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이변 없이 대표 재연임…대웅·종근당홀딩스는 세대교체

 

그동안 보수적인 성향을 보였던 국내 제약업계가 올해도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각 회사마다 수년 동안 추진해 온 글로벌 시장 진출과 사업 지속성 등 내부 구성원 결속력 강화를 위해서는 기존 대표 체제를 유지하는 게 안전하다는 판단인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기준 상위권에 포함된 국내사들은 지난달 27일을 기점으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 '주총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번 주총 시즌에서는 주요 제약사 대부분 교체보다 연임을 결정했다. 이와 함께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선 국내사들의 경향도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변화보다 안정…그 안에 부는 세대교체 바람

지난해 업계 1위를 차지한 유한양행은 지난달 16일 주총에서 이정희 사장과 조욱제 부사장, 박종현 부사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이 사장은 2015년 취임 이후 재선임에 성공하면서 오는 2021년까지 사장으로서의 임기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 사장은 취임 이래 유한양행의 성장을 이끌어 온 데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새로운 도전, 새 가치 창조'를 경영 슬로건으로 내건 만큼 향후 유한양행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15년 취임한 종근당 김영주 대표이사 사장도 재선임 안건이 통과되면서 임기를 3년 연장했다. 텔미누보, 종근당글리아티린 등 기존 주력 제품과 함께 센글라, 프롤리아 등 신제품이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에 기여한 점이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 사장은 주총에서 "올해는 제약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고 모든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GC녹십자도 허은철 사장과 김병화 부사장의 재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허 사장이 2015년 사장에 선임된 이후 재선임에 성공하면서 GC녹십자와 GC녹십자홀딩스는 형제경영을 지속할 수 있게 됐다. 

한미약품도 올해 주총에서 임성기 회장의 장남 임종윤 사장의 재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현재 임 사장은 한미약품 사장과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이 밖에 삼진제약 최승주·조의환 공동대표,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대표, 국제약품 남태훈·안재만 공동대표, 한국유나이티드제약 강덕영 대표 등도 재선임됐다. 

대부분의 국내 제약사가 안정을 택했지만, 세대교체를 단행한 곳도 있다. 대표적인 곳은 대웅제약. 

대웅제약은 12년 동안 회사를 이끌어 온 이종욱 부회장이 용퇴, 고문직을 수행하게 되면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23일 주주총회를 통해 윤재승·이종욱 공동대표 체제에서 윤재춘·전승호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윤재춘 신임 대표이사는 대웅에서 대표이사 사장, 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하며 대웅 그룹의 사업을 총괄해 온 인물이며, 전승호 대표이사 사장은 대웅제약 글로벌전략팀장, 글로벌 마케팅 TF 팀장 등을 거쳐 글로벌 사업본부를 총괄해 온 인물이다. 

JW홀딩스와 JW중외제약은 세대교체는 아니지만 대표이사를 교체하며 책임경영 강화에 나섰다. JW홀딩스는 지난달 22일 주총을 열고 JW중외제약 한성권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또 JW중외제약은 전재광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또 종근당홀딩스는 올해 우영수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했다. 이병건 대표이사 취임 1년 만이다. 우영수 신임 대표는 지난해 종근당홀딩스 상무로 경영기획을 담당해왔다. 

이 외에 동화약품은 유광렬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했고, 영진약품도 이재준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하면서 글로벌 강화에 전력을 배치했다. 

답답한 제약업계…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라 

올해 주총의 또 하나의 키워드는 '새로운 먹거리'다. 국내 제약업계가 포화상태에 다다른 만큼 사업영역을 다각화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겠다는 의도다. 

먼저 동국제약은 △식료품 제조업 및 판매업 △음료, 음식, 주점업 △애완동물관련 사업 △생활용품, 가정용 기기, 기구, 장비제조 및 판매업 △치약, 비누, 방향제 및 기타 세제 제조업과 판매업 등 다양한 분야를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한독은 의약품 수탁 서비스업과 통신판매업을 추가했다. 유전자 분석 서비스인 진케어를 지난해 하반기 출시했고 본사 사옥 일부를 임대하기 위해 부동산 임대업을 추가한 데 이어 또 다른 사업 영역을 추가한 것이다. 

국내 제약업계의 새로운 먹거리 찾기는 과거부터 지속됐다. 의약품 시장의 수요 정체에 따라 다양한 사업 영역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동국제약은 헬스뷰티 분야를 확대했고, 대웅제약도 2001년 디엔컴퍼니를 설립, 코스메슈티컬 시장에 일찌감치 뛰어 든 회사 중 하나다. 

보령제약은 2014년 한국다이이찌산쿄 헬스케어와 함께 기능성 화장품을 국내에 선보이기도 했고, 유한양행은 뷰티·헬스 전문회사 유한필리아를 설립, 지난해 12월 자체 브랜드 리틀마마를 선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문의약품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약가 등에서 정부의 규제를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기업들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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