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 8~10일 개최
가이드라인에서 중강도 스타틴만 언급 vs 에제티미브 병용 최소 효과 동등
70세 이상 당뇨병 환자 대상 심혈관질환 보호 효과 비교하는 iTARGET 연구 착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노인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1차 예방을 위한 치료전략을 두고 맞대결이 펼쳐졌다.
8~10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노인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1차 예방을 위해 중강도 스타틴 치료를 진행해야 할지 또는 개별화된 치료전략을 펼쳐야 할지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중강도 스타틴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은 주요 가이드라인에서 75세 이상의 심혈관질환 1차 예방에 중강도 스타틴만 언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별화된 치료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입장은 현재로선 노인 당뇨병 환자 대상 근거가 부족하며, 저강도 또는 중강도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이 중강도 스타틴보다 효과적이거나 최소한 동등하다는 주장이다.
중강도 스타틴 주장…"가이드라인에서 비스타틴 약제 명시하지 않아"
스타틴은 당뇨병 환자의 이상지질혈증과 심혈관질환 위험 관리에 가장 중요한 치료제다. 하지만 노인 인구에서 스타틴 효용성과 안전성 관련 무작위 대조군 연구 근거는 많지 않다. 때문에 노인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1차 예방을 위해 어떤 치료전략을 진행해야 할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림대 성심병원 허지혜 교수(내분비내과)는 노인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1차 예방을 위해 중강도 스타틴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가이드라인에서 75세 이상 노인의 1차 예방을 위한 치료전략으로 중강도 스타틴만 명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허 교수는 "가이드라인에서는 스타틴 치료 시작 시 환자 상태에 따라 개별화해 결정하도록 하지만, 위험과 혜택을 고려해 치료하기로 결정했다면 중강도 스타틴만 언급하고 있다"며 "다른 연령대에서 제시하는 고강도 스타틴이나 에제티미브, PCSK9 억제제 등은 해당 연령군에서 명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이드라인에서 이같이 일관되게 권고하는 이유는 노인 환자의 심혈관질환 1차 예방 치료전략을 평가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 대부분이 중강도 스타틴을 이용해 진행됐기 때문이다. 연구에서 중강도 스타틴 치료 시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 감소 혜택이 나타났다.
아울러 중강도 스타틴은 이상반응 측면에서도 우려할 만한 위험이 발생하지 않아, 노인 환자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또 아시아인, 당뇨병, 고령 등에 해당하는 환자는 고강도 스타틴을 복용하면 불내성이 높아진다고 보고되기에, 고강도보단 중강도 스타틴 사용에 무게가 실린다.
허 교수는 "고강도 스타틴이 기전상 더 좋은 효과가 있을 수도 있지만, 스타틴 불내성에 취약한 노인 당뇨병 환자에서 고강도 스타틴 복용에 따른 이상반응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현재 고강도 스타틴인 아토르바스타틴 40mg으로 노인 환자 대상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중강도 스타틴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별화된 치료 주장…병용요법으로 순응도 개선하고 다면발현효과 기대
개별화된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은 '심혈관질환 1차 예방', '노인', '당뇨병' 등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해 진행한 연구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노인 당뇨병 환자는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연령대인 만큼 개별화된 적절한 치료를 진행하면 젊은 연령대보다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이승환 교수(내분비내과)는 "스타틴 단독요법 관련 연구들을 메타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모든 연령대에서 효과가 확인됐다. 하지만 75세 이상에서 심혈관질환 1차 예방 효과는 통계적 유의성이 없었다"며 "개별 연구에서 스타틴 단독요법의 좋은 효과를 보고했을지라도, 메타분석에서는 1차 예방 혜택이 명확하지 않았다. 스타틴 단독요법이 노인 환자의 심혈관질환 1차 예방에 확실한 근거가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을 노인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1차 예방 목적에 활용할 수 있다는 데 무게를 뒀다.
2020년 Lancet에 발표된 메타분석에서는 스타틴 단독요법과 비스타틴 병용요법을 비교한 결과, 75세 이상에서 스타틴 단독요법뿐 아니라 비스타틴 병용요법도 주요 혈관사건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었다. 이에 해당 연구팀은 가이드라인에서 노인 환자 치료에 비스타틴 약제도 포함해 권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국내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서도 노인 환자의 심혈관질환 1차 예방에 중강도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이 고강도 스타틴 단독요법보다 심혈관계 사건 및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유의하게 낮췄다. 복약 순응도도 고강도 스타틴 단독요법보단 중강도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이 더 좋아, 병용요법이 환자 순응도 개선에 도움 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에제티미브가 염증을 억제하고 간 내 지방을 줄이는 등 효과가 있어, 병용요법을 통해 LDL-콜레스테롤 강하 효과뿐 아니라 다면발현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다.
이 교수는 "저강도 또는 중강도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은 고강도 스타틴보다 효과적이거나 최소한 동등한 것으로 보인다. 또 스타틴 불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순응도도 높일 수 있다"며 "아울러 병용요법은 스타틴 관련 근육손상(SAMS), 새로운 당뇨병 발생 등을 줄이고 다면발현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iTARGET 연구, 중강도 스타틴 vs 개별화된 LDL-C 목표치 기반 치료
하지만 두 주장 모두 노인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1차 예방을 위한 치료전략을 평가한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 동의했다.
이에 대한당뇨병학회는 노인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중강도 스타틴과 LDL-콜레스테롤 목표치 기반 개별화된 치료전략을 비교하는 iTARGET 연구를 기획하고 있다.
iTARGET 연구는 70세 이상 노인 당뇨병 환자에서 중강도 스타틴 대비 개별화된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기반으로 한 치료전략의 심혈관질환 보호 효과를 평가하고자 전향적, 공개, 등록 기반, 비열등성 입증, 무작위 배정, 연구자 주도 임상연구로 진행된다.
연구 목적은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개별화된 치료전략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중강도 스타틴에 비해 비열등함을 입증하는 것이다. 70세 이상의 심혈관질환이 없는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지질강하제를 쓰지 않았다면 LDL-콜레스테롤 100mg/dL 이상, 지질강하제를 쓰고 있다면 LDL-콜레스테롤 제한 없이 연구에 포함될 수 있다. 목표 연구 대상자 수는 2160명이다.
1차 목표점은 무작위 배정일 기준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경색,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관상동맥 혹은 말초동맥 중재술 등 주요 심혈관계 발생 또는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까지의 시간으로 정의했다.
대조군은 아토르바스타틴 10mg 또는 20mg, 로수바스타틴 5mg 또는 10mg을 연구자 판단에 의해 결정해 치료받는다. 시험군은 개별화된 LDL-콜레스테롤 치료 목표 가이드라인과 기대여명, 예측되는 부작용 위험, 동반질환, 환자 선호도 등에 따라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 스타틴 단독 또는 치료 없이 생활습관 교정을 시행한다.
고대 안암병원 김남훈 교수(내분비내과)는 "노인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1차 예방 치료전략에 대한 답을 갖고 있지 않아 연구 진행 시 고민해야 할 점이 많다"면서 "iTARGET 연구는 어떤 치료전략을 시행해야 노인 당뇨병 환자에게 더 이득일지 그리고 목표치를 어떻게 설정하는 게 좋을지 등 다양한 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