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당뇨병학회, 싱가포르의 메트포르민 3개 제품 NDMA 검출 관련 의견 발표
학회 "제약사의 자율점검을 지켜보는 정도로 해결될 일 아냐"
환자, 약물 자의 중단 안돼…의료진, 과도한 우려 없도록 설명 필요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대한당뇨병학회(이사장 박경수)는 정부가 국내에서 판매되는 메트포르민 함유 치료제에 대한 발암 추정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 직접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4일 싱가포르 보건과학청(HSA)이 싱가포르에서 사용 중인 일부 메트포르민 치료제에서 NDMA가 검출됐다고 발표한 상황에서, 제약사의 자율점검을 지켜보는 정도로 이번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학회는 이 같은 의견서를 13일 발표했다.

작년 8월 항고혈압제인 발사르탄을 시작으로 최근 라니티딘, 니자티딘 등 제산제에서도 NDMA가 검출돼 처방이 금지된 만큼 메트포르민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제기돼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 국내에 메트포르민 함유 치료제는 640품목으로 당뇨병 환자의 80%(240만명)가 복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우려가 현실이 된다면 여파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항고혈압제나 제산제는 대체약물이 다양해 약제 변경이 가능했지만 메트포르민은 대체약물이 없다. 이 때문에 메트포르민 전 품목 조사를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도 등장했다.

이에 대해 학회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번 상황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학회는 "작년 일부 고혈압약 사태가 발생했을 때 종합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미온적인 대응에 그치고 있다"며 "싱가포르에서 문제가 된 회사의 원료가 우리나라에 수입됐는지 공식적인 발표도 없다. 제약사의 자율점검을 지켜보는 정도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유럽, 일본에서는 관계 기관이 직접 조사한다"면서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안전성이 입증된 약물 리스트를 실시간으로 홈페이지에 공지해 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직접 조사를 통해 국민의 우려를 해소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학회는 당뇨병 환자가 항당뇨병제를 자의 중단해선 안 되며 의사들은 환자들이 과도한 우려를 하지 않도록 잘 설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싱가포르 당국의 발표를 보면 46개 메트포르민 품목 중 3개 품목에서 기준치 이상의 NDMA가 검출됐다. 3개 품목은 지난해부터 처방이 시작된 약물로, 과거부터 사용하던 약물에서는 NDMA가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메트포르민 전체 품목으로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학회는 "NDMA가 약물의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지만, 우리가 먹는 음식이나 공기, 물, 화장품을 통해서도 들어온다. 장기간 고용량을 섭취했을 때 발암 가능성이 있어서 문제인데, 약물에서 사용하는 하루 허용량 96ng은 70년간 노출될 때 10만명 중 한 명에서 나타나는 발암 위험 정도"라며 "약물을 중단 시 고혈당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조사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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