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 유병률 높아지고 있지만, 환자·의사의 질환 인식도는 떨어져”
치료 중단 환자 60%…환자 관리·교육 강조할 것

[메디칼업저버 최상관 기자] 대한류마티스학회 통풍연구회가 한국형 통풍 가이드라인 개발을 위해 닻을 올렸다.

지난해 11월, 가이드라인 실무 위원회를 본격적으로 출범하고, 올해 12월 안에 가이드라인 완성을 목표로 잡은 것이다.

통풍 가이드라인 개발은 통풍연구회가 창립된 2011년부터 논의가 됐었다. 그러나 재정적인 문제로 개발이 미뤄지고 있었다.

때문에 통풍연구회 송정수 회장(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이 개별 논문 형식으로 진료 지침을 제시했을 뿐 학회 차원에서의 가이드라인 개발은 답보 상태였다.

그러던 지난해 5월, 학회에 새 집행부가 출범하면서 학회 통풍 진료 가이드라인 개발을 본격 추진하게 됐다.

국내 통풍 환자 유병률은 2%이고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잠재적인 환자군까지 고려하면 약 3%로 예상된다. 통풍은 환자 사망률 증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대만 연구에 따르면 남성 통풍 환자는 사망률이 1.3배, 여성은 1.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송 회장은 “통풍은 만성 심장질환, 동맥경화, 중풍 등 여러 합병증을 유발하고, 여성은 고령에서 더 많이 발생하기에 사망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통풍은 가볍게 볼 질환이 아니다. 그러나 환자는 물론 의사조차도 통풍 치료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가진 경우가 많다. 송 회장이 통풍 가이드라인 개발에 열정을 보이는 이유도 국내 통풍 치료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비롯한다.

통풍은 체내에 요산이 과잉 축적돼 염증을 일으키는 만성 전신성 대사 질환이다. 때문에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강조되는데, 실제로 통풍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는 환자는 절반이 넘는다.

치료를 도중에 중단하는 것도 문제다. 치료 후 증상이 잦아들면 대개 약을 중단하는 데, 이럴 경우 1년 이내 70%, 2년 이내 90%가 통풍이 재발한다. 그러나 실제로 1년 후 약 복용 환자는 40%에 머무른다. 나머지 60% 치료를 중단했다 다시 통풍이 재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다.

그는 “의사들조차도 통풍을 아플 때만 치료하는 질환으로 인식하거나, 요산 수치가 낮으면 약을 중단해야 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봤다”고 말했다.

때문에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환자 평생 추적 관리 및 치료 순응도를 높이는 방법에 중점을 두고, 식이요법, 생활 습관 등 정기적인 환자 교육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대한류마티스학회 통풍연구회 송정수 회장(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대한류마티스학회 통풍연구회 송정수 회장(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의사조차도 통풍 치료에

잘못된 인식 가지고 있어

치료제 파트는 다른 나라 지침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나, 요산 저하 치료 약물인 알로퓨리놀(allopurinol) 사용에 대해서는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알로퓨리놀 복용 환자에서 10만 명당 1~2명꼴로 온 몸의 피부가 벗겨지는 스티븐스 존스 증후군이 나타난 바 있다”며 “또한 통풍 환자의 절반이 콩팥 기능이 저하돼 있으며, 알로푸리놀은 신장 관련 부작용이 있기에 굳이 쓰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진료 현장에서도 페북소스타트(Febuxostat)나 벤즈브로마론(benzbromarone) 등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밖에 국내 연구 근거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점은 한국형 가이드라인 개발에 어려움으로 꼽았다.

그는 “연구회에서 통풍 환자 전향적 코호트 연구 등을 추진하자는 의견은 있었으나, 통풍 환자가 워낙 많고 재정적 문제로 여건이 따르지는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박진수 교수(류마티스내과)가 조만간 발표할 연구에 기대감을 표했다. 연령, 성별, 지역, 흡연 유무, 경제적 수준 등에 따라 국내 통풍 환자를 메타 분석한 내용이 해당 연구에서 공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어 “가이드라인 개발 과정에서 재정적인 어려움이 생긴다면 연구회 회장 자격으로 연구비 기증을 해서라도 개발 사업을 완성에 나가겠다”며 “가이드라인을 통해 우리 사회 전반에 통풍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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