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연구팀, TRD 환자에서 항우울제+미라펙스 효과 분석
QIDS-SR16 총점 12주차 6.4점, 48주차 6.1점 개선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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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재원 기자] 치료 저항성 우울증(TRD) 환자에서 기존 항우울제 치료에 더한 증강요법으로 베링거인겔하임 파킨슨병 치료제 미라펙스(성분명 프라미펙솔)가 효과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현행 치료 가이드라인은 치료 저항성 우울증에 대한 증강요법으로 리튬과 비정형 항정신병제, 미르타자핀, 트라조돈 등을 권고하고 있으나 치료적 유효성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라펙스가 추가적인 대안으로 떠오를 잠재력을 보인 것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Michael Browning 교수 연구팀은 급성 치료 저항성 단극성 우울증에 증강요법으로 미라펙스의 효과를 분석하기 위한 위약 대조, 이중 맹검, 무작위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항우울제 처방을 받는 주요우울장애(MDD) 환자 중 약 30%는 처음 사용한 치료제에 적절히 반응하지 않는 치료 저항성 우울증으로 분류된다. 미국식품의약국(FDA) 등은 치료 저항성 우울증을 최소 2개 이상의 항우울제로 치료를 받았으나 적절히 반응하지 않는 경우로 정의하고 있다. 

미라펙스가 치료 저항성 우울증에서 항우울제 치료 효과를 유용한 수준으로 높일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지만, 실질적으로 미라펙스의 치료 효과나 내약성에 대한 데이터는 부족했다. 

연구팀은 항우울제 치료를 받는 성인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48주간 미라펙스 증강요법을 시행한 후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이를 위해 온라인 무작위 배정 시스템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환자들이 기존 우울증 치료에 더해 48주간 미라펙스 2.5mg 혹은 위약 증강요법을 진행하도록 1:1 무작위 배정했다.  

이번 연구는 영국 내 9개 국가보건서비스(NHS) 트러스트에서 진행됐다. 

환자와 임상연구 책임자, 연구자들은 배정된 그룹을 알지 못했다. 반면 임상연구용 약제를 조제하는 중앙 약제팀은 맹검 처리되지 않았다. 또 병력이 있는 사람도 연구 디자인과 관찰, 분석 과정에 참여했다. 

1차 목표점은 연구 시작 시점부터 12주차까지 16개 항목에 대한 자기보고형 간이우울증상평가척도(QIDS-SR16) 점수 변화로 정해졌다. 

1차 목표점 분석은 ITT 방식으로 진행돼 무작위 배정된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2024년 2월 16일부터 5월 29일까지 217명의 환자가 선별을 위해 등록했고, 66명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제외됐다. 

무작위 배정된 151명의 환자 중 75명은 미라펙스군, 75명은 위약군에 배정됐다. 한 명은 무작위 배정 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제외됐다. 

환자 중 56%(84명)가 여성이었고 나이 중간값은 44.9세였다. 민족에 대한 데이터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 시작 시점에서 QIDS-SR16 총점 중앙값은 미라펙스군 16.4점, 위약군 16.2점이었다. 

12주차 미라펙스 투여량은 2.3mg(중앙값)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기준 시점 대비 12주차까지 감소한 QIDS-SR16 총점 중앙값은 미라펙스군 6.4점, 위약군 2.4점으로 나타났다. 두 군 간 중앙값 차이는 -3.91점을 기록해 미라펙스군에서 유의하게 높은 개선 효과가 보고됐다(95% CI -5.37~-2.45; P<0.0001). 

2차 목표점으로 정해진 12주차 QIDS-SR16 반응률은 미라펙스군 44.1%(30명), 위약군 16.4%(11명)로 미라펙스군에서 반응률이 2.72배 의미 있게 높았다(RR 2.72; 95% CI 1.49~4.95; P=0.0011). 

역시 2차 목표점으로 정의된 12주차 관해율은 미라펙스군 27.9%(19명)와 위약군 7.5%(5명)로 보고돼 미라펙스군에서 3.94배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RR 3.94; 95% CI 1.61~9.64; P=0.0026).

연구가 마무리된 48주차 기준 미라펙스군의 QIDS-SR16 감소치 중앙값은 6.1점을 기록했으나 위약군 역시 4.0점으로 12주차 대비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두 군 간 감소치 차이는 -2.02점으로 보고됐다(95% CI -3.73~0.31; P=0.021). 

부작용에 따른 임상연구 종료 비율은 미라펙스군 20%(15명)로 위약군 5%(4명) 대비 더 흔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보고된 부작용은 메스꺼움, 두통, 수면 방해 및 졸음 등 기존에 알려진 것과 일치했다. 

Browning 교수는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에서 기존 치료와 병용한 미라펙스 2.5mg 증강요법은 위약 대비 12주차에 우울 증상을 감소시켰다"며 "이는 미라펙스가 치료 저항성 우울증 증상을 완화에 임상적으로 유효한 옵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미라펙스는 일부 부작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치료 저항성 우울증에 대한 기존 치료와 미라펙스를 직접 비교하는 추가 임상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The Lancet Psychiatry 6월 29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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