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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7] 오픈이노베이션 성공전략을 찾아라오픈이노베이션 개념 도입 2년, 제약산업 어떻게 변했나
빅파마 넘어 공룡된 글로벌사...한국형? NO, 전략형? YES
이현주 기자  |  hjlee@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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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승인 2018.08.07  06: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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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제약사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제한된 인력과 시간, 금전적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이 대두됐고 이제는 제약산업의 한 축을 구성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대대적인 투자는 물론 인수합병까지 넘나드는 빅파마들의 오픈이노베이션과 달리 국내 제약사는 투자 규모와 언어, 기업문화 등에서 발생하는 차이로 주어진 환경에 맞는 전략형 오픈이노베이션을 찾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국내사들의 성공적인 오픈이노베이션 모델은 어떤 것인지 예상해 본다.

미국 회계법인 딜로이트가 1988년부터 2012년까지 281개 제약사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신약개발 성공률이 폐쇄형 혁신보다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4년 기준 12개 글로벌 제약사 신약개발 파이프라인 중 오픈이노베이션으로 개발된 신약이 54%에 달했다.

오픈이노베이션 개념 도입 2년, 제약산업 어떻게 변했나

이 같은 성과를 지닌 '오픈이노베이션'이라는 개념이 국내 제약업계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지 2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폐쇄적인 조직문화와 자금, 인력 등 문제로 신약개발 한계에 부딪혔던 국내 제약사들에게도 변화가 있었을까.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기업의 R&D 선두주자로 떠오른 만큼 역량 있는 바이오벤처, 연구기관, 학계 등 다양한 관점과 가능성을 수용해 나가자는 경영 방침을 확립하고, 오픈이노베이션 사례를 구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중국 바이오기업인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와 면역항암 이중항체 공동개발 및 상업화를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아주대학교와는 줄기세포를 활용한 혁신 항암신약을 공동개발키로 했다.

RAF 표적 항암신약 개발을 위해 제넨텍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고, 사노피와는 지속형 당뇨신약 포트폴리오인 퀀텀 프로젝트에 대해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한미약품그룹은 초기 단계 유망신약 후보물질 발굴 및 신생 제약·바이오벤처 등 투자를 맡을 '한미벤쳐스'를 설립하기도 했다.

국내 1위 제약사인 유한양행은 오픈이노베이션 신흥 강자로 급부상했다. 기술이전 형태로 오스코텍(폐암치료제), 바이오니아(SAMiRNA siRNA 치료제), 제넥신(HyFc 지속형 기반기술)과 계약을 체결했고, 앱클론과 파맵신은 항암항체 플랫폼에 대한 공동연구개발을 진행키로 했다.

이화여대, 애드파마, 제노스코, 네오이뮨텍 등 국내외 바이오벤처와 학교에도 투자했고, 면역항암제 개발을 위해 미국 항체신약 개발회사인 소렌토와 합작으로 이뮨온시아를 설립했다.

동아에스티는 스웨덴 바이오벤처 비악티가와 공동연구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후성유전학 기반 차세대 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삼성서울병원, 메디포스트와 미숙아 뇌실 내 출혈(IVH)에 대한 줄기세포치료제를 공동 개발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연세의료원과 희귀질환인 유전성 난청 치료제 후보물질 도출을 위한 공동 연구 계약도 맺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회사는 오픈이노베이션 연구과제를 공모하고 있다. 기업이 직접 진행하기 어려운 전문적인 기초연구에 접근하고, 국내 신진 전문 연구진을 발굴해 교류함으로써 장기적으로 동아에스티의 혁신 신약 연구 개발에 도움 될 것이란 기대다.

녹십자는 소위 '잘 아는' 백신과 혈액 분야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을 실현하고 있다. 제넥신과는 지속형 빈혈치료제를, 레고캠바이오와는 항응혈제 '녹사반'을 공동개발 중이다. 유한양행과는 경구용 고셔병 치료제 개발을 약속하며 국내 대형제약사 간 협력 사례를 만들었다.

   
ⓒ메디칼업저버

글로벌 제약사 간 협업 금액 매년 30% 이상 증가
글로벌 제약사들의 오픈이노베이션 상황은 어떨까?

   
ⓒ메디칼업저버

다국적사 역시 활발한 협업으로 성장을 적극 도모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다국적사 간 ‘프로덕트 딜’과 ‘M&A’ 거래 평균 금액은 2012년 이후 증가해 실질적 총 거래 금액이 매년 3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선스 관련 총 거래 금액은 2012년 2000억 달러에서 2016년 2551억 달러로 연평균 6.3% 증가했다. 2016년 엘러간이 헵타레스 테라퓨틱스(Heptares Therapeutics)와 체결한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신경질환 치료제 계약(33.4억 달러), 레오파마(Leo Pharma)와 아스트라제네카의 소화기 치료제 계약(15.2억 달러)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제약사 간 공동개발 총 거래 금액은 지난 5년간 프로덕트 딜 카테고리 안에서도 연평균 31%의 큰 성장세를 보이며 2016년 1500억 달러에 이르렀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자운스 테라퓨틱스(Jounce Therapeutics)와 세엘진 간의 항암제 공동연구개발건과 바이오젠이 펜실베니아 대학과 맺은 유전자 치료 기술 공동연구 등이 있다.

M&A의 경우 1850억 달러에서 4750억 달러로 2016년까지 연평균 25% 이상 증가했다.

2014년 액타비스(Actavis)와 엘러간의 660억 달러 계약에 이어 2016년에는 샤이어의 박스앨타(Baxalta) 인수(320억 달러), 애보트의 세인트 주드 메디칼(St. Jude Medical) 의료기기 회사 인수(250억 달러), 화이자의 항암제 전문회사 메디케이션 인수(140억 달러) 등이 있다.

올해도 계속된다…빅파마 넘어 공룡제약 발돋움

글로벌 매출 상위 다국적사들의 가장 큰 성장 동력은 혁신 의약품 출시다.

그러나 주요 성장 동력 제품이 특허만료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만료된 경우가 많은 데다 이른바 '대박' 신약을 발굴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어 이를 타개할 방법으로 M&A가 더욱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다.

   
ⓒ메디칼업저버

하이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길리어드는 C형 간염 치료제가 90% 이상 높은 완치율을 보이며 환자 수 감소로 이어졌고 이는 곧 매출하락과 직결됐다. 

결국 상용화를 앞둔 CAR-T 치료제 등 다수의 T세포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포함한 카이트파마(Kite pharma)를 작년 8월 119억 달러에 인수키로 했고, 고형암 CAR-T 치료제 개발사인 셀디자인랩스(Cell Design Labs)도 5억 6700만달러에 인수하며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애브비는 자가면역치료제 바이오의약품인 휴미라가 회사 매출의 절반을 넘어서는 상황이지만 특허만료 문제를 안고 있다. 이에 2015년 임브루비카 개발사인 파마사이클릭스를 210억 달러에 인수했고, 2016년에는 스템센트륵스(Stemcentrx)를 58억 달러에 인수했으며 작년에는 알렉터(Alector)의 면역신경 플렛폼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도입했다. 턴스톤바이오로직스(Turnstone Biologics) 항바이러스 후보물질도 라이선스 옵션으로 사들였다.

항암제 사업부가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는 J&J는 작년 12월 중국 젠스크립트 계열사 레전드바이오텍으로부터 계약금 3억 5000만 달러를 지불하고 CAR-T 계열 암 후보물질을 도입했다.

올해도 굵직한 M&A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사노피가 혈우병 및 희귀혈액질환 치료제 주력회사인 바이오버라티브(Bioverativ)를 116억 달러에 매입했고, 세엘진은 혈액암 치료 기술을 가진 주노테라퓨틱스(Juno Therapeutics)를 90억 달러, 임팩트 바이오메디슨(Impact Biomedicines)을 11억 달러에 인수했다. 5월에는 다케다제약이 샤이어를 460억 파운드에 인수하면서 세계적으로 두 번째, 일본에서는 최대 규모의 M&A가 이뤄졌다.

하이투자증권 허혜민 연구원은 "빅파마들은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시장성이 돋보이는 혁신 의약품이라면 초기 파이프라인 단계의 기술 도입뿐 아니라 상용화 바로 직전인 FDA 승인 단계에서도 적극적으로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다국적사 상위 10개사들의 2016년 평균 이익잉여금은 370억 달러며, 합산 이익잉여금은 3732억 달러로 기술 도입과 인수합병을 할 수 있는 자금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한국형 오픈이노베이션? NO
전략적 오픈이노베이션? YES

오픈이노베이션이 혁신의 강력한 수단임에도 제대로 된 성과 창출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국내 기업들은 다른 기업들과 필요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기보다는 자사가 보유 중인 핵심역량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고, 오픈이노베이션 추진 시에도 내부의 절박함이나 필요성보다 시대의 흐름 때문에 모양새를 갖추는 경우가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오픈이노베이션 추진을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투자금 확보가 중요하지만 다국적사에 비하면 걸음마 수준이다.

다만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이 최근 10년간 오픈 이노베이션에 투자한 금액은 각 1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등 대형 제약사들의 지원이 강화되고 있으며 한독, GC녹십자, 부광약품, 동아에스티 등도 외부 과제 도입에 100~500억원, 안국약품, 종근당, 보령제약, LG화학 등은 10~50억원을 투자하는 등 투자 규모가 늘고 있는 추세다.

이와 함께 글로벌 제약사와 비교했을 때 국내사들은 내부 기술이 외부를 통해 상업화되는 외향형 오픈이노베이션 비중이 낮은 편이라는 지적도 있다. 때문에 제약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라이선스 인보다는 라이선스 아웃 활성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성균관대 약대 이상원·이의경 교수는 '국내 제약기업 오픈이노베이션 유형과 특성 분석' 보고서를 통해 "라이선스 인은 외부 기술 도입을 통해 부족한 기술 역량을 보완하고, 기존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함으로써 기업 성과로 이어지는 반면 라이선스 아웃 등 외향형 오픈이노베이션은 보유한 기술을 외부에서 활용함으로써 더 많은 잠재적 시장 기회와 결합해 수익 창출 성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제약산업은 내향형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 이제 그 비중을 줄이고 외향형 오픈이노베이션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신약개발조합 여재천 전무는 "한국도 전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신약 개발국에 포함된다"며 "투자 여력과 재원이 부족할 수 있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글로벌 기준의 다국적사나 벤처기업으로서 성공사례가 없지만 글로벌에 맞춰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회사들이 있어 해외 파트너십, 라이선스 아웃, 산학연 공조 연구 등 오픈이노베이션이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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