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AZD0780' 임상2상, 용량 의존적으로 LDL-C 낮춰
미국 머크 'MK-0616', 경구제 첫 임상3상 시작…올해 일부 연구 완료 예상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PCSK9 억제제를 주사제가 아닌 경구제로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활기를 띄고 있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가 경구용 PCSK9 억제제로 개발 중인 'AZD0780'은 임상2상에서 용량 의존적으로 LDL-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를 입증했다.
앞서 미국 머크(MSD)의 경구용 PCSK9 억제제 'MK-0616'은 임상2상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어, 먹는 약제 중 가장 먼저 임상3상을 시작했다.
현재 진료현장에 도입된 PCSK9 억제제는 단일클론항체 기반 치료제로 분자량이 크고 위장관에서 분해되기 때문에 주사제로 만들어야 했다.
이와 달리 먹는 PCSK9 억제제는 소분자 물질 또는 거대고리(macrocyclic) 펩타이드로, 분자량이 적고 구조가 안정적이기에 경구제로 개발되고 있다
PURSUIT 임상2상, AZD0780 치료 시 LDL-C 최대 50.7%↓
AZD0780은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를 위해 1일 1회 복용하는 경구용 소분자 PCSK9 억제제다. 반감기는 약 40시간이며 용량 비례해 작용하고 음식과의 상호작용은 없다.
기존 PCSK9 억제제는 PCSK9와 LDL 수용체(LDLR) 간 결합을 저해해 LDLR 분해를 막고 세포 내 LDL 흡수를 증가시켜 LDL-콜레스테롤을 낮춘다. 이와 달리 AZD0780은 PCSK9 단백질 C-말단 도메인에 있는 새로운 결합 부위에 작용해 PCSK9과 LDLR 상호작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AZD0780은 PCSK9-LDLR 복합체가 리소좀으로 이동하는 것을 억제해 PCSK9이 유도하는 LDLR 분해를 막는다.
앞서 AZD0780 임상1상 결과에 따르면, AZD0780 30mg과 로수바스타틴 20mg 병용 시 LDL-콜레스테롤이 51% 감소했다. 치료경험이 없는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는 AZD0780와 로수바스타틴을 병용하면 치료 전 대비 LDL-콜레스테롤이 약 80% 줄었다.
이에 따라 진행된 AZD0780의 PURSUIT 무작위 이중맹검 다국가 다기관 임상2상은 8개국 55곳 의료기관에서 표준 지질저하치료를 받고 있는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약제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는 JACC 3월 31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구에는 등록 당시 미국심장학회·심장협회(ACC·AHA) 또는 국가별 가이드라인에 따라 중강도~고강도 스타틴 안정용량을 복용 중이고 에제티미브 병용 여부와 관계없이 LDL-콜레스테롤이 70mg/dL 이상 190mg/dL 미만, 중성지방이 400mg/dL 미만인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 426명이 포함됐다. 남성이 52.1%를 차지했고 평균 나이는 62.4세였다.
전체 환자군은 AZD0780 1, 3, 10 또는 30mg 복용군과 위약군에 1:1:1:1:1 비율로 무작위 배정돼 12주 동안 매일 1회 약물을 복용했다. 1차 효능 목표점은 등록 당시 대비 12주째 LDL-콜레스테롤 변화율로 정의했다. 안전성 및 내약성 평가에는 이상반응과 활력징후, 심전도 및 검사실 결과 등이 포함됐다.
그 결과, 등록 당시와 비교해 12주째 위약군을 보정한 AZD0780의 LDL-콜레스테롤 최소제곱평균 변화율은 △1mg군 -35.3% △3mg군 -37.9% △10mg군 -45.2% △30mg군 -50.7%로 조사됐다.
등록 당시 복용하는 스타틴 치료 강도는 AZD0780의 효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또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의 ACC·AHA 가이드라인 LDL-콜레스테롤 목표치 도달률은 용량에 비례해 증가했다. AZD0780군 대부분이 LDL-콜레스테롤 목표치에 2주 이내에 도달했고, AZD0780 30mg군 84.2%가 LDL-콜레스테롤 70mg/dL 미만을 달성했다.
이상반응 발생률은 AZD0780군 38.2%, 위약군 32.6%로 비슷했다. 중증 이상반응은 AZD0780군에서 약 2% 보고됐지만 약물과 관련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아스트라제네카는 임상2상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임상3상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MK-0616, 임상2상서 LDL-C 약 60%↓
CORALreef 임상3상 프로그램 진행 중
MK-0616은 임상연구가 진행된 첫 경구용 PCSK9 억제제다. 거대고리(macrocyclic) 펩타이드의 일종으로 분자량이 적으며 화학적으로 안정적이고 위장관 분해에 잘 견딘다. PCSK9과 결합해 LDLR 분해를 억제함으로써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춘다.
2023년 발표된 MK-0616의 MK-0616-008 임상2b상 결과에 따르면, 최대 용량 복용 시 위약 대비 8주째 LDL-콜레스테롤이 60%가량 감소했고 내약성이 좋았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 MK-0616 임상3상 프로그램인 CORALreef를 진행 중이다. 먼저 CORALreef Lipids는 하나 이상의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사건 병력이 있거나 첫 발생 위험이 중등도~고위험인 환자군을 대상으로 MK-0616 투약 시 LDL-콜레스테롤 변화율을 조사한다. 연구는 올해 8월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CORALreef HeFH는 중등도~고강도 스타틴을 포함해 지질저하치료를 안정적으로 받고 있는 이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eFH) 환자에 중점을 두고 MK-0616 효능을 확인한다. 이 연구도 올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CORALreef Outcomes는 중등도~고강도 스타틴을 포함해 안정적인 지질저하치료를 받고 있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MK-0616가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낮추는지 조사한다. 연구는 2029년 11월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주사제 꺼리는 환자 있어…경구제가 유용한 치료옵션 될 것"
경구용 PCSK9 억제제는 주사제 투약이 쉽지 않았던 환자에게 유용한 치료옵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북삼성병원 김병진 교수(순환기내과)는 "진료현장에서는 PCSK9 억제제를 투약해야 하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이지만 주사제라는 이유로 치료를 거부하는 환자들이 있다"며 "개발 중인 경구용 PCSK9 억제제는 LDL-콜레스테롤을 효과적으로 낮추면서 안전한 것으로 보인다. 임상3상이 종료되고 허가까지 이뤄지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현재까지 연구 결과를 보면 향후 유용한 치료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