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자로, 트루리시티와 MACE 위험 비교한 SURPASS-CVOT 탑라인 발표
위고비, FDA로부터 대사이상 지방간염 치료제로 허가
위고비·마운자로, 국내 공급가 인하하며 가격 경쟁 돌입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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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비만치료제 노보노디스크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와 일라이 릴리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가 적응증 확대 데이터와 가격을 두고 한층 더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그동안 마운자로는 위고비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 강점이었다. 하지만 위고비와 달리 심혈관계 혜택을 입증한 데이터가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가운데 마운자로와 심혈관계 혜택을 확인했던 항당뇨병제 트루리시티(둘라글루타이드)를 비교한 심혈관계 영향 연구(CVOT)인 SURPASS-CVOT 탑라인 결과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발표됐다. 결과에 따르면, 마운자로는 트루리시티와 비교해 세 가지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3) 위험 감소 효과가 비열등했다.

위고비의 기세도 꺾이지 않았다. 위고비는 15일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중등도~중증 단계(F2~F3) 간 섬유화를 동반한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치료제로 허가받으며 또 다른 무기를 장착했다.

국내에서는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 이번달 출시된 마운자로 공급가가 위고비보다 낮게 책정된 데 이어 위고비도 가격 인하에 나섰다.
 

심혈관계 혜택: 위고비, 적응증 추가 vs 마운자로, 트루리시티 대비 비열등

심혈관계 혜택 측면에서 위고비는 마운자로를 앞섰던 상황이다.

위고비는 SELECT 임상3상 연구 결과를 근거로 지난해 FDA로부터 심혈관질환이 있는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 등 위험을 낮추는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MACE 위험 감소 적응증을 추가했다.

이에 위고비는 체중을 줄이면서 궁극적으로 심혈관계 혜택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

이런 가운데 마운자로는 심혈관계 혜택을 입증했던 GLP-1 수용체 작용제 트루리시티와의 맞대결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하며 위고비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마운자로와 트루리시티를 비교한 SURPASS-CVOT는 30개국에서 모집된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이 있는 2형 당뇨병 환자 1만 3000여명을 대상으로 4년 반 이상 동안 진행된 대규모 장기간 연구다.

탑라인 결과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심장발작 또는 뇌졸중 등을 평가한 MACE-3 위험은 마운자로가 트루리시티 대비 8% 낮은 경향을 보였고 1차 목표점으로 사전 정의한 비열등성 기준을 충족했다. 당화혈색소와 체중도 마운자로가 트루리시티보다 더 크게 조절됐다. 뿐만 아니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마운자로가 트루리시티 대비 16% 유의하게 낮았다.

모든 치료에서 가장 흔하게 보고된 안전성 결과는 위장관계 이상반응으로, 대부분 경도~중등도 수준이었고 용량 증량을 마치면 해소됐다. 

SURPASS-CVOT 연구의 구체적 결과는 다음 달 17~19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유럽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EASD 2025)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아울러 마운자로는 또 다른 대규모 CVOT인 SURMOUNT-MMO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나이를 기반으로 위험요인을 동반한 과체중 환자를 모집해 마운자로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 관상동맥 재관류술, 심부전 등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 평가한다. 연구 결과는 2027년에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MASH: 위고비, FDA 적응증 획득 vs 마운자로, 임상2상서 가능성 제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이미 긍정적인 CVOT를 확보했던 위고비는 MASH 치료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FDA 허가를 받은 MASH 치료제는 레즈디프라가 유일했던 가운데 위고비가 두 번째이자 유일한 GLP-1 제제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번 허가는 위고비의 ESSENCE 임상3상의 파트1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결과에 따르면, 72주째 위고비군의 36.8%가 MASH 악화 없이 간 섬유화 개선에 도달했고 위약군은 22.4%로 조사됐다. 또 위고비군의 62.9%가 간 섬유화 악화 없이 MASH 해소를 달성했으며 위약군은 34.3%에 그쳤다. 

이와 비교해 마운자로는 MASH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평가한 연구가 SYNERGY-NASH 임상2상까지 진행됐다. 연구에서 52주차에 마운자로 용량별로 44~62%가 간 섬유화 악화 없이 MASH 해소를 달성했고, 위약 대비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

종합하면, 마운자로는 MASH 치료제로 가능성을 확인했다면 위고비는 임상에서 쓰일 수 있는 적응증을 확보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이승환 교수(내분비내과, 대한비만학회 수련위원회 이사)는 "위고비에 이어 마운자로도 심혈관계 혜택을 확인하면서 GLP-1 제제는 비슷한 계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MASH 치료제로는 위고비만 FDA 적응증을 획득했기에, 지금 상황에선 MASH 동반 비만 환자에게는 위고비 투약에 무게를 둘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개발 중인 비만치료제들이 MASH 치료제로도 가능성을 평가하고 있는 만큼 향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격: 위고비, 기존 공급가 10~40%↓ vs 마운자로, 지난해 위고비 대비 25%↓

두  약제가 여러 임상연구를 진행하며 적응증 확대에 나서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본격 가격 경쟁에 돌입했다.

한국릴리는 이번 달 출시한 마운자로의 시작 용량인 2.5mg의 공급가를 약 28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위고비 대비 약 25% 저렴한 가격이다. 마운자로 유지 용량인 5mg의 공급가는 약 37만원이고 고용량인 7.5mg과 10mg 등은 50만원 이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노보노디스크도 위고비 공급가를 인하하기로 했다. 지난해 출시 당시 위고비 5가지 용량(0.25mg, 0.5mg, 1.0mg, 1.7mg, 2.4mg)은 공급가 37만 2000원으로 동일하게 책정됐다. 그러나 최근 노보노디스크는 위고비 공급가를 용량별로 차등 적용, 약 10~40% 인하하며 가격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이를 적용하면 위고비 0.25mg의 공급가는 마운자로 시작 용량보다 저렴해진다. 

이승환 교수는 "비만치료제 가격은 환자 치료 결정 시 가장 큰 장애물이다.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가격 인하에 따라 환자들은 합리적인 치료제 선택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외국에서는 마운자로 5mg만으로도 혈당과 체중 조절 효과가 좋다고 보고된다. 국내 비만 환자는 서양인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용량만으로도 효과를 얻을 가능성이 있어, 마운자로 2.5mg과 5.0mg이 저렴하게 출시됨에 따라 많은 비만 환자가 사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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