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보장범위 한정돼 있고, 소모품도 일부만 급여 적용

▲ 사단법인 한국소아당뇨인협회는 22일 국회의원회관 제3 세마나 실에서 당뇨병환자 치료지원과 보장성 확대를 위한 10차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제1형 당뇨병 환자의 보장성 확대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환자가 느끼는 체감효과는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소아당뇨인협회 김광훈 회장은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건강보험 보장범위가 기본치료 및 관리비용 일부에 한정돼 있고, 이미 시행 중인 150억 스트립 지원 사업도 실제 지원액 책정 예산의 10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다.

제1형 당뇨병 환자에게 적용가능한 치료법에는 혈당측정과 인슐린 주입으로 나뉜다. 혈당 측정에는 △자가혈당측정법(SMBG)와 연속혈당측정법(CGM)이 있고 인슐린 주입에는 △다회인슐린 주입(MDI) 및 인슐린 펌프 △연속혈당측정기능이 탑재된 인슐린펌프(SAP)가 있다.

하지만 인슐린, 자가혈당측정기(검사지 일부 정액지원), 다회인슐린린 주입을 위한 소모품(일부 정액지원)만 급여가 적용될 뿐, CGM, 인슐린펌프, SAP는 보험 급여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인제의대 원종철 교수(상계백병원 내분비내과)는 "제1형 당뇨병 환자에서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펌프는 분명 이득이 있다"면서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조속히 보장성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슐린펌프+CGM, 인슐린주사+자가혈당측정보다 효과적

현재 인슐린펌프와 CGM 사용에 따른 연구결과는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그 중 인슐린펌프+CGM  사용이 소아청소년 환자의 주된 치료법인 4회주사+SMBG보다 혈당 조절 효과가 더 좋다는 결과를 눈여겨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서울의대 소아과학교실 신충호 교수가 제시한 데이터를 보면, 6개월 동안 인슐린펌프와 CGM 병용 시 성인에서 A1C 1.1% 감소하고 7% 미만을 유지하는 환자가 더 많고, 인슐린 용량이 낮으며 삶의 질이 개선됐다. 단 저혈당·고혈당 빈도는 비슷했다.

12개월 진행한 임상시험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A1C 7% 미만을 유지하는 환자가 인슐린펌프+CGM 군에 더 많았고, 저혈당 공포도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혈당은 감소했지만 심한 저혈당은 감소하지 않았다.

SAP를 단독으로 사용 했을 때 나타나는 저혈당 예방 효과도 눈에띈다. SAP는 CGM의 24시간 환자 혈당 정보 습득기능과 연동이 가능하다. 또 환자가 저혈당 고혈당에 빠질 위험이 감지되는 시점에 자동으로 인슐린 주입을 멈추거나, 재개한다.

2013년 JAMA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95명을 인슐린펌프 단독군(49명)과 SAP 단독군(46명)으로 분류해 저혈당 예방 효과를 6개월 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심한 저혈당+중간정도의 저혈당 발생 횟수는 인슐린펌프 단독군 34.2회 SAP 단독군은 9.5회로 SAP의 저혈당 횟수가 현저히 낮았다. 또 SAP는 야간저혈당(<70㎎/dL) 지속시간을 줄였다. A1C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신 교수는 "SAP는 심한 저혈당을 어느정도 예방하면서도 A1C를 일반 인슐린펌프만큼 유지할 수 있다"면서 "이런 효과는 CGM과 인슐린펌프를 사용하겠다는 의지가 높은 성인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나는만큼, 보다 많은 환자가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만족도 결과 보니…편의성 '상' 비용부담 '하'

국내 SAP 사용 환자들의 전반적인 만족도 역시 높았다.

국내 환자 70명을 대상으로 일반 인슐린 펌프 대신 SAP 사용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가장 만족스러운 점에는 혈당조절 우수성(32명), 삶의 질 개선(21명), 편의성(16명) 등을 꼽았다. 하지만 역시 비용이 문제였다. 70명 중 10명 이상이 경제적 부담감을 느낀다고 답한 것이다.

현재 미국, 일본, 호주, 영국 등은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펌프 비용에 대해 사회 보험 혹은 별도 기금을 통해 전액 혹은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대만도 올해부터 연속혈당측정기에 보험 급여를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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