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 MASLD 관리 컨센서스' 발표···2023년 권고안 업데이트
MASLD·MASH, 인슐린 저항성 및 대사장애 병인 강조
2형 당뇨병·당뇨병 전단계, 정기적인 MASLD 선별검사 권고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미국당뇨병학회(ADA)가 국제 학계의 용어 변화 흐름에 따라 지방간질환(SLD) 용어 변경에 합의했다.
ADA는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NAFLD)을 대사이상지방간질환(MASLD)으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을 대사이상지방간염(MASH)으로 변경,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당뇨병 환자의 MASLD: 검진 및 조기 개입 필요성 컨센서스'를 Diabetes Care 지난달 28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발표했다.
용어 변경은 인슐린 저항성과 대사장애 등이 MASLD와 MASH의 주요 병인임을 강조하기 위해 이뤄졌다.
이번 컨센서스는 2023년 발표한 권고안을 업데이트한 것으로, 2형 당뇨병뿐만 아니라 비만한 1형 당뇨병과 당뇨병 전단계 성인을 진료하는 의료진을 위해 마련했다. 컨센서스에는 최근 SLD 용어 변경이 이뤄진 근거와 간섬유화 위험 계층화, 치료 등을 전반적으로 다뤘다.
컨센서스 발표를 이끈 미국 플로리다대학 Kenneth Cusi 교수는 "이번 컨센서스는 1차 의료기관 또는 당뇨병을 진료하는 모든 의료진에게 MASLD를 조기 진단하고 치료하도록 제시한다"며 "간경변을 예방하면서 치료 또는 모니터링이 필요한 경우 간질환 전문의에게 환자를 의뢰하는 데 도움 되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알코올성'·'지방' 용어 삭제하며 낙인 문제 해소
컨센서스에서 SLD는 간 내 미세소포형 지방증을 특징으로 하며, 다양한 질병 하위분류를 포괄하는 용어로 정의했다.
이에 따라 MASLD는 비만, 고혈압, 당뇨병 전단계, 고중성지방혈증, 저HDL-콜레스테롤혈증, 2형 당뇨병 등 심장대사 위험요인을 최소 한 가지 이상 동반했고 알코올 섭취량이 최소 또는 전혀 없는(1일 기준 여성 20g 미만, 남성 30g 미만) SLD로 정의했다.
MASLD 환자 중 1일 알코올 섭취량이 여성 20~50g, 남성 30~60g인 경우 대사이상 관련 알코올간질환(MetALD)으로 정리했다. 1일 알코올 섭취량이 여성 50g 이상, 남성 60g 이상인 SLD는 알코올간질환(ALD)으로 제시했다.
이 외에 SLD의 다른 원인으로 △약물 유발성 지방간, 단일 유전자성 SLD 등 알려진 원인 △원인 불명 △심장대사 위험요인 또는 과도한 알코올 섭취가 없는 지방간 등이 있다고 정리했다.
MASH는 최소 한 가지 이상 대사 위험요인을 갖고 있으며 알코올을 마시지 않거나 자체적으로 간질환을 초래할 가능성이 낮은 알코올을 섭취하는 SLD로 정의했다. MASH 위험군(at-risk)은 조직학적 MASLD 활동 점수(MAS)가 4점 이상이면서 섬유화 단계가 중등도 이상인 F2 이상으로 향후 간경변 발생 위험이 높은 지방간염 환자로 정리했다.
ADA가 기존 용어에서 MASLD와 MASH로 변경한 이유는 인슐린 저항성과 대사장애의 병인학적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최근 젊은 2형 당뇨병 환자에서 비만이 간섬유화를 악화시킨다고 보고되는 것에 더해 비만이나 명백한 심혈관질환이 없어도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단순 지방간을 가질 수 있다고 정리했다.
또 MASLD 발병 위험은 체중 증가, 비만, 심장대사 위험요인뿐 아니라 인슐린 저항성과도 독립적으로 연관됐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향후 연구가 필요한 분야로 MASLD 환자에서 인슐린 저항성과 다른 대사요인에 따른 질환 이질성을 조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비알코올성(nonalcoholic)'과 '지방(fatty)' 용어를 삭제해 낙인 문제를 해소하고자 했다. 아울러 심장대사 위험요인 중 최소 한 가지를 포함하도록 해 실용적인 진단 기준을 제시했다.
FIB-4 점수 활용한 정기적 선별검사 권고
컨센서스에서 방점을 찍은 것은 정기적인 MASLD 선별검사다. 그동안 간질환은 당뇨병 관리에서 중요한 합병증으로 고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로 비만 유병률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당뇨병이 간질환을 유발하면서 최근 MASLD 관리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컨센서스에서는 2형 당뇨병, 당뇨병 전단계 그리고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을 가진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MASH 고위험군을 식별하기 위한 선별검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하도록 권고했다. 이후 중재는 섬유화 진행 및 간경변 예방을 목표로 하도록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위험 계층화를 위한 진단 알고리즘은 간섬유화를 평가하고자 FIB-4 점수를 활용하도록 했다. FIB-4 점수는 나이, 간효소 수치, 혈소판 수 등으로 계산한다.
FIB-4 점수가 1.3점 미만이라면 향후 간경변증 위험이 낮으며, 생활습관을 관리하고 합병증을 치료하면서 1~2년 간격으로 FIB-4 점수를 확인하도록 주문했다.
FIB-4가 2.67점 이상이면 간질환 전문의에게 의뢰하도록 했다. FIB-4 점수가 1.3점 이상 2.67점 미만이면 두 번째 위험 계층화 검사를 수행하도록 했다. 이상적으로는 간경직도 측정(LSM)을 권장했고, 이를 수행할 수 없다면 대안으로 간섬유화에 대한 직접적인 마커를 측정하는 비침습적 혈액검사인 ELF 검사를 시행하도록 제안했다.
LSM이 8.0kPa 미만이거나 ELF가 7.7 미만이면 섬유화 진행 위험이 낮으므로 1~2년 간격으로 FIB-4 검사를 수행하며 지속적으로 관리하도록 주문했다. 하지만 LSM이 8.0kPa 이상 또는 ELF가 9.8 이상이면 간질환 전문의에게 의뢰해 관리하도록 권고했다.
세마글루타이드·터제파타이드·레스메티롬·피오글리타존 등 치료제 제시
MASLD 동반 당뇨병 또는 당뇨병 전단계 환자는 체중 감량, 영양 관리, 신체활동, 알코올 섭취 최소화, 당뇨병 자가관리 등을 포함한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MASLD 환자의 비만대사수술과 약물치료 등의 역할도 다뤘다. MASLD 환자에서 약물을 이용한 비만 치료는 개별화해 진행하고, 잠재적 위험-이익과 비용 등을 고려하도록 주문했다.
컨세서스에서 명시한 약물에는 GLP-1 수용체 작용제인 세마글루타이드, GIP/GLP-1 이중 작용제인 터제파타이드, 갑상선호르몬수용체-베타 작용제인 레스메티롬, 티아졸리딘디온(TZD) 계열 약제인 피오글리타존 등이 이름을 올렸다.
세마글루타이드와 터제파타이드는 MASH 치료 효과를 입증했으며, 2형 당뇨병과 비만 그리고 다른 합병증 치료에도 승인받았다고 정리했다.
레스메티롬은 2024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중등도에서 진행된 간섬유증(섬유화 단계 F2~F3)이 있는 MASH 치료제로 허가받으며 MASH 분야의 첫 신약으로 등극한 치료제다.
다만, MASLD 환자의 동반질환 치료에 주로 활용하는 GLP-1 제제, GIP/GLP-1 이중 작용제, 피오글리타존 등과 레스메티롬 병용요법에 대한 근거가 많지 않아, 레스메티롬 추가 투여 시 간질환 전문의나 소화기내과 의료진 주도하에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피오글리타존은 섬유화 감소 효과가 보고된 만큼 MASH 동반 2형 당뇨병 환자를 위한 저렴한 치료옵션이 될 수 있다고 정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