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센자 매출 급성장…잴코리 전년대비 반토막
알룬브릭 성장 가능성 보인 반면, 자이카디아 부진 여전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ALK 표적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잴코리와 알레센자의 위치가 1년사이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역형성 림프종 인산화효소((Anaplastic Lymphoma Kinase,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부동의 1위인 화이자의 잴코리(성분명 크리조티닙)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올해 1분기 매출이 반토막이 났다.

반대로, ALK 시장에서 2인자에 머물렀던 로슈의 알레센자(성분명 알레티닙)는 잴코리를 역전하면서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잴코리는 2012년 국내 출시 이후, 2015년 위험분담제 적용을 통해 급여권에 진입한 이후 2017년 1차 치료제로 보험급여가 확대되면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17년 알레센자가 시장에 진입한 후 2018년 1차 치료제로 급여가 확대되고, 2019년 잴코리에 대한 RSA 계약이 종료돼 상한금액이 인하되면서 매출이 하락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알레센자는 임상 3상 ALESIA 연구를 통해 무진행생존기간(PFS)과 객관적반응률(ORR), 치료 반응 지속시간과 부작용 발생률 등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우월성을 입증했다.

연구결과, 연구자가 평가한 PFS는 알레센자군이 잴코리군보다 11.1개월 길었으며,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은 78% 낮았다(HR 0.22; 95% CI 0.13-0.38; P<0.0001). 

또한, 독립 리뷰위원회가 평가한 PFS도 알레센자군이 잴코리군보다 유의하게 길었다.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은 63% 낮았다(HR 0.37; 95% CI 0.22-0.61; P<0.0001).

ORR은 알레센자군이 91%로 잴코리군(77%)보다 14%p 높았으며, 치료 반응 지속 기간은 알레센자군이 14.7개월로 잴코리군(12.6개월)보다 길었다(HR 0.22; 95% CI 0.12-0.40; P<0.0001).

이런 임상 결과는 의료진의 처방 분위기를 변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자료에 따르면, 잴코리의 2019년 1분기 매출은 81억 6300만원이었지만 2020년 1분기 매출은 39억 8500만원으로 51% 매출이 급감했다.

반면, 알레센자는 2019년 1분기 39억 2400만원 매출에서 2020년 1분기 77억 1900만원으로 96% 매출 성장을 보였다.

잴코리의 위기는 다케다의 알룬브릭(성분명 브리가티닙)이 2018년 2차 치료제로 진입하면서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알룬브릭은 잴코리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16.7개월이라는 우수한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을 보이고 있다.

이는 기존 2세대 치료제와 비교해 약 2배 가까이 개선된 결과로, 현재까지 등장한 ALK 표적치료제 중 가장 긴 기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기존 치료제와 비교했을 때 가장 많은 종류의 변이 유전자를 억제하고,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가장 다루기 힘든 변이 유전자인 G1202R을 억제하는 약제로 평가받고 있다. 

그 결과, 알룬브릭 올해 1분기 매출은 6억 86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노바티스의 자이카디아(성분명 세리티닙)는 지난 1년 동안 처방 변화가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다.

자이카디아는 2019년 1분기 2억 5500만원에서 2020년 2억 1700만원의 매출을 올려 가장 늦게 시장에 진입한 알룬브릭에게도 밀리는 상황이다.

이에, 제약업계 관계자는 "잴코리와 알레센자의 ALK 표적치료제 시장 선두 변화는 알레센자가 1차 치료제로 급여가 확대되고, 잴코리보다 우수한 임상 결과를 나타냈기 때문으로 보인다"면서도 "1차 치료에 알레센자를 사용한 후 2차로 다른 ALK 표적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는 한계도 존재하고 있다"고 전했다.

즉, 잴코리는 1차 치료 이후에도 다른 ALK표적치료제를 2차 치료에 사용할 수 있지만, 알레센자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한편, 화이자는 잴코리의 후속 약물로 ALK 비소세포폐암 신약인 로브레나(성분명 로라티닙)의 국내 허가를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화이자의 로브레나는 지난 3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국내 시판허가를 획득하기 위해 필요한 임상시험 자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로브레나는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FDA는 잴코리와 최소 1개 이상의 다른 ALK 표적 치료제 치료 후 진행됐거나 첫 ALK 표적 치료제로 알레센자, 자이카디아를 투여받은 이후 진행된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승인했다.

제약업계는 로브레나의 식약처 허가는 빨라야 올해 하반기 정도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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