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환자-대조군 연구 결과, 스타틴 복용 시 지주막하출혈 위험 19%↓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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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1차 선택지인 스타틴이 지주막하출혈을 예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일본에서 진행된 대규모 환자-대조군 연구 결과, 스타틴 복용 시 지주막하출혈 위험이 의미 있게 감소했다. 특히 고혈압 또는 뇌혈관질환 병력이 있다면 스타틴의 지주막하출혈 예방 효과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그동안 동물실험과 일부 임상연구에서 스타틴이 지주막하출혈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확실한 결론이 나지 않았던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지주막하출혈 예방약으로서 스타틴의 잠재적 역할을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

연구 결과는 Stroke 7월 8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스타틴의 뇌동맥류 보호 효과, 연구마다 결과 일관되지 않아

학계에서는 스타틴이 혈관 내피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스타틴의 혈관보호효과에 따라 지주막하출혈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Neurology에 실린 후향적 연구 결과, 심바스타틴은 뇌동맥류 지주막하출혈 위험을 22%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9년 Stroke에 발표된 환자-대조군 연구에서도 스타틴 복용 시 지주막하출혈 위험이 감소했고, 중단하면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부 연구에서는 스타틴이 뇌동맥류 보호 효과가 없거나 유의한 연관성이 없다고 조사돼, 스타틴이 지주막하출혈 위험을 낮출 수 있을지 일관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에 미국심장협회·뇌졸중협회(AHA·ASA)는 2023년 뇌동맥류 지주막하출혈 환자 가이드라인을 발표, 뇌동맥류 지주막하출혈 발생 이후 스타틴 복용을 권장하지 않았다. STASH 연구에서 심바스타틴 복용 시 혈관경련은 줄었지만 지연성 뇌허혈이나 생존은 개선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논란이 있는 가운데 이번 연구는 지주막하출혈 발생 후 치료가 아닌 발생 전 예방에 주목, 대규모 환자-대조군 연구를 통해 스타틴 복용과 지주막하출혈 위험 간 연관성을 조사했다.
 

"스타틴이 지주막하출혈 예방에 중요한 역할 할 것"

2005년 1월~2021년 8월 일본 건강보험 청구 데이터베이스에서 74세 이하로 지주막하출혈을 처음 진단받고 입원한 환자군 3498명과 지주막하출혈이 발생하지 않은 대조군 1만 3992명이 분석에 포함됐다. 추골동맥박리 또는 동정맥기형형성으로 인한 지주막하출혈 환자는 제외했다. 전체 참가자의 평균 나이는 52.4세였고 여성이 54.3%를 차지했다. 

나이와 성별 추적관찰 기간 등에 따라 지주막하출혈 환자 1명당 대조군 4명을 매칭해 스타틴 복용과 지주막하출혈 발생 위험 간 연관성을 평가했다. 또 고혈압, 당뇨병, 뇌혈관질환, 비파열성 뇌동맥류, 항고혈압제 복용력 등에 따라 연관성이 달라지는지 조사했다.

스타틴 복용군은 지주막하출혈 발생 환자군의 12.2%(428명), 대조군의 12.7%(1779명)를 차지했다.

환자 특성을 보정해 분석한 결과, 입원 전 스타틴 복용군은 복용하지 않는 군과 비교해 지주막하출혈 발생 가능성이 19% 유의하게 낮았다(aOR 0.81; 95% CI 0.69~0.95).

이 같은 결과는 스타틴 치료기간 또는 최근 복용 여부 등에 따라 이질성이 없었다. 특히 고혈압 또는 뇌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군에서 스타틴 복용 시 지주막하출혈 발생 위험이 낮아, 특정 환자군에서 스타틴 치료와 지주막하출혈 예방 간 유의한 연관성이 있음을 확인했다(각각 Pinteraction=0.042와 0.042).

일본 도쿄대학 Yasunari Mano 교수는 "이번 결과는 스타틴이 지주막하출혈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고혈압이나 뇌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서 예방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코호트 연구를 포함해 향후 연구에서는 지주막하출혈 위험 측면에서 환자 특징과 스타틴 복용 간 연관성을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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