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성과 국민소통 강조 강희경, 비교적 온건파 분류
의협 이끈 경험 김택우⋅주수호, 중도 강경파
길거리 투쟁 중인 이동욱, 강경 투쟁파
[메디칼업저버 김지예 기자] 대한의사협회 회장 보궐선거 후보 등록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에 나서는 최종 후보들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전 회장의 탄핵 후 의협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 후에도 정부와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내년도 의정갈등의 방향키를 쥐게 될 차기 회장 선출에 어느 때보다 눈과 귀가 모이고 있다.
현재까지 출마 선언한 후보는 4명,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강희경 위원장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김택우 회장 △경기도의사회 이동욱 회장 △미래의료포럼 주수호 대표 등(가나다 순) 이다.
강희경, 서울대병원 휴진 투쟁 이끌며 활약, 교수들 지지 폭 넓어
투명성과 합리성, 소통 등 강조 ... 후보 중 가장 온건파 평가도
강희경 위원장은 서울대 출신으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 지난 5월부터는 3기 서울의대교수 비대위원장을 맡고 있다.
네 후보 중 가장 늦은 지난 2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지금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부뿐만 아니라 의협도 바뀌어야 하는데, 아직 바뀔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번에는 교수가 회장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아 부족하지만 직접 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하고자 한다”고 출마를 선언했다.
의협 활동 등에 적극적이지 않았기에 이번 출마가 뜻밖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강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공의만큼은 아니겠지만 교수들 역시 이번 사태의 당사자로, 제자⋅후배⋅동료를 기다리는 사람으로서 느끼는 절박함은 수련병원 밖의 사람들보다 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 중 하나가 의협 회장 선거 출마”라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강 위원장은 대학교수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으나, 의협 내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그는 “밖에서 봐야 알 수 있는 것이 있는 만큼, 의협을 잘 모른다는 것이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협에 대해 “의사결정구조를 보다 투명하게 바꾸고, 여러 직역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합리적인 방향으로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변화를 주문했다.
후보 중 가장 온건파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그러나 강 위원장은 “(전공의 행정처분 때) 제대로 된 휴진 투쟁을 했다고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곳이 서울대병원”이라며 “그 투쟁을 이끌었던 나를 두고 온건하기만 하다는 평가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택우, 의대증원저지 비대위원장으로 인상 남겨
젊은 의사들과 소통 강점, 비대위와 보폭 맞춰
김택우 회장은 경상국립의대를 졸업한 외과 전문의로 춘천시의사회 회장, 강원도의사회 부의장을 거쳐 2021년부터 강원도의사회장직을 맡았으며, 2024년부터는 전국 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직도 수행하고 있다. 주수호 회장과 함께 가장 일찌감치(18일) 추천서를 받아가며 출마의 뜻을 밝혔다.
온건한 이미지와 달리 대정부 투쟁 경험이 많은 강경파다. 지난 2월 이필수 전 회장과 집행부가 정부의 의대증원 확대와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후 의대증원 저지비대위원장을 맡아 선봉에 섰다. 당시 복지부로부터 단체행동 교사 금지명령 위반 이유로 3개월간 의사면허 정지 행정처분을 받아, 행정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앞서 2021년에는 '의협 간호법 저지 비대위원장‘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의협 내 전공의 등 젊은 의사들의 지지가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지난 16일 김 회장이 이끄는 강원도의사회 '2024 신규 개설회원 및 사직 전공의를 위한 개원 세미나'에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대위원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박단 비대위원장이 참여하는 의협 비대위와도 보폭을 맞추는 모양새다. 김 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공의들의 생각을 잘 표명하고 있는 현재 비대위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으며, 이 기조를 유지해준다면 차기 집행부도 잘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의료파업 등의 투쟁 수위에 대해서는 “전공의 전 직역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일이지 회장이 독단적으로 선택할 일은 아니다”며 “정부의 변화 등을 여러 가지 면을 다양하게 봐야할 것”이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동욱, 100일 넘긴 대통령 출근길 시위 등 강경 투쟁파
실질적이고 강력한 대정부 투쟁 행동 촉구
이동욱 회장은 경북대 의대를 졸업한 산부인과 전문의로, 7년째 경기도의사회를 이끌고 있는 지역의사회 ’통‘이다. 각종 현안과 정부정책, 의협 집행부 등에 강도 높은 비판 발언으로 투쟁파 의사 이미지를 굳혔다.
앞서 의협 비대위원장 선거에 후보로 나섰던 만큼 회장 보궐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으나, 지난 21일 추가로 추천서를 수령해가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의료농단, 의료대란 현 사태를 외면할 수 없다는 생각에 고민하다 출마를 결심했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네 후보 중 가장 강경파로 분류되며, 이번 의정갈등 상황에서 가장 열혈적인 투쟁활동을 전개 중이다. 의대증원 정책 발표 이후 경기도의사회를 이끌며 매주 토요일 전공의 및 의대생들과 함께 시청 앞에서 의료농단 규탄 집회를 열고, 100일 넘게 대통령 출근길 시위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회장 선출 시 선결과제 역시 의대증원 등 의료농단 저지를 꼽았다. 이 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처럼 말만 앞세우고 방관하는 의협 태도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며 “투쟁해야 정부의 지지율도 떨어질 것이고, 그래야 협상장에도 나올 것”이라고 행동을 촉구했다.
이어 “지금 정부의 지지도도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보다 강하게 행동하고 나서 싸우면 승리할 수 있다”며 “투쟁 없는 협상은 없다”고 강조했다.
주수호, ‘회장 경력자’로 회무경험 풍부
높은 인지도 강점 ... ‘다양한 복안 마련된 준비된 후보’ 자처
주수호 대표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외과 전문의로 현재 미래의료포럼 대표로서 의료계 현안에 의견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제35대 의협회장을 지낸 ‘회장 경력자’로 올해 초까지 의협 언론홍보위원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지난 3월 제42대 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해 결선에 올랐으나 고배를 마셨다.
김택우 회장과 마찬가지로 18일 일찌감치 추천서를 받아갔으며, 2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출마를 공식화했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주 대표는 “지난 3월 선거를 마지막으로 의협회장 선거에는 다시 나서지 않으려 했으나, 현안이 심각한 만큼 경험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주변의 강권에 따라 고민 끝에 출마했다”고 밝혔다.
선결과제로는 “의협의 리더십을 강화해 내부 목소리를 결집시키는 것”을 꼽았다. 그는 “확실한 원보이스를 만들어 의협을 통해 의료계의 입장이 전달되도록 해야 한다”며 “정부가 의협을 패스하고 산하 단체를 만나는 일이 없도록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대표는 풍부한 회무 경험과 의료계 내의 높은 인지도, 정치력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그는 “선출 직후 바로 일을 할 수 있을만큼 준비가 되어 있다”며 “오랫동안 고민해온 만큼 다양한 현안에 대해 여러 복안들이 마련되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6년 음주운전 사망사고 이슈 등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한편, 제43대 의협회장 보궐선거 후보 등록 기간은 12월 2~3일이다. 결격사유가 없는 회원 500인 이상의 추천서를 받아야 등록할 수 있다. 1차 투표는 내년 1월 2~4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한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7~8일 결선투표를 통해 1,2위 득표자 사이에서 회장을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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