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G 2024] 美후향적 연구, 49세 이하서 GLP-1 제제 치료 시 대장암 위험 분석
GLP-1 제제군, 비치료군보다 조기 발병 대장암 발생 가능성 39%↓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임상에서 항당뇨병제와 비만치료제로 사용하는 GLP-1 수용체 작용제(이하 GLP-1 제제)가 조기 발병 대장암 예방까지 활용 영역을 넓힐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달 25~30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소화기학회 연례학술대회(ACG 2024)에서는 49세 이하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GLP-1 제제 치료 여부에 따른 조기 발병 대장암 발생률을 조사한 후향적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GLP-1 제제를 투약한 당뇨병 환자의 조기 발병 대장암 가능성은 치료받지 않은 이들보다 낮아 잠재적 보호 효과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연구는 후향적으로 진행됐다는 한계가 있지만 전향적 연구를 진행하기 위한 가설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50세 미만서 조기 대장암 발생률·사망률 급증
GLP-1 제제, 대장암 예방 가능성 시사
조기 발병 대장암은 50세 미만의 젊은 성인에서 발생하는 대장암이다. 2022년 NEJM에 실린 미국 연구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기 발병 대장암 유병률은 10만명당 1988년 7.9명에서 2015년 12.9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게다가 미국에서는 지난 20년 동안 조기 발병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크게 증가했다고 보고된다.
과체중 또는 비만과 당뇨병은 대장암의 주요 위험요인이기에 GLP-1 제제는 당뇨병 환자의 대장암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JAMA Oncology 2월호에 레터 형식으로 실린 연구에 의하면, 익명화된 환자 전자건강기록 데이터인 TriNetX를 분석한 결과 GLP-1 제제는 다른 항당뇨병제와 비교해 당뇨병 환자의 대장암 위험을 낮췄다. 이는 비만 여부와 관계없이 나타나, GLP-1 제제가 체중 감소 및 체중 조절과 관계없이 메커니즘으로 부분적으로 매개되는 대장암 발생을 막는 잠재적 보호 효과가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GLP-1 제제와 대장암 발생 간 연관성을 조사한 연구들은 50세 미만의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비만한 당뇨병 환자도 GLP-1 제제 치료 시 조기 발병 대장암 위험↓
이번 후향적 연구는 TriNetX에서 대장암을 진단받지 않았고 항당뇨병제를 처방받은 49세 이하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전체 환자군은 GLP-1 제제 첫 투약 시점을 기반으로 계층화했다.
데이터베이스에서 치료력이 없었던 당뇨병 환자 중 이후 GLP-1 제제를 처방받은 군(GLP-1 제제군) 28만 4685명과 GLP-1 제제를 투약하지 않은 비치료군 174만 349명을 확인했다. 성향점수매칭에 따라 GLP-1 제제군과 비치료군에 각 8만 6186명이 배정됐다.
분석 결과, 조기 발병 대장암 발생률은 GLP-1 제제군 0.6%, 비치료군 0.9%였고 발생 가능성은 GLP-1 제제군이 39% 유의하게 낮았다(OR 0.61; 95% CI 0.54~0.68).
비만 환자 대상의 하위분석에서 GLP-1 제제군과 비치료군의 조기 발병 대장암 발생률은 각 0.7%와 1.1%였고, 발생 가능성은 GLP-1 제제군이 42% 의미 있게 낮았다(OR 0.58; 95% CI 0.50~0.67).
연구를 진행한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 Temitope Olasehinde 교수는 "GLP-1 제제는 위장관 전반에 걸쳐 발현되며, 위, 소장, 대장 등 조직에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근위부 및 원위부 대장에서 GLP-1 수용체가 활성화되면 장상피를 보호하고 치유를 유도하는 중요한 인자 방출이 촉진되며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조절된다"며 "이번 연구는 GLP-1 제제가 조기 발병 대장암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최초 대규모 연구라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