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틴은 일본의 엔도 아키라 선생님에서 시작해, 1987년부터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수천만명이 복용하며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약’ 중 하나로 꼽히면서 페니실린과 함께 인류를 구한 ‘기적의 약’으로 불린다.
약 50년간의 기간 동안 빠르게 진행된 대규모 연구들에 의해서 이상지질혈증과 심혈관질환의 관련성이 입증되고, 스타틴 투약과 함께 심혈관질환의 발생과 관련한 사망률을 낮춘다는 사실은 너무나 명확해졌다.
The Lower, The Better
스타틴은 현재까지도 이상지질혈증의 1차적인 치료제로 추천되고 있다. 스타틴의 용량을 더욱 고용량으로 올리면서 더욱 낮은 LDL콜레스테롤(LDL-C) 수치에 도달하고, 이에 따른 심혈관질환의 추가적인 예방효과를 입증하면서, LDL-C와 심혈관질환에 대한 예방효과는 ‘The lower, The better’로 통용해 표현할 수 있게 됐다.
스타틴 단독치료로 도달한 혈중 LDL-C 수치가 대략 55~70mg/dL 정도까지 이르렀으나, 그 이하로 낮추기에는 쉽지 않았다.
콜레스테롤 흡수 억제제
스타틴이 간내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한다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다른 기전으로는 소장에서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하는 방법이 있다.
에제티미브가 NPC1L1(Niemann-Pick C1-Like 1)이라는 소장의 콜레스테롤 흡수를 담당하는 단백질을 억제해, 콜레스테롤 흡수를 낮추면서 LDL-C 치료를 위한 약제로 대두됐다.
에제티미브는 2002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돼 의학적으로 사용됐지만 LDL-C 감소효과가 기저수치에서 16% 정도 내외로, 30~50% 정도에 달하는 스타틴과 비교해서는 효과가 적었다.
약제의 신장이나 간독성은 유의하게 나타나지는 않았고 간헐적인 설사, 상기도 감염 등의 부작용이 나타났으나, 10mg 용량에서는 유의한 부작용의 증가는 관찰되지 않았다.
특히 스타틴과는 다르게 소폭의 혈당감소, 인슐린저항성 개선효과를 보여주고 있어, 새로운 당뇨병 발생에 대해서는 스타틴과는 대조적인 안전성을 보여줬다.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
에제티미브 단독치료로는 부족했던 LDL-C 감소효과를 극복하고자,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병용투여해 각각의 기전의 상보적인 효과를 발휘하도록 해, 기저 LDL-C에서 50% 이상의 강력한 콜레스테롤 감소효과를 보여줬다.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투여에 의한 결과는 2015년에 출판된 IMPROVE-IT(IMProved Reduction of Outcomes: VYTORIN Efficacy International Trial) 연구로 인해 그 효과를 입증했다.
IMPROVE-IT
급성관상동맥증후군 (acute coronary syndrome, ACS) 치료에 있어서, 스타틴 치료에 에제티미브를 추가하는 병용요법의 가치를 명확하게 입증한 최초의 임상연구다.
IMPROVE-IT 연구는 ACS 환자 중에서 LDL-C 수치가 50~125mg/dL(약물치료 중인 경우에는 50~100mg/dL)인 환자 1만 8144명을 등록해 9년 동안 진행됐다.
심바스타틴 40(~80)mg 단일복용 환자군과 심바스타틴+에제티미브 40mg/10mg 병용치료 환자군으로 전향적으로 무작위 배정해 정기적으로 추적관찰하면서 5250건의 심혈관질환이 재발생할 때까지 이중맹검으로 진행됐다.
LDL-C 조절 목표수치를 보면, 심바스타틴 40mg 단독요법으로 70mg/dL 미만까지 조절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이에 도달하지 않으면 80mg으로 증량했다.
심바스타틴/에제티미브 40/10mg 복합제로는 LDL-C 수치를 55mg/dL 미만으로 조절하는 것을 목표로 계획됐다.
전체 피험자를 대상으로 하는 IMPROVE-IT의 ITT 결과에서 심바스타틴 대비 심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용군의 상대위험도 감소율은 6.4%로 심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치료의 효과를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입증했다.
연구 7년 동안 심바스타틴/에제티미브를 복용한 환자 중 32.7%가 일차종료점인 주요 심혈관사건(심혈관계 원인에 의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ACS로 인한 입원, 관상동맥 재개통술)을 경험했다.
심바스타틴 단독요법군은 34.7%에서 주요 심혈관사건이 발생해, 절대적 위험율 감소는 2.0%로 유의하게 크게 나타났다.
스타틴의 다면발현효과
IMPROVE-IT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유럽심장학회 및 미국당뇨병학회,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대한당뇨병학회 등의 진료지침에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에 대해서는 LDL-C 55mg/dL 이하의 목표치를 제시하며, 스타틴으로 도달하기 어려운 경우 에제티미브를 추가하는 치료방법이 권고되고 있다.
하지만 스타틴의 오랜 기간 동안 쌓인 업적을 바탕으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에서는 스타틴의 LDL-C 감소효과 뿐만 아니라, 다면발현성(Pleiotropic) 효과인 항염증효과, 플라크 발생 억제 및 예방효과 등을 고려해 고용량 스타틴의 영역을 중강도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치료가 대신할 수는 없었다.
RACING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맞춰서 국내에서 RACING 연구가 진행됐다. 고용량 로수바스타틴(rosuvastatin 20mg)과 중강도 스타틴, 에제티미브 복합제(rosuvastatin 10mg and ezetimibe 10mg)을 비교해 비열등성을 입증하고자 했다.
RACING 연구는 2017년 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국내 26개 의료기관에서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환자 3780명을 대상으로, 한미약품에서 후원한 대규모 연구자 임상시험으로, 환자 3780명을 로수젯 10/10mg(로수바스타틴 10mg+에제티미브 10mg) 병용요법군 1894명과 고강도 스타틴(로수바스타틴 20mg) 단독요법군 1886명으로 무작위 배정해 3년 동안 추적해 분석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차 평가변수인 투여 후 3년 시점에서 심혈관계 사망, 주요 심혈관계 사건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의 발생은 병용요법군 9.1%(172명), 단독요법군 9.9%(186명)으로 병용요법에서 단독요법에 준하는 비열등 효과를 보였다.
이차 평가변수인 LDL-C 목표수치(70mg/dL 미만) 도달률은 1년 시점 병용요법군에서 73%, 단독요법군에서 55%로 큰 격차를 보였다. 이어 2·3년 시점에서 병용요법군은 각각 75%·72%로 나타났고, 단독요법군은 60%·58%로 관찰됐다.
효과적인 비열등성 뿐만 아니라, 복합치료의 장점은 안전성 및 약물 유지력에서 차이가 나타났다.
이상사례나 스타틴 불내성으로 약물복용을 중단하거나 용량을 감량한 환자 비율은 병용요법군에서 4.8% (88명), 단독요법군에서 8.2% (150명)로 고강도 스타틴군이 훨씬 높았다.
심혈관 고위험군 환자에서는 지속적인 약물투약이, 약제의 효과와 함께 반드시 보장돼야 하는 상태를 고려해, 임상연구에서 더 나아가 실제 임상환경에서 더욱 도움이 되는 자료로 평가된다.
결론
국내의 RACING 연구는 전세계적으로도 중요한 임상적인 의미로 평가돼, 심혈관질환 전문가 의견에서는 고위험군 심혈관질환 환자에서는 처음부터 중강도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병용하는 치료를 권장하고 있으며, 가족성 고콜레스테롤 환자의 치료에도 적용돼 스타틴에서 단계적인 치료보다는, 초기부터 복합치료를 권장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심혈관질환의 위험도나 낮거나 중등도의 환자에게까지 처음부터 복합치료를 권장하지는 못하지만, 스타틴의 불내성 혹은 용량 의존적인 당뇨병 발생의 영향을 고려하면, 장기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한 대상자에 대해 저용량 스타틴과 에제티미브의 복합치료가 우선될 수 있는 연구들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향후에는 어떠한 대상자들에게 스타틴 단독으로, 혹은 스타틴과 에제티미브의 복합제로 시작을 할지, 그리고 심혈관질환의 예방 목적으로, 어느 시점부터 투약을 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방향을 정해줄 연구들의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The earlier, The lower, The longer, The better’의 메시지가 확고하게 되기를 기대하며, 연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여러 선생님들의 진료에도 Dyslipidemia의 패러다임이 변하여, 더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본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참고 문헌
1. Lancet. 2022 Jul 30;400(10349):380-390. doi: 10.1016/S0140-6736(22)00916-3. Epub 2022 Jul 18.
2. N Engl J Med. 2015 Jun 18;372(25):2387-97. doi: 10.1056/NEJMoa1410489. Epub 2015 Jun 3.
3. N Engl J Med. 2005 Apr 7;352(14):1425-35. doi: 10.1056/NEJMoa050461. Epub 2005 Mar 8.
4. Curr Vasc Pharmacol. 2022;20(4):315-317. doi: 10.2174/15701611206662203011405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