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9~10월 이내 집단행동 예고 "조직화로 대정부 투쟁 성공 이끌 것"
'로드맵' 비판 목소리 커지는 민초의사들 "몇번째 조직화냐"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17일 연대 단식투쟁 종료를 알렸다. 아울러 본격적인 대정부 투쟁을 전개하겠다는 소식도 전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단식으로 대정부 투쟁을 시작했던 대한의사협회가 본격적인 투쟁을 위한 '조직화'를 선언했다. 

하지만 민초의사들은 "또 조직화냐"라며 투쟁 로드맵의 실체에 의심을 품고 있다. 

'단식' 대신 '조직화' 선언한 의협 

의협은 17일 열린 제61차 상임이사회에서 투쟁을 위한 '조직화 총력전'을 선언했다. 

앞서 의협 집행부는 2일 최대집 회장을 시작으로 방상혁 상근부회장, 정성균 총무이사, 변형규 보험이사가 연대 단식투쟁을 전개한 바 있다. 

이날 의협 최대집 회장은 "의료계의 정당한 요구를 알리기 위해 단식이라는 목숨을 건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 지난 2주간 투쟁을 전개했지만 정부는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거듭 확인했다"며 "정부는 13만 의사의 정당한 분노를 과소평가하고 있다. 우리의 외침은 거대한 물결이 돼 사회 곳곳에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의협은 대의원회와 각 직역단체, 지역의사회, 전문학회와 직접 만나 구체적인 투쟁 로드맵을 설명하는 등 지지 확산에 나설 방침이다. 

단식투쟁의 다음 단계로 투쟁 조직화에 나선 것이다. 그 시작은 17일 서울 지역 전공의 대표와 최대집 회장의 만남이다. 

최 회장은 "이번 투쟁은 단순한 수가 인상을 위한 투쟁이 아니라 의료 전문가로서 자긍심을 회복하고, 의사가 의사답게 살아가기 위한 명예혁명이라는 점을 직접 설명하고 회원 독려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와 각과 개원의사회도 이날 성명을 통해 의협 집행부를 지지했다. 

이들은 "최대집 회장 이사 상임이사들의 연대 단식투쟁에 적극 지지를 표한다"며 "의협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 투쟁방향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는 17일 연대 단식투쟁을 접고 본격적인 대정부 투쟁을 위한 조직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선언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총파업' 시동거는 의협 "9~10월 이내 집단행동 돌입"

단식을 접고 조직화에 나선 의협은 '총파업'을 포함한 집단행동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에 의협은 전국대표자대회 및 반모임, 대회원 설문조사, 임시대의원총회 등을 통해 지지기반 확산에 나설 계획이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조직화를 위해 가용할 수 있는 방안은 모두 동원할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의료계의 정당한 요구를 알릴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은 집단행동인 만큼 이에 대한 다양한 전략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의협은 오는 9~10월 이내에 총파업 등 집단행동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대변인은 "올해 안에는 반드시 집단행동에 돌입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의견을 취합한 결과, 발표한 총파업 시기인 9~10월 보다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렸다"고 전했다. 

이어 "단식을 통해 대정부 투쟁의 정당성과 진정성을 보여줬다면 이제는 투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실무, 즉 회무 투쟁을 진행할 때"라며 "본격적인 대정부 투쟁을 위해 집행부와 직원이 전사적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조직화?"...투쟁 로드맵 의심하는 민초의사들

성공적인 투쟁을 위해서는 13만 의사가 하나로 뭉쳐야 하지만, 민초 의사들의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조직화만 하다가 3년이 지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부터 투쟁 로드맵이 실재하는지에 대한 의심도 나온다. 

한 개원의는 "여태까지 대정부 투쟁을 위해 조직화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겠다는 말만 몇 번째인가"라며 "임기 3년 동안 조직화만 하다 끝나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이번 단식도 명확한 로드맵이 없는 상태에서 정부를 협박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던 것 같다"며 "실제 투쟁 로드맵이 존재하는지 알 수 없지만, 로드맵이 없다면 단식을 지지했던 회원들을 우롱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의협은 조직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단식을 통해 얻은 지지와 공감대를 바탕으로 조직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회원들의 권익과 편의를 위해 충실히 회무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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