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조티닙 한계 극복...1차 치료제 가능성도 맑음"
"크리조티닙 한계 극복...1차 치료제 가능성도 맑음"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9.04.29 0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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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룬브릭 임상 참여한 콜로라도대학병원 데이비드 로스 카미지 박사

[메디칼업저버 이현주 기자] 전체 폐암 환자 중 약 85%가 비소세포폐암이며, 그 중 약 4~5%에서 ALK(Anaplastic Lymphoma Kinase) 변이가 발생한다. 최초 치료 옵션인 크리조티닙은 환자와 의료진의 많은 주목을 받았으나 대부분 환자가 치료 후 재발을 겪었다.

특히 환자의 60~90%가 뇌전이를 경험하면서 이후 치료옵션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있었다. 알룬브릭(성분명 브리가티닙)은 이 같은 미충족 수요를 채워줄 수 있는 신약이다.

알룬브릭 임상시험에 참여한 콜로라도대학병원 흉부종양학과장 데이비드 로스 카미지 박사를 만나 알룬브릭의 임상적 유효성 및 안전성을 들어봤다. 

Q.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은 희귀암이다. 질환 유병률과 환자 치료 현황은.

전체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4% 정도 차지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신약들이 등장해 환자들의 생존기간이 연장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각 지역에서 파악되는 환자 유병률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즉, 환자의 생존기간 연장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는 차세대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월 콜로라도 암센터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edian Overall Survival)이 7년인 것으로 확인됐다.

Q. 알룬브릭 임상에 참여했다고 들었다. ALTA 임상시험 디자인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2012년, 2013년 즈음 1상 임상시험이 시작될 때부터 3상 임상시험까지 계속 참여했다. 

ALTA 임상시험은 알룬브릭의 두 가지 용량을 비교하기 위해 진행됐는데, 용량의존적(dose-dependent) 반응을 염두에 두고 고용량에서 더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일 것이라는 가정 하에 설계된 연구다.

두 가지 용량군으로 나눠 임상시험을 진행한 이유 중 하나는 이상반응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알룬브릭 연구 초기, 매우 드물지만 심각하다고 여겨질 수 있는 이상반응이 있었다. 매우 소수의 환자에서 투약 시작 후 며칠 내 호흡이 가빠지는 이상반응이 보고되었다.

연구진들은 이러한 이상반응이 치료 시작 시 사용하는 약물 용량과 연관됐다고생각했다. 실제로 치료 시작 후 호흡 관련 이상반응이 나타났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상반응이 사라졌다는 현상도 함께 보고되었다.

임상시험을 통해 알룬브릭 복용을 시작할 땐 90mg 저용량으로 시작해 환자가 약물에 적응할 시기를 가진 후 증량하는 접근을 적용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임상시험에서 90mg을 투여한 저용량군과 90mg을 일주일 투여한 후 180mg으로 증량한 고용량군을 비교해 본 결과 호흡 관련 이상반응이 나타나는 비율은 두 군에서 모두 동일한 크기, 환자의 6%에 불과했다. 즉, 암에 대한 치료를 아주 조심스럽게, 점진적으로 진행할 경우 큰 이상반응 없이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알룬브릭은 상당히 긴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을 갖고 있는데, 알룬브릭 이전에 등장한 2차 치료제의 임상 데이터를 살펴보면, 제일 긴 mPFS가 알룬브릭이 보여준 16.7개월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그만큼 치료효과가 우수하다는 것이다.

Q. 알룬브릭이 크리조티닙 치료 이후 2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1차 치료제로 바로 허가를 받기보다 2차 치료제 허가를 먼저 받게 된 이유가 있나. 

1차 크리조티닙 치료 이후 2차 치료에서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가 높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크리조티닙으로 치료를 받던 환자 중 50%는 뇌전이를 겪었으며, 나머지 50%는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양상을 보였다. 또한 내성이 생겨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이 변화해 더 이상 크리조티닙을 사용할 수 없다는 문제도 있었다.

알룬브릭은 이 같은 한계점을 극복했다.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중요성과 더불어 새로 허가를 받기에 적합한 적응증이었기에 2차 치료제 허가를 먼저 신청했다.

Q. 크리조티닙 치료 이후 환자에서만 쓸 수 있는 2차 치료제라는 점은 아쉽다. 한국에는 세리티닙, 알렉티닙 등 2차 치료제로 허가됐던 치료제들이 이미 1차 치료에서 급여도 가능한 상황이다. 

현재 진료 현장에서 1차 치료제로 크리조티닙을 권하는 추세는 아니다. 다만, 이미 크리조티닙 치료 경험이 있는 대다수 환자는 알룬브릭 이외 치료 옵션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중요한 시사점이라고 본다. 

1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크리조티닙 이후 차세대 약물들 또한 처음에는 2차 치료제로 시장에 출시됐다. 알룬브릭 역시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기 위해 관련 연구나 활동들을 진행하고 있다. 크리조티닙 이후 개발된 2차 치료제들이 보유한 mPFS는 대부분 6~9개월밖에 이르지 못했음에도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알룬브릭은 이미 2차 치료제에서 16.7개월이라는 뛰어난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을 보였기 때문에 1차 치료제로 사용이 확대되면 현재 출시된 치료제들 보다 훨씬 더 나은 치료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믿고 있다. 연구진 모두 임상시험 결과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Q. 알룬브릭이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이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작용 기전과 약물 구조상 특징 등에서 타 약제와의 차별점이 있기 때문인가.

작용 기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효과도 존재한다. 이는 ALK 변이 외 다른 분자학적인 타깃에 작용하는 비표적 효과(off-target effect)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추정된다. 이유는 다른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를 제외하고 오직 알룬브릭만이 혈액에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아마 혈관에도 작용하는 기전이 존재할 것으로 유추하고 있다. 또한 표적치료제 내성에 관여하는 신장 기능에도 다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측되며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에도 다른 치료제 대비 이점을 보이고 있어 현재 작용 기전만으로 파악되지 않는 요소들이 원인일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Q. 차세대 약물이 잇따라 등장한데 이어 최근 또 다른 신규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가 FDA 허가를 받았다. 여전히 미충족수요가 있기 때문인가.

신규 치료제가 나오는 이유는 기존 치료제가 갖고 있지 않은 추가적인 이점을 더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뇌를 비롯한 중추신경계 쪽에서 활성이 우수한 약제거나,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에서 문제가 되는 변이 유전자 중 하나인 G1202R에 대해 효과를 보이는 치료제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덧붙여 설명하자면 환자 중 30%가 G1202R 변이를 보인다.

Q.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알룬브릭은 크리조티닙 이후 현재까지 개발된 모든 2차 치료제들 중에서 최상의 약효를 보였다. 그 기전이 무엇인지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지만 제일 우수한 약효를 보이는 약임에는 틀림없다. 

초기 일주일 정도, 아주 드물게 일부 환자에서만 발생하는 호흡 관련 이상반응만 잘 극복할 수 있다면, 내약성 측면을 따져봤을 때 제일 뛰어난 치료제라고 할 수 있다. 알룬브릭을 처방받은 환자들은 수 년간 생명이 연장될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지금까지 치료해 온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가장 정상적인 상태로 이끌어 준다는 측면에서 알룬브릭은 상당히 우수한 효과를 보이는 치료제이자 안전성이 검증된 치료제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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