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량 제형 출시로 경쟁 본격화…릴리·노보, 시장 주도권 싸움 ‘2라운드’

비만치료제 마운자로
비만치료제 마운자로

[메디칼업저버 문윤희 기자]비만치료제 시장을 선도하던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 세마글루티드)가 최근 한국릴리의 ‘마운자로(성분 티제파타이드)’에 추월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귀 현상 해소와 함께 고용량 제형이 새롭게 출시되면서 비만치료제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3일 제약산업 데이터 분석 플랫폼 비알피인사이트(BRPInsight)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국 약국의 마운자로 주문금액은 324억 원으로, 위고비(181억 원)를 크게 앞섰다. 

9월 주문금액 252억 원, 245억 원에서 한 달 사이 140억원대의 격차를 벌인 셈이다. 

마운자로의 약국 주문수량은 37만 9,101펜으로, 4주분 기준 약 9만4,775개에 달했다. 같은 기간 위고비는 5만 8,119개 수준으로, 수량 기준에서도 마운자로가 확실한 우위를 보였다.

두 약제의 주문량 변화에는 공급 정상화와 고용량 제형 출시에 따른 수요 회복이 주요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8월 출시 직후 품절됐던 마운자로는 10월부터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면서 실제 처방량도 급증했다. 

품절 이슈를 해소한 마운자로의 처방량이 급증하고 있다. 비알피인사이트 제공.
품절 이슈를 해소한 마운자로의 처방량이 급증하고 있다. 비알피인사이트 제공.

마운자로의 성장은 이달 출시된 고용량 10mg 제품의 영향으로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0mg 제형은 기존 저용량 대비 체중 감소 효과가 크지만, 위장관 부작용 관리가 중요해 의료기관의 모니터링 역량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마운자로는 GIP 및 GLP-1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 작용 기전을 기반으로 한 주 1회 주사제다. 72주 투여 임상시험에서 최대 22.5% 체중 감소 효과를 입증하며 기존 GLP-1 단일 작용제 대비 우수한 효능을 보였다.

반면, 위고비는 청소년 비만 환자(12세 이상, BMI 30kg/㎡ 이상)로 적응증을 확대한 데 이어, 장기 처방 안전성과 임상 근거를 바탕으로 방어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청소년 시장 진입을 통해 위고비의 수요층을 다변화하고, 처방 연령대를 확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위고비가 초기 시장을 열었다면, 마운자로는 공급망 개선과 새로운 제형으로 본격적인 추격에 나선 상황”이라며 “비급여 시장임에도 환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두 제품 간 점유율 경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두 제품 모두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으로, 환자 본인 부담이 큰 편임에도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의료 목적의 체중 감량’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데다, 주 1회 간편한 투여 방식과 임상 근거가 결합된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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