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온라인 광고, 치료제 부정적 이미지 확산
"이상지질혈증은 약물 치료가 원칙" 인식 제고 필요
[메디칼업저버 김지예 기자] 이상지질혈증은 고혈압·당뇨병과 더불어 심뇌혈관질환의 3대 선행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낮은 인식으로 치료와 관리 사각에 놓여 있다. 특히 건강식품 마케팅을 위한 '스타틴 부작용 프로파간다'가 일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제14회 ICoLA 2025 기념 정책토론회 패널 토의에서 이 같은 주장이 나왔다.
한국건강검진학회 이창현 총무이사는 검진을 통해 이상지질혈증을 진단받았음에도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 환자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이 총무이사는 "국가 검진에서 콜레스테롤이 높다는 결과를 받은 사람들은 병원으로 오지 않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건강식품이나 운동으로 개선하려고 한다"며 "되레 간 수치가 나빠지거나 위 질환으로 병원에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경험을 소개했다.
이러한 현상의 기저에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인 스타틴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나 두려움이 깔려 있다고도 분석했다.
이 총무이사는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의 건강식품 광고 중 가장 많은 주제가 다이어트와 콜레스테롤이다"라며 "이런 광고들은 지속적으로 스타틴의 효과를 부정하거나 부작용을 강조하는 등 치료제에 부정적인 메시지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광고 및 잘못된 정보 제공에는 심지어 의사 등 의료인도 끼어 있어 자정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이런 광고를 제도적으로 제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상지질혈증은 약으로 관리해야 하는 질병이라는 인식 제고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내과의사회 곽경근 부회장은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된 경우에는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정부가 적극 홍보해야 우리나라 만성질환 관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질환에 대한 인식이 낮은 소아청소년과 청년층을 대상으로 캠페인 등을 통해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진에서 진료까지 연계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도 제언됐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이금숙 특임이사는 "영국은 추적 검사가 필요하다는 법적 근거가 있으면 1차 의료기관에 자동 예약되는 시스템이 구축됐다"며 "우리나라도 이 같은 시스템 도입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검진 주기 2년 환원, 남녀 연령 요건 조절 등 건강검진 개선 필요
이상지질혈증의 조기 발견을 위해 건강검진 주기 및 남녀 연령 차이를 줄이는 등 건강검진 요건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상지질혈증의 건강검진 주기는 2년이었으나 2018년부터 남성 24세, 여성 40세 이상에서 4년에 한 번 검진하도록 변경됐다. 이를 다시 2년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학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금숙 특임이사는 "젊은 층에서 이상지질혈증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건강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으로 치료 사각을 없애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며 "검진 주기를 다시 2년으로 바꾸고, 남녀 검진 연령 조건도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전하윤 사무관은 "검진 연령, 남녀 간 검진 시기 차이, 검진 주기 등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잘 들었다"며 "현재 질병관리청과 함께 관련 타당성 연구를 진행 중이며, 사회적 요구와 법 제정 논의에 따라 이상지질혈증 검진에 관한 부분을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상지질혈증이 고혈압·당뇨병처럼 유병률이 높은 만성질환인 만큼 사후 관리도 중요한 영역"이라며 "진료 연계와 사후 관리 강화를 위해 첫 진료 시 본인 부담을 지원하는 방안 등을 심도 깊게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