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P-AsCNP 2025] 치료 저항성 우울증에서 스프라바토 RWD 분석
새로운 안전성 문제 없어···자가 평가에서 88%가 삶의 질 개선
[메디칼업저버 손재원 기자] 치료 저항성 우울증(TRD) 환자에서 스프라바토(성분명 에스케타민)의 안전성과유효성을 입증하는 결과가 연달아 발표됐다. 스프라바토는 환자가 스스로 평가하는 치료 만족도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번 연구는 15일부터 18일까지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에서 열린 국제정신약물학회-아시아정신약물학회 연례학술대회(CINP-AsCNP 2025)에서 발표됐다.
연구 결과는 CINP 어플에서 확인 가능하며, 추후 International Journal of Neuropsychopharmacology에 게재될 예정이다.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대 M. Zivkovic 박사 연구팀은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스프라바토의 리얼월드 데이터(RWD)를 분석했다.
치료 저항성 우울증은 주요우울장애(MDD) 환자 약 30%에서 보고된다. 미국식품의약국(FDA) 등에 따르면 이는 적절한 용량으로 충분한 기간 동안 두 가지 이상의 항우울제 치료를 받았으나 적절한 치료 반응을 얻지 못하는 경우로 정의된다.
얀센이 개발한 스프라바토는 경구용 항우울제 병용요법으로 승인받은 첫 치료 저항성 우울증 치료제다.
연구팀은 2022년 10월 27일부터 2024년 11월 5일까지 자그레브 대학병원에서 스프라바토 치료를 받은 환자 경과를 분석했다.
후향적 접근 방식으로 병원 정보 시스템에서 익명화된 데이터를 수집했으며, 기술통계적 방법으로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대상에는 37명의 환자가 포함됐다. 남성은 35%(13명)로 평균 연령은 44세였고 여성은 65%(24명), 평균 연령은 51세였다.
스프라바토 치료 전 사용된 항우울제는 △심발타(둘록세틴·18명) △이팩사(벤라팍신·16명) △졸로푸트(세르트랄린·15명) △웰부트린(부프로피온·15명) △브린텔릭스(보르티옥세틴·15명) 등으로 나타났다.
스프라바토 투여 용량은 56mg이 가장 많았고(26명), 84mg(9명)과 28mg(2명)이 뒤를 이었다.
치료 기간 분석 결과, 28명의 환자가 유도요법을 완료했고(몽고메리-아스버그 점수(MADRS) 16점), 12명은 12개월 동안 치료를 받았다(MADRS 점수 13점). 6명은 18개월(MADRS 점수 16점), 1명은 24개월간 치료받은 것으로 나타났다(MADRS 점수 16점).
흔하게 보고된 부작용은 해리(11명), 동맥고혈압(1명), 시야 흐림(1명) 등이었다. 이런 결과는 앞서 진행된 단기 TRANSFORM 연구와 일치한다.
아울러 1년 추적관찰에서는 치료 반응률이 32%, 임상적 완화율은 22%로 보고됐다. 이는 기존 SUSTAIN 연구에서 보고된 반응률 76%와 완화율 58% 대비 낮은 수치다.
Zivkovic 박사는 "장기 추적관찰에서 불일치한 결과가 보고된 것은 표본집단 크기가 작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며 "부작용 측면에서는 이전 연구와 일치하는 결과가 보고됐다. 스프라바토는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의 임상적 개선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프라바토, TRD 환자 치료 만족도 높여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스프라바토에 대한 주관적 경험을 조사한 연구 결과도 함께 발표됐다.
이탈리아 UCSC M. Pepe 박사 연구팀은 이탈리아 내 다기관 연구 분석을 통해 스프라바토 치료 후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가 체감하는 효과와 만족도를 평가했다.
앞서 다양한 임상연구와 리얼월드 데이터(RWD)를 통해 스프라바토의 유효성이 보고됐지만, 이런 치료 효과 보고가 대부분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연구팀은 환자의 관점에서 본 스프라바토 치료 효과 데이터는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봤다. 이에 따라 스프라바토에 대한 주관적인 환자 경험을 분석하는 것이 환자의 정신 건강과 일상생활 등에 미치는 다차원적 효과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위해 치료 저항성 우울증 진단을 받은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자가 보고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평균 나이는 54.1세였으며 여성이 55.1%였다.
환자들은 선택적 세로토닌/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와 병용해 최소 3개월간 스프라바토를 투여했다.
자가 평가한 만족도에 따라 △불만족한 군(10.2%) △부분적으로 만족한 군(19.1%) △만족한 군(44.4%) △매우 만족한 군(26.3%) 등으로 분류했다.
연구팀은 사회인구학적, 임상적 특성과 더불어 치료적 효과에 대한 환자 평가 등을 비교했다. 반복해서 보고된 답변은 오픈AI를 통해 분석 및 분류했다.
분석 결과, 환자의 40.3%가 1개월 이내에 유익한 치료 효과를 느꼈다고 답했다. 삶의 질이 개선됐다고 답한 비율은 88.4%, 중대한 부작용이 없다고 답한 경우는 30%였다.
환자가 가장 먼저 인식한 치료적 장점과 가장 중요하게 평가된 치료 효과는 집단별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매우 만족한 군은 스프라바토 치료 효과 중 자살 생각이 감소한 것을 가장 의미 있는 결과로 봤다(P=0.003). 이 환자군은 학업, 직업적 기능을 포함한 모든 기능적 영역에서 개선을 보인 유일한 그룹이었다(P<0.001).
아울러 오픈Al 분석 결과, 환자들이 자주 보고한 답변으로는 개인적 성장이나 재발견 경험, 개인별로 맞춤화된 환경과 접근 방식에 대한 욕구 등이 꼽혔다.
Pepe 박사는 "이런 결과는 예비적이지만, 대부분의 환자에서 스프라바토의 치료 효과가 보고됐고 특히 만족한 환자군은 우울한 기분이나 자살 성향, 사회직업적 기능 측면에서 이점을 얻었다"며 "환자의 주관적 경험을 평가하는 것은 의료진이 정신병리학적 차원에서 치료제의 이점을 이해하고 그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의 관점을 임상 실무에 통합하면 개별화된 치료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치료 순응도와 만족도, 전반적인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