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학회 등 'The Liver Week' 29~31일 개최
고위험군 MASH 구분에 NIT 효율적…치료적 판단에도 활용
[메디칼업저버 손재원 기자] 최초의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레즈디프라(성분명 레스메티롬)'의 치료적 유효성을 조명함과 동시에, 간질환 치료에 있어 비침습적 검사(NITs)가 효율적인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미국 워싱턴주립대 Kris V. Kowdley 교수는 대한간학회와 한국간담췌외과학회, 대한간암학회, 대한간이식연구학회 등 4개 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The Liver Week 2025에서 '레즈디프라의 약속과 향후 과제'를 주제로 세션을 진행했다.
지방간질환(SLD)은 환자가 심장대사적 기준을 충족하는지 여부에 따라 일차적으로 구분할 수 있다. 심장대사적 위험 인자가 있으면서 지방간의 다른 원인이 있는지에 따라 원인이 없으면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질환(MASLD), 원인이 있으면 중등도 이상 음주를 하는 MASLD(MetALD) 혹은 알코올성 간질환(ALD) 등으로 정의한다.
연구를 보면 MASLD와 관련된 사망률은 지난 2023년 기준 1000인년당 17.15%로 집계됐다. 이때 MASLD 환자 중 심혈관질환과 관련된 사망은 5.64%, 간외 담관암에 의한 사망은 4.1%, 간질환과 관련된 사망은 1.65%를 차지했다. 이를 합치면 MASLD와 관련된 사망 중 66.4%에 달한다.
MASLD에 의한 간경변증 관련 사망률을 보면, 이는 1000인년당 74.6%로 더 높았다. 또 간질환과 관련된 사망이 28.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심혈관질환과 관련된 사망이 15.1%, 간외 담관암에 의한 사망은 11.5%로 나타났다.
Kowdley 교수는 "간 섬유화 정도에 따라 MASLD 환자의 간 상태와 간질환 관련 사망률 등이 달라진다"며 "7개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간 섬유화 상태가 1단계에서 4단계로 증가할수록 간질환 관련 사망 위험이 최대 11.13%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간 섬유화 단계별로 보면 사망 위험이 2단계 2.53배에서 3단계 6.65배, 4단계 11.13배로 급증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MASLD 치료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는 데 있어 간 섬유화 4단계 환자를 어떻게 치료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8개 연구를 메타분석한 다른 결과에서도 간 섬유화 단계는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단계에서 1.50배, 3단계에서 2.23배, 4단계에서는 3.42배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고위험 MASH 환자를 구분하는 데 있어 비침습적 검사의 유효성도 강조됐다. FIB-4 점수 기준 1.3~1.45점은 간 섬유화 0~2단계, 3.25점 이상은 간 섬유화 3~4단계로 분류된다.
Kowdley 교수는 "FIB-4 1.3점 이하면 간 섬유화 3~4단계일 확률이 낮고, 반대로 2.67점 이상이면 확률이 높다고 본다"며 "FIB-4 기준은 정확도가 높아 고위험 MASH 환자를 판별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히알루론산이나 PIIINP, TIMP-1 등 비침습적 검사를 비롯해 간 섬유화 정도를 평가하는 혈액 검사인 ELF 점수 등이 고위험 MASH 환자 진단에서 유효성을 보였다. ELF 점수의 경우 경도~중등도 간 섬유증에서 민감도가 약 85%, 보다 악화한 간 섬유증에서는 민감도가 90% 수준으로 보고됐다.
아울러 MRI-PDFF와 MRE 등 영상 검사도 고위험 MASH 환자를 판별할 때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MASH 첫 치료제 레즈디프라, NIT로 치료 여부 판단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레즈디프라는 지난 2024년 3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첫 MASH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갑상선 호르몬 수용체 베타(THR-β) 작용제로 개발돼 THR-β 활성을 증가시키고 지방간질환 증상을 개선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MASH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3상 MAESTRO-NASH 연구에는 고위험 MASH 환자가 상당수 포함됐다.
Kowdley 교수는 "임상연구에 참여한 환자 상태를 보면 간 섬유화 3단계인 환자가 61.9%였고 2형 당뇨병이 있는 경우도 67.0%였다"며 "고혈압 78.1%, 이상지질혈증 71.3% 등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 비율이 높았는데 레즈디프라가 연구 목표점을 모두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MAESTRO-NASH 연구 결과, 레즈디프라는 용량과 무관하게 간 섬유화 악화 없이 MASH 증상을 유의하게 개선했고(P<0.001), 100mg군(29.9%)에서 80mg군(25.9%) 대비 개선 효과가 더 뛰어났다.
또 MASLD 활동성 지수를 악화하지 않으면서 간 섬유화 단계를 1단계 이상 개선한 환자 비율도 용량과 무관하게 레즈디프라군에서 위약군 대비 의미 있게 높았다(P<0.001). 역시 100mg군(25.9%)에서 80mg군(24.2%) 대비 치료 유효성이 높았다.
24주차 LDL 콜레스테롤 수치 변화도 위약군은 0.1% 증가한 데 비해 레즈디프라군은 100mg군에서 -16.3%, 80mg군에서 -13.6% 개선돼 위약군 대비 유의한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P<0.001).
Kowdley 교수는 "레즈디프라군에서 보고된 가장 흔한 부작용은 설사와 메스꺼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등이었다"며 "안전성 측면에서도 10% 이상에서 나타난 부작용은 대부분 경미한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최근에는 레즈디프라 치료를 위한 환자군을 선별할 때도 비침습적 검사가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간 섬유화 증상을 보인 MASLD 환자 중 VCTE 기준 10~15 kPA 이상이거나 MRE 기준 3.3~4.2kPA 이상인 경우, ELF 점수 기준 9.2~10.4점인 경우에 해당하면서 혈소판 수치가 140 이상이고 폐고혈압(PHTN) 의심 소견이 없는 환자에게 레즈디프라 치료가 권고된다.
반면 VCTE 기준 15.1~19.9kPA 혹은 MRE기준 4.3~4.9kPA인 경우나 ELF 점수 10.5~11.3점이면서 혈소판 수치가 140 이상이고 폐고혈압 의심 소견이 없는 환자에서는 레즈디프라 치료 여부를 고민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아울러 VCTE 기준 20kPA 이상이거나 MRE 기준 5kPA 이상인 경우, 혹은 ELF 점수 11.3점을 초과하는 경우 레즈디프라 치료가 금기된다.
Kowdley 교수는 "레즈디프라를 투약했더라도 치료 3개월과 6개월 시점을 기준으로 치료 효과를 꾸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12개월차에 비침습적 검사에서 지표가 악화됐다면 치료를 중단하고, 지표에 변화가 없었다면 치료를 지속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게 최근 권고안"이라고 부연했다.
이때 12개월차 치료 반응성의 기준은 ALF 17IU/L 이상이거나 20% 이상 개선된 경우, VCTE 기준 간 경직도 검사(LSM)에서 30% 이상 감소한 경우, MRI-PDFF 기준 간 지방이 30% 이상 감소한 경우 등으로 정의된다.
Kowdley 교수는 "레즈디프라 외에도 FGF21 작용제와 PPAR 작용제, FASN 억제제 등이 향후 MASH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후보군"이라며 "레즈디프라 치료 관련 권고안에서 나타난 것처럼 비침습적 검사는 고위험 MASH 환자를 구분하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이를 통해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