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내분비학회 추계학술대회 10월 30일~11월 1일 개최
GLP-1/GIP 이중 작용제 비만약과 달리 GIP 수용체 '길항제'로 개발

분당서울대병원 오태정 교수는 10월 30일~11월 1일 롯데호텔 부산에서 열린 대한내분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Evolving GLP-1 based therapies for obesity and diabetes: From mono- to multi-agonists'를 주제로 발표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오태정 교수는 10월 30일~11월 1일 롯데호텔 부산에서 열린 대한내분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Evolving GLP-1 based therapies for obesity and diabetes: From mono- to multi-agonists'를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암젠이 개발 중인 마리타이드(성분명 마리드바트 카프라글루타이드)가 기존 비만치료제와 다른 기전으로 새로운 지평을 열지 관심이 모인다.

최근 임상에 도입됐거나 개발 중인 비만치료제는 GLP-1 수용체를 포함해 다중 수용체를 표적한다. 대표적인 약제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로, GLP-1 수용체와 GIP 수용체를 타깃한 이중 작용제(agonist)다.

마리타이드는 GLP-1 수용체와 GIP 수용체를 표적한다는 점은 같지만 GIP 수용체 작용제가 아닌 길항제(antagonist)로 개발 중이다. 대부분 약제가 GLP-1/GIP 이중 작용제로 개발되는 것과 다른 행보다.

10월 30일~11월 1일 롯데호텔 부산에서 열린 대한내분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는 'Evolving GLP-1 based therapies for obesity and diabetes: From mono- to multi-agonists'를 주제로 비만치료제 개발 현황을 짚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임상2상 결과, 당뇨병 동반 여부 관계없이 비만 환자 체중 줄여 

마리타이드는 월 1회 주사제로, GLP-1 수용체 작용제와 GIP 수용체 길항제를 결합한 항체-펩타이드 접합체(APC)로 개발되고 있다.

마리타이드는 임상2상에서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비만 환자의 체중을 줄이는 효과를 입증했다.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비만한 성인 대상 코호트 분석 결과, 등록 당시 대비 52주째 체중 변화율은 마리타이드군이 -12.3~-16.2% 감소했고 위약군은 -2.5% 감소에 그쳤다. 연구 기간에 마리타이드 치료를 준수한 환자군의 52주째 평균 체중 변화율은 -16.3~-19.9%로 나타났다.

또 당뇨병 동반 비만 환자 코호트에서는 등록 당시 대비 52주째 체중 변화율은 마리타이드군 -8.4~-12.3%, 위약군 -1.7%로 마리타이드군에서 더 큰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됐다.

GIP 수용체 길항제, GLP-1 수용체 민감도 높여 식욕 억제할 수도

분당서울대병원 오태정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오태정 교수.

마리타이드 임상2상 결과가 발표된 이후 GIP 수용체 작용제와 길항제 중 어떤 기전이 체중 조절에 효과적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분당서울대병원 오태정 교수(내분비대사내과)는 GIP 수용체 길항제가 체중 감소를 유도하는 기전을 설명했다.

먼저 GIP 수용체 작용제는 중추신경계의 대표적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GABA성(GABAergic) 뉴런에 작용해 음식 섭취를 줄인다. 이와 달리 GIP 수용체 길항제는 글루탐산성 뉴런을 통해 GLP-1이 발현되는 뉴런의 활성을 조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된다. 즉, GIP 수용체 작용제와 길항제는 서로 다르게 작용하며, GIP 수용체 길항제도 체중 감소 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췌장 베타세포에서는 GLP-1 수용체와 GIP 수용체가 같이 발현되지만, 뉴런에서는 GLP-1 수용체만 주로 발현되고 GIP 수용체는 미미하다. 약제가 GIP 수용체 길항제로 작용하면 GLP-1 수용체의 민감도를 높여(sensitization) 식욕 억제 신호가 강력하게 전달될 수 있다는 가설도 제시된다. 

오태정 교수는 "이러한 기전을 바탕으로 새롭고 다양한 형태의 비만치료제들이 개발되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약제의 임상연구와 경험을 통해 비만 환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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