 한다"며 "국민들과 소통이 잘돼야 장기전에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때 하지 말아야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한 구분이 있어야 한다"며 "모임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사회 구조적인 시스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백종우 교수는 코로나19의 고위험군인 노령층과 확진자들의 심리문제와 관련해 "감염자들은 일단 격리부터 시작해 생활치료센터 혹은 입원을 한다"며 "이 경우, 확진자는 동선 공개로 인해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불안감과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죄책감으로 심리적 불안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백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자살의 빈도가 급증할 수 있다"며 "재난 시기에 부정적 감정과 불안은 정상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경제적 위기와 가정적 위기 상황에 대해 행정 서비스가 연결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며, 복지 서비스와 같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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