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당뇨병학회 '2025년 당뇨병 관리 가이드라인' 업데이트
HFpEF·만성 콩팥병 등 동반 환자 대상 임상연구 바탕으로 권고안 제시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GLP-1 수용체 작용제(이하 GLP-1 제제)가 당뇨병 관리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다.
미국당뇨병학회(ADA)는 지난 '2024년 당뇨병 관리 가이드라인'에서 2형 당뇨병 환자의 비만 관리를 위해 GLP-1 제제와 GIP/GLP-1 이중 작용제를 사용하도록 제시한 데 이어, 이번 2025년 가이드라인에서는 심장·신장 건강을 위해 GLP-1 제제를 투약하도록 권고했다.
이는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이 있거나 고위험,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만성 콩팥병 등을 동반한 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새로운 임상연구를 근거로 마련됐다. GLP-1 제제가 2형 당뇨병 환자의 심장·신장 건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ADA는 새롭게 업데이트한 '2025년 당뇨병 관리 가이드라인'을 Diabetes Care 12월 9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발표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Diabetes Care 2025년 1월호 서플리먼트로 발간된다.
GLP-1 제제, HFpEF 동반 당뇨병 환자 심부전 관련 증상 개선
콩팥병 동반 환자 심혈관계 사건 위험 낮추고 신장질환 진행 지연
가이드라인에서는 GLP-1 제제가 비만한 HFpEF 동반 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 및 심부전 관련 증상 개선 등 혜택을 모두 입증해 GLP-1 제제를 권고한다고 명시했다.
비만한 증상성 HFpEF 동반 2형 당뇨병 환자에게는 심부전 관련 증상과 신체활동 제한, 운동능력 감소 등을 개선하는 혜택을 입증한 GLP-1 제제를 권장했다.
만성 콩팥병 동반 2형 당뇨병 환자에게도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낮추고 신장질환 진행을 지연시키는 혜택을 입증한 GLP-1 제제를 사용하도록 주문했다.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 20~60mL/min/1.73㎡ 또는 알부민뇨가 있는 만성 콩팥병 동반 2형 당뇨병 환자에게는 SGLT-2 억제제에 더해 GLP-1 제제를 권고했다. 이들 환자에게서 두 계열 약제가 혈당 관리와 함께 만성 콩팥병 진행을 늦추고 심혈관계 사건을 줄이는 효과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eGFR 30mL/min/1.73㎡ 미만인 진행성 만성 콩팥병 동반 2형 당뇨병 환자에게는 GLP-1 제제가 저혈당을 막고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낮출 수 있어 GLP-1 제제를 혈당 관리를 위해 더 선호한다고 명시했다.
수술 전후 치료환경에서 GLP-1 제제와 GIP/GLP-1 이중 작용제 사용 권고안도 담았다.
먼저 수술 전후 GLP-1 제제를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방법과 GLP-1 제제가 혈당 및 위 배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데이터는 거의 없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GLP-1 제제와 GIP/GLP-1 이중 작용제 사용이 증가하면서 수술 전후 사용에 따른 메스꺼움, 구토 그리고 폐 흡인 위험 등 안전성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수술 전후 치료환경에서 GLP-1 제제와 GIP/GLP-1 이중 작용제 사용에 관한 개별화된 위험 평가 및 완화전략 지침이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또 확실한 근거가 발표될 때까지 GLP-1 제제와 GIP/GLP-1 이중 작용제를 투약하는 환자는 개별화된 접근에 따라 수술 전후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GLP-1 제제와 DPP-4 억제제를 병용하는 치료전략은 GLP-1 제제만 사용하는 경우와 비교해 혈당 강하 효과가 크지 않아 권장하지 않았다.
체중 감량 목표 달성 이후에도 비만치료제 지속 투약해야
지난 가이드라인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전반적 치료에 체중 관리가 중요하다고 방점을 찍은 데 이어, 이번에는 체중 감량 목표 달성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체중 감량 목표에 도달한 당뇨병 환자는 장기적으로 목표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지원 그리고 개입이 중요하다고 명시했다. 만약 비만한 당뇨병 환자의 체중이 크게 줄었다면 영양실조 때문인지 검진을 실시하도록 권장했다.
이어 비만치료제는 건강상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 체중 감량 목표에 도달한 이후에도 계속 투약하도록 주문했다. 비만치료제를 갑자기 중단하면 체중이 다시 늘고 심장대사 위험요소가 악화된다는 이유다.
공급 부족으로 약제 사용 어렵다면, 효능 유사한 FDA 승인 약제로 바꿔야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하위 섹션으로 '특수 상황 및 인구'를 새롭게 만들며, 공급 부족 등 이유로 약제를 구할 수 없을 때 취해야 할 조치를 제시했다. 이는 지난 2일 ADA가 발표한 'GLP-1 제제 및 GIP/GLP-1 이중 작용제 조제된 약제'에 관한 성명과 궤를 같이한다.
먼저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하지 않은 조제약은 함량이 확실하지 않고 이로 인해 안전성, 품질, 효과 등 우려가 있으므로 치료에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했다.
공급 부족 등 이유로 혈당강하제를 사용할 수 없다면, 임상적으로 적절한 경우 효능이 유사한 FDA 승인 약물로 전환하도록 주문했다. 공급 부족 등 문제가 해결되면, 원래 투약하던 FDA 허가를 받은 약제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 적절한지 재평가하도록 권고했다.
인슐린 이외 항당뇨병제 투약하는 2형 당뇨병도 CGM 고려해야
THR-β 작용제, 간섬유화 있는 MASLD 환자 치료제로 제시
이와 함께 인슐린 이외 항당뇨병제를 투약하는 2형 당뇨병 환자에게 연속혈당측정기(CGM)를 사용해 개별화된 혈당 목표를 달성하고 유지하는 것을 고려하도록 주문했다.
국제적 흐름에 맞춰 용어에도 변화를 줬다. 그동안 사용했던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AFLD)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용어 대신 대사이상 지방간질환(MASLD)과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을 사용했다.
이어 중등도 또는 진행성 간섬유화가 있는 MASLD 동반 2형 당뇨병 또는 당뇨병 전단계 성인에게 레스메티롬 등 갑상선 호르몬 수용체 베타(THR-β) 작용제를 활용한 치료를 고려하도록 제시했다.
1형 당뇨병 하위섹션에서는 1형 당뇨병 가족력이 있거나 유전적 위험요인이 있다면 무증상 1형 당뇨병을 확인하기 위한 항체 선별검사를 시행하도록 제시했다.
아울러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으로 인한 고통, 우울증, 불안, 저혈당에 대한 두려움, 섭식장애 등 심리 사회적 문제를 판단하기 위한 선별검사를 받도록 주문했다. 인슐린이나 설포닐우레아를 투약하는 환자는 저혈당 우려가 있고, 당뇨병으로 인한 고통은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환자뿐 아니라 보호자와 가족 구성원도 선별검사를 받도록 조언했다.
영양요법 측면에서는 영양 또는 비영양 감미료가 포함된 음료보단 물을 마셔야 한다고 권고했다. 전체 칼로리와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기 위해 설탕이 함유된 음료 대신 비영양 감미료가 포함된 음료를 적당히 그리고 단기간 먹을 수 있지만, 가장 좋은 것은 물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